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축해안도로는 강구항에서 축산항을 거쳐 대진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20번 지방도로를 일컫는 말이다. 이 봄, 왜 하필 강축해안도로냐고 묻는다면 그 대답은 너무나 명확하다. 바다가 있고, 길이 있고, 그 길 위에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강축해안도로를 두고 ‘최고의 해안도로’라고 부른다. 거기에는 분명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강축해안도로는 해안도로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7번 국도가 잠시 해안을 벗어난 구간을 대신하고 있다. 직선도로로 시원스레 달릴 수 있는 7번 국도의 병곡-삼사 구간과는 달리 해안선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 강축해안도로는 동해의 멋스러움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하지만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는 설명이 조금 부족해 보인다. 사실 해안을 끼고 달리는 도로야 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마도 그건 자동차를 위해 길게 뻗은 여느 해안도로와는 달리, 길 위에서 사람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사람과 사람,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길. 강축해안도로는 우리네 삶을 관통하는, 사람 냄새 물씬 나는, 바로 그런 길이다.
본격적인 강축해안도로 도보 여행에 앞서 먼저 들러볼 곳이 있다. 바로 삼사해상공원. 강축해안도로가 시작되는 곳은 강구항이지만 강구항에서 바라다 보이는 오포등대와 오포해수욕장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삼사해상공원과 오포리 해변을 잇는 자그마한 도로는 삼사해상공원 뒷길로 이어진다. 사실 오포등대와 오포해수욕장 보다는 삼사해상공원과 오포리를 잇는 이 좁은 도로가 더 매력적이다. 차 두 대가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도 버거워 보이는 이 좁은 길은 군더더기 없이 곧게 오포리까지 이어진다. 거리는 대략 1km 남짓. 깔끔하게 포장된 도로지만 차량통행이 거의 없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지나는 내내 길옆으로는 지붕 낮은 민박집들이 보조를 맞춘다. 바다색을 닮은 파란 지붕 너머 시리도록 푸른 동해가 출렁인다. 중간중간 민박집과 해변을 잇는 미로 같은 골목길도 정겹기는 매한가지다. 본격적인 강축해안도로 도보여행을 위한 워밍업으로는 이만한 곳이 없지 싶다. |
오포등대와 오포해수욕장을 둘러봤으면 삼사해상공원 내 자리한 영덕어촌민속전시관도 잊지 말자.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이뤄진 영덕어촌민속전시관에서는 어촌의 다양한 모습과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전통뗏목 만들기와 승선 체험 등 다양한 가상체험을 경험할 수도 있다. (영덕어촌민속전시관 관람시간은 09:00~17:00, 관람료는 어른 1천5백원, 학생 8백원, 월요일 휴무.)
강축해안도로가 시작되는 강구항은 영덕 최대의 항구이다. 청송의 주산지 자락에서 시작해 굽이굽이 이어온 오십천이 바다로 흘러가는 곳이기도 하다.
이즈음, 강구항의 아침은 무척이나 분주하다. 강구항을 대표하는 반가운 손님, 대게들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강구항 내 수협 경매장은 이른 아침부터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인다. 경매는 오전 8시부터 대게잡이 어선이 들어오는 순서대로 수시로 열린다. 어선마다 어획량이 달라 10여분 만에 경매가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물량이 많을 때는 30분을 훌쩍 넘기는 경우도 허다하다. 경매장 안을 쩌렁쩌렁 울리는 경매인의 추렴과 중매인들의 치열한 눈치작전은 강구항의 또 다른 볼거리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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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구항을 벗어나면 본격적인 해안도로가 시작된다. 강구항에서 축산항을 거쳐 대진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강축해안도로는 대략 26km. 사실 만만한 거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과감히 길을 나설 수 있는 건 끝까지 함께할 든든한 길동무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동해의 푸른 바다다. 코끝에 와 닿는 시원한 바닷바람을 가슴깊이 들이 마시고 사람과 사람,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그 길을 따라 힘찬 첫걸음을 내딛는다.
