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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욱
그분이 오셨어요...?
얼마 전 일반 교단 교회의 어떤 청년으로부터 '신내림' 현상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크리스천으로서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해야 하느냐는 것이었다.
신내림이라고 하면 무속인에게 다른 사람의 영혼이 깃들어 특별한 변화가 오거나 그 존재의 지배를 받아 신비한 능력을 보이는 것을 말한다. 코미디 중에 "그분이 오셨어요~"라는 유행어가 있는데 바로 신이 내렸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원치 않거나 자기가 감당할 수 없는 충동에 대한 책임을 누군가 자신을 조종한다는 의미로 표현하기도 한다. 충동구매로 제법 큰돈을 쓰게 될 때 속어로 '지른다'고 하는데, 이런 충동이 생기는 것을 '지름신'이 강림했다고 표현하는 것이다.
이처럼 사람의 존재를 지배하는 초자연적 존재를 '신'이라고 표현하는데, 여기서 신이란 god이 아닌 귀신 또는 혼령(ghost) 정도의 표현으로 대개 이미 죽은 특정인을 의미한다.
이들 중에는 박수무당도 있지만 상당수가 여성인데, '만신'이라고 높여 부르기도 한다. 과거에 무사였던 왕이나 장수, 장군을 섬기는 이들이 꽤 많고, 어린 아기나 신화 속 인물, 그리고 자연이나 동물을 섬기기도 한다. 이런 일들은 하나님께서 극도로 싫어하시는 일인데, 그들이 섬기는 존재들을 보면 성경의 요소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천사 숭배와 거인 숭배는 물론 자연 숭배, 짐승과 일월성신과 범신론적 사물 숭배, 바벨탑을 쌓은 니므롯과 그의 아내 세미라미스와 아들 담무스 등 모두 사탄적인 것에 연결된다. 아무튼 최영 장군 같은 이는 매우 인기 아이템(?)인데, 사실이라면 여기저기 다니기 매우 바쁜 '신'임이 틀림없다.
세상 사람들은 이들이 신내림이라는 것을 받아 다소 신기한 일들을 행하는 것에 대해 이들을 신뢰하는 경우가 많으며, 실제 그 인물이 몸에 임한 것은 아니라도 최소한 무언가 초자연적 능력을 지닌 존재가 그들을 조종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믿는다.
그도 그럴 것이, 무당들은 '그분이 오시면' 확연한 변화를 보이기도 하고, 빙의가 된 듯 해당인의 목소리를 재현하기도 하며 날카로운 작두에 올라서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분야에서 수십 년간 연구하고 사례를 수집하다 지난 2009년 사망한 서정범 교수가 만난 무당 중 한 사람은 고 박정희 대통령의 신을 모시는데, 그분이 오면 난데없이 하혈을 한다고 한다.
무속인이 하는 일
신내림을 받은 무당들이 하는 일은 점을 쳐서 미래를 예언하는 것, 잡귀를 쫓는 것, 굿을 통해 원한이 있는 영혼을 달래거나 혼을 불러내는 것, 또 자신의 몸에 타인의 혼을 불러들이는 것 등이다.
얼마 전 한 가수가 발표한 뮤직 비디오가 논란이 되면서 무당과 굿에 관한 문제가 세간에서 한 번 더 주목을 받기도 했다. 혼을 부른다는 의미의 '초혼'이라는 곡을 발표한 이 가수의 뮤직 비디오는 사고로 죽은 연인을 그리워하다 못해 무녀를 통해 혼을 불러내는 굿을 한다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고, 실제 굿의 충격적인 모습들을 담은 이 뮤직 비디오에 대해 비과학적이라는 이유로 공중파 채널들이 방송불가 판정을 내린 것이다. 그런데 화면 속 굿을 연기자가 아닌 중요무형문화재인 무녀가 직접 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더 커지기도 했다.
정현경이라는 여성 신학자는 굿판을 응용해 역사상 전쟁 등을 통해 죽은 억울한 혼령들을 모두 불러내 달래는 초혼 및 진혼제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억울한 구약의 인물 하갈과 우리야를 비롯해 일제 때 정신대로 끌려간 이들의 혼, 어처구니없게도 십자가에서 고통당한 예수의 영까지 불러내 달래준 것이다.
