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돌모임 30주년 기념의 일환으로 성도를 거쳐 ‘황룡과 구채구’ 그리고 ‘낙산대불’에
다녀왔다. 땅 덩어리 넓디넓은 중국, 그래서 볼 것 많고 얘기 거리 많은 그곳(성도, 황룡,
구채구, 낙산대불)에서 있었던 일과 풍경을 사진을 곁들인 만보의 ~살가이~로 풀어보기로
하자.
* 여행지 : 성도, 황룡, 구채구, 낙산대불
* 시 차 : 한국시간 -1시간
* 화 폐 : 중국 인민폐 1元 = \140, 1$ = 8元
* 일 정 : 4박 5일 (04년 7월 30일 ~ 8월 3일)
* 인 원 : 흰돌 회원 가족 23명, 비회원 가족 25명(총 48명)
* 여행사 : 롯데관광 인솔자(박현주)
04년 7월 30일(금) 인천공항 출발 - 사천성의 수도 성도(成都)에 도착.
인천공항 출발 전의 분주한 모습(만보 친구 거브기 경하가 보내 준 사진)
성도공항의 야경
우리일행 모두(48명)가 첫 날과 마지막 날 묵은 綠洲大酒店(Green Land Hotel)
성도는 중국에서도 손꼽히는 볼거리가 많은 지역 중 하나이며, 네 강(양자강, 민장강,
퉈장강, 자링강)이 흐르고 있어 사천성(四川省)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또한 이곳은 중국의
역사 삼국지를 통해 알고 있는 유비가 촉나라의 도읍으로 정했던 곳이기도 하며, 평원과
구릉, 산지, 고원이 어우러져 있다. 그리고 우리가 사는데 빼 놓을 수 없는 물과 함께
전국시대 부터 있어온 2,000년 문화 유적이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유비와 제갈량의 활동무대 역사의 도시 성도 또한 도도한 시간의 흐름 속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을 터... 자동차의 물결 하늘로 치 솟는 빌딩과 아파트, 거리의 네온사인은 우리
나라와 별 차이 없는 거리 풍경이다.
한 가지 색다른 것이 있다면, 차도 양편에 남녀노소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와 한 테 어울려
여유롭게 자전거 폐달을 밟는 것이다. 간혹 폼 나는 오토바이(미니스쿠터)도 보였으며,
자전거에 수레를 연결한 인력거(뒷자리 2인승)도 눈에 띄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함을 느끼게 하며, 그들의 관습에서 오는‘만만디’ 여유?는 답답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며칠 지나지 않은 잠깐 사이 만보 또한 만만디 그 속에 빠져든다.
사람과 기계의 약속 지킴이 신호등이 별로 없는 차도 거리는 제멋대로 움직인다.
자동차, 자전거, 사람 잡탕 섞어찌개가 되어 보기에도 아슬아슬 이다. 횡단보도와는 아무
상관없이 사람들은 길을 건너고, 운전자 맘대로 아무 곳 에서나 U턴을 하고, 밥 먹듯
태연한 끼어들기에도 간혹 빵빵은 대지만, 그들의 표정은 전혀 변함이 없다.
모두가 그러려니 하는 마음의 여유에서 일까? 포기에서 일까?? 급할 게 조금도 없는 무표정
만만디, 그들의 속내 숨겨진 꿍꿍이 마음이 궁금하다.
그들의 또 하나의 여유 아닌 여유? 중국에서의 국내선 항공기 기다림은 상상을 초월한다.
정해진 시간이 있지만, 어떤 사정상 얘기만 갖다 붙이면 모든 건 끝이다. 거기에 토를 달고
질문하는 사람도 항의하는 사람도 없다. 당연히 어떠한 보상도 받을 수 없다.
가이드 포함 우리 50명이 넘는 대 일행들 성도공항에서 구채구 구황공항으로 이동할 때,
07:40분 항공편 이었지만 12:10분에 출발 할 수 있었다. 도착지 구황공항 기상악화로
항공기가 뜰 수 없다는 이유였지만, 한 시간도 채 안 걸려 도착한 구황공항은 화창, 화창
이었다. 만만디 쌔빨간 거짓말이었다는 것을 현지 가이드를 통해 알게 되었지만 어쩔 수
없다.
낙산대불 보러 갈 때, 유람선을 타고 가이드에게 들은 얘기... 많은 사람이 승선하여 출발
하자고 하면 시간이 안 되서 출발 NO, 적은 사람이 타고도 출발해 왜 출발 하냐고 물으면
시간이 되서 OK란다. 원칙이 부족한 그때그때의 임기웅변 기분에 따라 좌우대는 그들만이
가질 수 있는 아주 독특하고 편리?한 사고방식이다.
자본주의 급물살을 타고 많은 개방이 됐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고리타분한 공산주의 국가
에서 오는 타성에 젖어 그냥 있을 뿐 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로는 그러기에 그 많은
사람들을 통제 아닌 통제를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 또한 했다.
