경기도청 앞에서 결의대회 열고 수원역까지 행진
수원역 앞 문화제도 개최 '장보고' 풍자극 등 선보여
홍권호 기자 / shuita@bemin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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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청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는 경기420공투단. ⓒ비마이너
경기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아래 경기420공투단)은 21일 늦은 4시 경기도 도청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광역이동지원센터 설립, 활동보조서비스 추가시간 보장 등을 촉구했다. 경기420공투단은 결의대회 후 수원역 광장까지 행진했다. 저녁 7시께부터 두 시간 동안 진행된 문화제에서는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경기장차연) 노래패 '폐활량'과 한신대 선전패 '강' 등이 다채로운 문화공연을 선보였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경기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이형숙 회장은 "우리가 경기도청에 접수한 8대 요구안은 생떼를 쓰는 게 아니라 우리의 권리를 찾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질긴 놈이 승리한다'라는 말처럼 우리의 요구안이 관철될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투쟁하자"라고 말했다.
경기420공투단 서명석 집행위원장은 "올해 경기420공투단은 4월 7일 경기도청에 요구안 전달, 8일부터 19일까지 1인 시위, 19일 의정부시청 요구안 전달, 20일 국가인권위 앞에서 열린 장애인차별철폐결의대회 참가, 21일 평택시청 요구안 전달 등의 활동을 진행했다"라고 420투쟁 기간의 활동을 경과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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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420공투단 주최로 경기도청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 모습. ⓒ비마이너
경기장차연 김병태 공동대표는 "지난주 경기도청에서 요구안에 대한 답변이 왔는데, 광역이동지원센터 설립에 대해서는 '국비가 책정되면 검토하겠다'라고 왔다"라고 전하고 "조례도 없는 경상남도는 올해 광역이동지원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데, 조례가 있는 경기도는 왜 국비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말하는가?"라고 비판했다.
김 공동대표는 또 "활동보조서비스 추가 시간 확대에 대해 경기도청은 '장애인생활도우미라는 자체 사업 또는 장애인장기요양제도 도입 과정에서 검토하겠다'라는 답변이 왔다"라고 전하고 "장애인생활도우미처럼 복지관에서 심사해 파견하는 서비스가 아닌 현행 활동보조서비스에서 추가 시간이 제공되어야 하며, 장애인장기요양제도도 조세방식으로 현행 활동보조서비스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도입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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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제가 열리는 수원역으로 행진을 시작한 경기420공투단. ⓒ비마이너
결의대회를 마친 경기420공투단은 문화제 장소인 수원역으로 가기 위해 차도를 따라 행진을 시작했다. 하지만 경찰은 "집회 신고 내용에 따라 행진해야 한다"라며 도청사거리에 들어서는 차도 길목을 병력으로 막고 인도로 행진하라고 요구했다. 경기420공투단은 "원래 차도를 따라 수원역까지 가는 것으로 집회 신고를 했는데 경찰이 인도를 따라 수원역까지 가는 것으로 수정했다"라고 항의하면서 삼십여 분간 항의 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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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이 차도를 차단하자, 그 자리에서 항의집회를 진행하고 있는 경기420공투단. ⓒ비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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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도로 수원역까지 가려는 경기420공투단을 제지하는 경찰. ⓒ비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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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의 통제로 일렬로 수역원까지 행진 중인 경기420공투단. ⓒ비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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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역 광장에 들어서는 경기420공투단. ⓒ비마이너
이후 경기420공투단은 "경찰이 정해준 길로 갈 수는 없다"라면서 "각자 알아서 수원역까지 갈 것"이라고 밝히고 해산했다. 하지만 흩어진 420공투단 중 휠체어를 탄 중증장애인들이 계속 차도로 나아가자, 경찰은 차도 가장자리에서 일렬로 이들이 수원역까지 행진하도록 통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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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해방가'를 함께 부르는 사람들. ⓒ비마이너
수원역 광장에서 저녁 7시께 열린 문화제는 경기장차연 김병태 공동대표가 트럼펫으로 '꽃다지','임을 위한 행진곡','아침이슬'을 연주하면서 시작됐다. 노동가수 박준 씨는 '맹박 트위스트', '장애해방가' 등을 열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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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보고'(장애인인권보장위원회) 풍자극을 선보이고 있는 경기장차연 김병태 공동대표와 경기도장애인야학협의회 신승우 지부장. ⓒ비마이너
특히 이날 문화제에서는 경기장차연 김병태 공동대표와 경기도장애인야학협의회 신승우 지부장이 북을 들고 나와 '장보고'(장애인인권보장위원회)라는 풍자극을 선보였다. 두 사람은 번갈아 북을 치면서 "사람답게 살자는데 벌금이 왜 말이냐?", "법질서를 말하면서 장차법(장애인차별금지법)은 왜 안 지키냐?", "장애인들을 위한다는 위원님들, 활동보조서비스 예산은 왜 잘랐습니까?"라며 말로는 장애인을 위한다면서 실제로는 장애인의 인권을 탄압하는 현실을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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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장차연 노래패 '폐활량'의 문화공연 모습. ⓒ비마이너
이어 경기장차연 노래패 '폐활량'과 한신대 선전패 '강'의 문화공연이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폐활량'은 공연에 앞서 스스로 '우유빛깔 폐활량'이라고 주장하고 공연 도중에 "우리들의 노래에 즐거워하는 사람들은 당신들뿐"이라고 말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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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신대 선전패 '강'의 문화공연 모습. ⓒ비마이너
일정에 없었지만 자진해서 공연을 하겠다고 나선 한신대 선전패 '강'은 "노래패가 아닌 선전패로 불러달라"라면서 "술자리에서 노래를 부르다가 선전패를 만들기로 했는데 그때 불렀던 노래가 '강'이라서 '강'이 되었다"라면서 4대강과의 연관성을 의심(?)하는 사회자의 지적을 피해갔다. 문화제의 마지막은 민중가수 지민주 씨가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등을 부르며 열광적인 분위기로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