이쯤 되면 괴상한 기독교 신학자 정도의 수식어로는 부족하고, 그냥 이교도이자 무녀라고 할 만한 사람이다. 결국 참 하나님을 섬기지 않는 일은 모두 이교적인 일이며 그들은 서로 간에 그릇된 신앙으로 모두 손을 잡을 수 있는 구조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신인가, 실제인가?
세간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무속적 행위들이나 내림굿 등은 퍼포먼스만 있는 것이 많다. 이 모든 과정이 다 돈 때문에 이루어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단군교 교주였던 김해경 목사는 이 분야에서 오가는 돈은 엄청난 것이며 누군가를 위한 봉사의 개념은 전혀 없다고 증언했다. 돈이 아니면 누구도 이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한때 신내림을 받아 은퇴했던 남자 연기자 안모 씨는 수년 후 무당 일을 버리고 복귀를 선언하며 신내림 당시의 일에 대해 말했는데, 신기한 느낌은 전혀 없었고 주변에서 분위기를 몰아가는 것을 모른 척 할 수 없어 맞춰주며 내림굿을 통해 무당이 되었던 것이라고 방송을 통해 말했다.
이는 마치 최면술 시범에서 모두가 최면에 걸리는 것이 아닌데도 분위기를 깰 수 없어 마늘을 씹으면서도 캐러멜이라고 말하며 내색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며, 거대한 마술 퍼포먼스가 놀라는 관객마저 마술의 일부분으로 동원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오순절 은사주의 집회에서도 이런 웃지못할 일은 많이 일어난다. 신내림처럼 보이는 초자연적 영적 현상도 실제로 일어날 수 있지만 거짓으로 꾸며진 사례도 많다는 것이다.
한국의 무속인들에 대해 가장 많은 사례를 수집하고 연구했던 고 서정범 교수는 이 모든 사례를 눈으로 목격하고도 모두가 미신이며 심리적인 문제라고 결론지었다. 예컨대 신이 내린다고 할 때 일어나는 해괴한 일들이 거의 본인들의 심리적 변화에 기인한 것이라는 말인데, 초자연적인 신비가 아니라 과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한 능력 정도라고 한다. 어떤 이들에게 특정한 능력이 있는 것처럼 그들은 타인의 과거와 미래의 정보를 읽는 능력이 있을 뿐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런 현상 자체가 일종의 초자연적 현상이 아닌가. 서 교수가 말년에는 스스로에게 초능력이 있다고 발언한 사실도 그가 표현만 달랐을 뿐 역시 영적인 현상들을 과학으로 해석하고자 애쓴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연 이런 설명이 설득력 있는 것일까? 어떻게 타인의 과거나 은밀한 곳에서 벌어진 일을 알 수 있으며 만나 보지도 않은 사람의 목소리를 내거나 엄청난 힘을 쓰거나 신체상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일들을 현 세상과 동일한 차원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만 할 수 있겠는가. 이는 분명 초자연적인 세계, 지금의 차원과 다른 차원이 연관돼 있는 일이다.
크리스천들이 해답을 찾는 방법
잠시 난제에 대한 해답을 찾는 방법론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크리스천들이 이런 문제에 대해 명확한 해답을 가지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크리스천들은 성경의 무오성을 믿는다면서도 이런 애매하게 보이는 문제만 만나면 마치 불가지론자처럼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며 한 발 물러서거나 목사님을 찾거나 인터넷 검색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누가 어떤 답을 준다면 어쩔 것인가? 그냥 믿어버리고 말 것인가? 이 글에서 내리는 결론을 믿을 생각이 있는가? 그렇다면 어떤 기준에서 그런 것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지식에서 내리는 결론이 수긍이 가고 이해가 가면 채택한다. 한마디로 자기 마음에 들면 믿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모든 것은 바르게 보존된 성경에 비추어 봐야 한다. 그러면 거의 정확한 결론이 나온다. 신내림이든 어떤 신비한 현상이든 성경을 통해 정확한 개념을 잡고 결론을 내리는 것이 위험하고 교만한 생각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그런 거 제대로 알라고 주신 것이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이다.
