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선물을 주었습니다. 별로 라는 표정으로 선물을 받았습니다. 주면서도 미안해졌습니다. 몇 주일 지나서 그 선물이 어딘가에 굴러다니는 것을 보았습니다. 마음이 많이 상했습니다. 선물을 고르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애써 고른 선물이 환영 받지 못할 때는 크게 섭섭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 잘못이 떠오릅니다. 벨기에 살 때 어느 분이 넥타이를 선물하셨습니다.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몇 주 지나서 수요일 밤에 매었습니다. 그래서는 안 되는데 말입니다. 선물 주신 분은 당연히 섭섭하셨겠죠. 공교롭게도 두 개를 한꺼번에 선물 받은 적도 있습니다. 행복한 고민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힘이 많이 듭니다. 한쪽은 분명 섭섭할 테니까요. 한 학기를 마친 아이들에게서 장미 한 송이를 받고서 감동의 눈물을 보이는 독일 선생님을 보았습니다. 조그만 선물 하나에 펄쩍 펄쩍 뛰면서 좋아하는 서양 사람들은 남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성숙한 사람들 아닐까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걸리는 병이 섭섭병이라고 합니다. 괘씸병이나 삐딱병도 비슷한 말인데 구글에서 검색하니 결과물이 백만개가 넘었습니다. 중복된 것도 많겠지만 섭섭한 사람이 많긴 많은가 봅니다. 섭섭병과 삐침병은 나이와 함께 찾아오는 노환의 일종이라는 글도 보았습니다. 그러나 젊은 사람들에게도 흔하게 나타나는 병입니다. 이 병에는 반드시 감사결핍증세가 나타납니다. 서운한 마음이 생기면서 거기 집착하게 되니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의욕이 상실되고 사람이 싫어져서 인간관계가 파괴될 수도 있습니다. 심하면 주님께 대한 반항이 될 수도 있습니다. 모 유명 탤런트는 세상 사람들에게 섭섭하다는 말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니 섭섭병은 가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옵니다. 그러므로 섭섭 증세가 나타나면 즉시 감사라는 처방약을 복용해야 합니다.
다음과 같은 괜찮은 글을 보았습니다.
그가 섭섭하게 대해줄 때
내게 잘해 준 일만 생각합니다
그가 미운 마음 가질 때
나를 위해 기도해 준 일 생각합니다
그가 크게 실망되고 슬퍼질 때
작은 일에도 기뻐하던 때 되새깁니다
그가 늙고 병들어 보잘 것 없어질 때
젊어 예쁘던 때를 기억하겠습니다.
섭섭한 건 정상적인 감정입니다. 그러나 거기 빠져들면 병이 됩니다. 실제로 몸에 병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전화 한 통만 했어도”라고 하면서 우울해할 것이 아니라 “그깟 전화 한 통에 내가 섭섭병에 걸리나” 하면서 털어버려야 합니다. “그럴 수가 있나”보다 “그럴 수도 있지” 라면서 넘어가는 너그러운 마음을 가져야합니다. 죽고 사는 문제 아니면 머릿속에서 지워버려야 합니다. 섭섭병이 발발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섭섭병균을 없애버려야 합니다. 아, 그리고 중요한 한 가지, 우리는 주님을 섭섭하시게 해드린 일은 없는지 반성해야겠습니다.
여러 목사님 설교 말씀이 동영상으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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