강구항에서 시작한 강축해안도로는 축산항과 대진해수욕장에 이르는 동안 금진, 하저, 대부, 대탄, 오보, 노물 등 올망졸망 모여 있는 아담한 어촌마을을 굳이 비켜가지 않는다. 아니 비켜가기는 커녕 그 안으로 거침없이 파고든다. 그래서 도로 자체가 우리네 인생처럼 그리 깔끔하지만은 않다. 도로 여기저기가 움푹 파여 있고 또 빛바랜 요철 때문에 당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 그렇게 길은 마을을 지나고 마을과 마을을 잇는 길을 또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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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포등대가 있는 해맞이 공원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영덕풍력발전단지가 자리해 있다. 창포리 일대는 나지막한 야산지대가 해안선을 따라 형성돼 있어 풍력발전에 적합한 지역이다. 하지만 풍력발전에 대한 이러저런 지리적 효용성보다 위풍당당하게 서있는 풍력발전기의 모습이 더 시선을 끈다. 풍력단지 안으로 들어서면 일단 윙윙 거리며 돌아가는 풍력발전기의 모습에 입이 딱 벌어진다. 상상했던 것 이상의 규모다. 60m 높이의 탑에 40m 길이의 날개 세 개가 빙글빙글 돌아가는 모습은 분명 장관이다. 영덕풍력발전단지에는 24기의 풍력발전기가 있으며 여행객을 위한 홍보관도 마련돼 있다.
강축해안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오포, 경정, 대진해수욕장 등 크고 작은 해수욕장을 만날 수 있지만 병곡면 일대 6개 해안마을을 아우르는 고래불해수욕장은 그 중 단연 으뜸이다. 해변의 길이만 무려 8km에 이르는 이 고래불해수욕장은 그 긴 백사장 때문에 명사이십리 해수욕장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끝없이 펼쳐진 백사장으로 들어선다. 신발을 벗고 양말을 벗고 맨발로 그렇게 천천히 해변을 거닌다. 가물가물 바라다 보이던 해변의 끝이 조금씩 가까워진다. 발밑에선 사박사박 기분 좋은 소리가 들리고 해변을 둘러싼 솔숲에서 향긋한 솔 향이 맡아져 오는 듯하다. 고래불해수욕장은 넓은 백사장 외에도 백사장의 모래가 몸에 잘 붙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여행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영덕군청 문화관광 : http://tour.yd.go.kr
○ 문의전화 - 영덕군청 문화관광과 : 054)730-6396 - 삼사해상공원 : 054)733-0300 - 영덕어촌민속전시관 : 054)730-6790 - 영덕풍력발전단지 : 054)734-5870 - 신돌석 장군 유적지 : 054)734-6397
○ 대중교통 [항공기] - 서울-포항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각 2회 운행 [고속버스] - 서울-영덕 하루 9회 운행, 소요시간 4시간30분 - 부산-영덕 하루 22회 운행, 소요시간 3시간
○ 자가운전 정보 [서울방면] 경부고속도로 - 신갈분기점 - 영동고속도로 - 만종분기점 - 중앙고속도로 - 서안동 나들목 - 34번 국도(영덕방면) - 영덕 - 7번 국도(포항방면) - 강구항
○ 숙박정보 - 동해비치관광호텔 : 남정면 남호리 18-1, 054)734-5400 - 동해해상관광호텔 : 강구면 삼사리 255, 054)733-4466 - 그랜드비치모텔 : 강구면 삼사리 627-3, 054)733-6030 - 그린원모텔 : 남정면 부경리 196-2, 054) 732-4880 - 글로리모텔 : 강구면 삼사리 329, 054)733-6450 - 로얄파크모텔 : 강구면 삼사리 493-5, 054)733-6411
○ 식당정보 - 영덕대게식당 : 강구면 강구항 내 위치, 대게 전문, 054)733-8801 - 청궁 : 강구면 강구항 내 위치, 대게 전문, 054)733-5685 - 청화대 : 강구면 강구항 내 위치, 대게 전문, 054)733-4130 - 송천강제첩국 : 병곡면 던천리, 제첩국, 054)733-0094 - 숙이식당 : 영덕읍 남석리, 아구탕, 054)732-0390
○ 축제 및 행사정보 - 영덕대게축제 : 매년 4월 초순. 제11회 영덕대게축제는 2008년 4월11일(금)~13일(일)까지 3일간 강구항, 삼사해상공원 일원. - 2008 영덕물가자미 축제 : 2008년 4월26일(토)~27일(일), 축산항 - 해맞이 축제 : 매년 12월31일~1월1일(2일간), 삼사해상공원. - 여름축제 : 매년 7월 마지막 주 토~일(2일간) - 영해 3·1문화재 : 매년 2월28일~3월1일(2일간)
○ 주변 볼거리 - 괴시전통마을, 장육사, 유금사, 칠보산 등산, 팔각산 등산, 옥계계곡, 신돌석장군 유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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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두 가봤지만 참 아름다운 곳이에요...입니다..
저두 그길을 자주가지만 정말 좋은코스에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