성경이 금하는 접신 행위
일단 이런 일들이 가능하다는 것은 성경도 인정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런 자들을 하나님께서 미워하신다고 했기 때문이다.
부리는 영들을 지닌 자와 마술사를 따라 돌이켜서 음행의 길로 가는 혼에게는 내가 그 혼을 향해 내 얼굴을 고정하고 그를 그의 백성 가운데서 끊으리라. (레 20:6)
또한 부리는 영을 지닌 남자나 여자 혹은 마술사인 자는 반드시 죽일지니라. 그들은 그들을 돌로 칠지니 그들의 피가 그들에게 돌아가리라. (레 20:27)
너는 마녀를 살려 두지 말지니라. (출 22:18)
자기 아들이나 딸을 불 가운데로 지나가게 하는 자나 점을 치는 자나 때를 관찰하는 자나 요술하는 자나 마녀나 마법사나 부리는 영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자나 마술사나 강신술사가 너희 가운데 있지 못하게 할지니라. (신 18:10)
여기서 마녀는 개역성경이 무당으로 번역했듯이 한국식으로 보면 무당이라 볼 수 있는데, 이처럼 접신이나 마법이나 무당 짓을 금기시하는 많은 말씀이 있다. 그러면 이제는 그들이 부리는 영이 무엇인지 정체만 알면 된다. 정말 원한을 품고 죽은 자의 혼이 헤매 돌다가 빙의가 되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존재인지 말이다.
기독교에도 이단이지만 귀신론이 있고, 귀신을 쫓는다는 일이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으며 많은 크리스천들이 귀신의 존재를 믿고 경계하고 있다. 그러나 대개는 한국 전통의 귀신과 개역성경에 나오는 귀신이 같은 것인지 다른 것인지조차 잘 모르고 있다. 왜냐하면 귀신의 사전적 의미가 '죽은 사람의 넋'이기 때문이며 가족의 넋이 사람을 괴롭힌다는 귀신론이니 가계에 흐르는 저주론이니 하는 잘못된 논리가 크리스천들 사이에서 혼동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실제로 개역개정판 성경은 아직도 '귀신'이라는 용어를 바꾸지 않고 있는데, '제사'라고 번역한 단어도 조상 제사나 진혼제 같은 것과 달리 희생물을 드리는 일인데 구분하기 어렵게 되어 있다.
무릇 이방인이 제사하는 것은 귀신에게 하는 것이요 하나님께 제사하는 것이 아니니 나는 너희가 귀신과 교제하는 자가 되기를 원하지 아니하노라 (고전 10:20, 개역개정)
그러나 내가 말하건대 이방인들은 자기들이 희생물로 드리는 것들을 하나님께 희생물로 드리지 아니하고 마귀들에게 드리나니 나는 너희가 마귀들과 교제하는 것을 원치 아니하노라. (고전 10:20, 흠정역)
다음 구절을 보면 '사신(邪神)', '제사(祭祀)' 등 개역성경의 표현은 바뀌었지만 여전히 '악한 귀신'이라는 의미의 '악귀'를 쓰고 있어 혼란스럽다. 다른 부분에도 많이 등장한다.