가는 곳 마다 사람이 많다. 의심 많은 때 넘 근성에서 일까? 아니면 많은 인구로 인한 먹여
살려야 하는 부담에서 일까? 점포 마다 규모에 맞지 않는 많은 점원이 함께 한다.
이런 일도 있었다. 인솔자가 고맙게도 우리 일행에게 음료수를 대접한다며 공항 작은 점포
에서 48개의 캔, 병 음료를 사서 우리 손에 넣을 때 까지 15분 가까이 걸렸다.
냉장고에서 꺼낸 음료를 두 명의 점원이 세고 또 세고 몇 번을 반복, 계산대에서 세 명의
점원이 바코드에 일일이 찍고 찍어 봉지에 넣을 때, 급기야 5명의 점원이 삥 에워싸 개수
를 하염없이 세고 또 세고... 세상에... 계산대 바코드는 왜 있는 건지...
진마파(사천식 마파두부 요리점) 식당에서 도수 52% 500ml 고량주(60元) 두병을 사 반주
삼아 저녁을 먹는데, 아리따운 차이나 아가씨 옆에 다소곳이 서 있다 술 잔 놓기 무섭게
따라주곤 한다. 서비스 좋긴 좋은데 왠지 부담스러워 $%#@ 됐다고 해도 옆에 서 있다 그냥
또 따라준다.
암튼 어딜 가나 많고 많은 사람들... 관광지는 물론 길거리 곳곳에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둘씩 짝을 지어 의자에 앉아 차도를 아무 생각 없이 멀거니 바라만 볼 뿐이다. 차가 엉키
건 말건 앞으로 뒤로 제멋대로 가든지 말든지... 노동력의 댓가가 아닌 단지 급료를 주기
위한 우리나라 취로사업 개념인 것 같다.
시내 중심부에서 중국 공산당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거대한 모택동의 동상을 볼 수 있었다.
현지 가이드의 모택동에 대한 설명과 곁들여 거침없이 쏟아지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그의 권위가 살아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과거 역사 모택동이 시도한 혁명적 정책이
현실에 와 많은 부분 퇴색되고 있지만, 그를 부정할 수 없는 큰 대륙에 사는 13억 많고
많은 중국 사람들인 것이다.
서울 오기 전날 시간적 여유가 조금 있어, 숙소 綠洲大酒店(Green Land Hotel) 옆 조그만
구멍가게에 들러 담배(팬더 곰 그려져 있는 고급) 14원 짜리 4갑과 병맥주 16병, 땅 콩류
두 봉지 한아름을 산 가격은 110元, 다음날 아침 6元을 가지고 만보가 손에 넣은 것은 맛
괜찮은 봉지 빙과류 8개에 과자 1봉지였다. 보스요금은 1~2원이다.
싼 물가에 싼 인건비...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중국과 경쟁해서 우리가 살아남아야
하는 현실에서 과연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될까?
짧은 시간 만보가 그들 공산주의에 잠재된 생활문화 만만디와 단면적인 사회를 잠시 접하
면서 느낀 것은, 커다란 변화의 용트림 속에 잔뜩 몸을 움츠리고 어디로 튈지 예측 할 수
없는 만만디 그들을 간과해서는 결코 안 된다는 것이다.
다음 글 자연의 신비 ‘황룡’을 기대해 주세요. ~만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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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만보, 가보고 싶었던 그곳 구채구에 다녀와 출근한 첫날, 산적해 밀려있는 일을 하나
하나 처리하고 친구 부친 별세에 따른 문상으로 급기야 입술이 터지고 말았다.
다음날 퇴근시간에 맞춰 사무실 앞에서 보고 싶어 기다리는 친구의 성화에 못 이겨...
마눌을 대동하여 저녁 시간을 보내고... 또 다음날 퇴근 길... 만보가 좋아하는 사람으로
부터 전화를 받고 만남이 계속되었다.
어제 토욜은 구채구 가기 전 ‘일구농장’ 땅을 일구어 새로 씨 뿌린 열무와 방울토마토,
강낭콩, 팥, 고추, 아욱 등이 눈에 아른아른 거려 동백이와 8월의 뙤약볕에 헉헉대며 검게
그을리고, 웬만해선 거절 못해 피할 수 없는 갑작스런 전화에 울 부부 서둘러 일을 끝내고,
또 저녁을 밖에서 먹어야만 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만보의 ~살가이~다.
때문에 신비스러워 보고 싶은 구채구에서 졸~라 박은 ‘비됴’도 아직 못 때린 만보,
모처럼 일욜날 삼복더위 삼각팬티 한 장 달랑 걸치고 컴 앞에 앉아 망중한 속에 여행기를
쓰고 있다.
만보 또한 만만디 그곳에 댕겨와 만만디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