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살다보면 배터리 방전된 로봇처럼 삐걱거릴 때가 있다. 하는 일마다 실수투성이에 진도는 한여름 아스팔트에 붙은 껌처럼 늘어진다. 그럴 때 하나같이 내뱉는 못난 레퍼토리는 ‘내가 말야, 이래봬도 왕년에 진짜 잘나갔다고!’
그래, 왕년에 받아쓰기 100점 안 받아본 수제 아니었던 사람이 어딨고,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 안 받아본 ‘퀸카 킹카’ 아닌 사람이 어디 있더냐. 어설픈 푸념만으로는 수렁 같은 슬럼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건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피터팬 같은 꿈을 충전하는 일이다.
도쿄 디즈니 리조트는 바로 이러한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은 공간이다. 도쿄 디즈니 리조트는 디즈니랜드와 디즈니씨라는 두 개의 테마파크와 호텔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시설을 모노레일을 타고 이동해야 할 만큼 그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2일, 3일 자유권을 묶어 판매하는 데는 바로 이런 연유에서다.
3代가 즐기는 디즈니랜드바이킹을 그네 타듯 타는 사람, 자이로드롭을 엘리베이터 타듯 하는 사람에게 디즈니랜드를 묻는다면 ‘시시해’라는 이야기가 나올지도 모른다. 디즈니랜드의 강점은 ‘죽다 살아난 카타르시스’가 아니라 아기자기한 캐릭터 숍과 유쾌한 퍼레이드에 있다. 3대가 함께 놀러 갔다가 심장 약한 할머니는 가방 가지고 출구에서 기다리고, 기준 키인 110cm에 미달된 손자가 입구에서 눈물 콧물 쏟아내는 풍경은 디즈니랜드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3대가 나란히 미키마우스 머리띠를 하고 친구처럼 거니는 모습은 에디터가 디즈니에서 본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디즈니랜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퍼레이드에 있다. 4월 15일부터는 25주년 애니버서리 <주버레이션>이 시작된다. 여러 마리의 페가수스들이 이끄는 마차에 탄 미니마우스를 선두로 160명의 출연자가 무려 40분 동안 디즈니 영화 속 장면을 재현해낸다.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 시작 1시간 전부터 돗자리를 펴놓고 R석 쟁탈전을 벌일 만큼 대단한 인기를 자랑한다.
일본의 베네치아, 디즈니씨디즈니씨는 바다를 주제로 한 7개의 테마 포트로 구성되어 있다. 랜드가 아기자기한 볼거리 위주의 공간이라면 디즈니씨는 액티비티한 놀이기구와 로맨틱한 분위기를 동시에 만족시킨다. 특히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연상케 하는 메디테러니언 하버를 곤돌라를 타고 유유자적 노니는 ‘베네치아 곤돌라’는 연인들의 데이트 필수 코스. 다리 밑을 지날 때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스태프의 말에 믿거나 말거나 일단 두 손부터 모아본다.
저녁 7시 30분부터는 스펙터클 파이어쇼인 브라비시모가 이어진다. 디즈니씨를 온통 불바다로 만드는 대형 스케일의 쇼는 디즈니씨의 백미 같은 코스 중 하나이므로 놓치지 말 것.
Shopping
캐릭터 상품을 구입하기 위해 디즈니 리조트를 찾는다고 하는 이들이 있을 만큼 다양한 상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에디터가 장바구니에 담아온 캐릭터 상품을 소개한다.
how to go
나리타 공항이나 하네다 공항에서 디즈니 리조트행 셔틀버스 수시 운행. 나리타에서 60분, 하네다에서 50분 소요. price 1일권 5800엔 2일권 1만 엔, 3일권 1만2900엔 (디즈니랜드와 디즈니씨 동일 요금) biz hour 개장 시간은 8:00에서 10:00 유동적. 폐장시간은 22:00 tel 도쿄 디즈니 리조트 인포메이션 센터 0570-00-8632 www.tokyodisneyresort.co.jp
6. 구피 캐릭터 인형 3500엔
7. 25주년 기념 한정 판매되는 열쇠고리. 3800엔
8. 귀여운 미니마우스의 귀 모양의 머리띠. 997엔
9. 팝콘 모양의 머리핀. 800엔
10. 미키 디자인의 쓰레기통. 노란색 미키 다리를 누르면 뚜껑이 절로 열린다. 1260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