저희가 그 자녀로 사신에게 제사하였도다 (시 106:37, 개역)
그들이 그들의 자녀를 악귀들에게 희생제물로 바쳤도다 (시 106:37, 개역개정)
참으로 그들이 자기 아들딸들을 마귀들에게 희생물로 바쳤으며 (시 106:37, 흠정역)
마침 그 때에 예수께서 질병과 고통과 및 악귀 들린 자를 많이 고치시며 또 많은 맹인을 보게 하신지라 (눅 7:21, 개역개정)
바로 그 시각에 그분께서 병약함과 역병과 악한 영 들린 많은 사람을 고치시며 또 눈먼 많은 사람에게 시력을 주시더라. (눅 7:21, 흠정역)
신내림은 마귀들의 속임수
성경은 사람이 죽으면 예외 없이 천국이나 지옥에 간다고 가르친다. 다른 종교에서 만든 각종 장소, 즉 원한이 남은 넋이 헤맨다는 구천이나 저승, 유명 등의 장소는 전혀 없다는 것이다. 당연히 이 세상에 남아 헤매지도 않는다. 사무엘과 모세와 엘리야 등이 세상에 나타나는 장면들이 성경에 등장하지만(삼상 28; 마 17) 그들은 미처 떠나지 못해 떠돌던 것도 아니고 자리를 못 잡아 엉뚱한 곳에 있다가 온 것도 아니며 구약 시대 사람들이 가는 땅 밑 세상, 즉 낙원에서 온 것이었다.
흔히 '귀신'이라고 하면 이교도들이 섬기는 것으로 신도 아니고 인간도 아닌 영적인 존재를 가리킨다. 그러나 성경은 이런 존재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부정하고 악한 영이 있을 뿐이고, 사람은 육신을 벗어도 여전히 홈으로 존재하는 사람이다. 성경의 마귀들(devils)은 악한 영 또는 하늘에서 반역한 그룹 루시퍼, 즉 우두머리 마귀(Devil)를 따르는 타락한 천사들을 가리킨다. 이래서 마귀를 '귀신'으로 번역하면 당연히 혼동이 생기는 것이다. 사탄 마귀는 '마귀'로, 그의 졸개들은 '마귀들'로 번역하는 것이 옳다.
그러므로 신내림을 그럴싸하게 믿도록 조화를 부리는 것은 이런 악한 영들이다. 이런 존재들은 성경에도 자주 등장하며 군단의 형태로 사람에게 들어가 그 사람을 통해 예수님과 대화를 하기도 했다(눅 8). 신내림이라는 과정에서 신비한 일들이 일어나고, 빙의한 것처럼 보이는 일들도 이래서 가능한 것이다.
만일 강림하는 신들이 진짜라면 역사적 사실들은 모두 알고 있을 테고, 불러내는 '귀신'들이 구천을 떠돌던 가족이라면 과거의 일들을 모두 기억하거나 사람들을 알아보는 등 그야말로 신통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모두 일부분만 기억하거나 목소리를 흉내내는 정도에 그친다. 이는 마귀들에게도 인간을 넘어서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부분적으로 가능한 것일 뿐, 본인이 내려온 것은 아니라는 증거이다. 한편 구원받은 크리스천은 성령님의 집이 되므로 마귀들이 지배할 수 없다.
무당이 신내림을 통해 맞아들이려는 '그분'들은 어디에 있을까. 모르긴 해도 대부분 땅밑 지옥에 있을 것이다. 그들이 어떤 상태로 있는지는 부자와 나사로의 실제 이야기에서도 나타난다(눅 16). 그들은 그 부자처럼 물 한 방울이 간절한 뜨거움 속에 있으면서 가족들이 무당에게 돈을 주고 자신들의 혼을 찾거나 점쟁이에게 돈을 주어 미래를 예측하기보다는 빨리 세상에 이미 있는 대언자들과 성경을 통해 구원받아 절대 그곳에 오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이미 믿지 않기로 작정한 사람들이라면 죽은 사람이 돌아와 증언한다 해도 믿지 않을 것임을 그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마귀들은 왜 이런 일을 하는 것일까? 물론 그것은 속임수를 통해 그들의 최종 목표인 인간을 미혹하려는 것이다. 본질을 흐리고 헛된 것을 믿게 만들어 하나님으로부터 한 발 더 멀리 떨어지게 하려는 것이다. 그렇게 하나님으로부터 한 발 한 발 멀어지다 보면 둘째 사망의 낭떠러지로 추락하게 된다. 그들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그때에서야 비로소 구천도 유명도 극락도 없으며 신내림 또한 마귀들의 교묘한 속임수였음을 알게 될 것이다.
참고 : "마귀인가, 귀신인가?" http://www.keepbible.com/bbs/board.html?board_table=02_02&write_id=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