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뛰어라, 점프!
하신하 글 | 안은진 그림
논장 | 2014.9.1 | 84쪽 | 9,000원 | 우리동화 | 초저
주인공 수리는 얌전하고 공부 잘하는 아이다. 부모님 마음을 먼저 생각하다보니 자신의 생각은 늘 뒷전이 되었고 점점 말이 없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유기견 보호소에서 새끼 개 점프를 데려와 기르게 되면서 수리는 억눌린 감정과 말을 되찾는다. 점프가 집에 온 날 수리는 새집을 낯설어하는 점프를 그저 지켜만 볼 뿐 낑낑대는 점프에게 다가서지 못한다. 지나가던 사람이 돌을 던져 점프를 놀라게 하는 것을 보고도 못 본 체 한다. 그러나 점프가 사람을 보고 날카롭게 짖어대고 목사리가 풀려 이웃집 꽃밭을 엉망으로 만들어놓는 것을 보면서 답답했던 마음속에 작은 숨구멍이 뚫리는 기분을 느낀다. 엄마, 아빠, 이웃 사람들은 점프를 비난하지만 수리는 오히려 점프를 쓰다듬고 안아주기 시작한다. 수리는 점프와 매일 밤 달리기를 한다. 뛰면 뛸수록 가슴속에 시원한 바람이 들어온다. 수리가 점프를 쓰다듬으며 말한다. “너를 보자마자 알아챘어. 내 친구라는 걸.” 수리는 이제 학교에서 돌아오면 점프를 보며 미주알고주알 이야기를 시작한다.(한광애)

○손톱 공룡
배봉기 글 | 민경숙 그림
바람의아이들 | 2014.9.30 | 172쪽 | 8,500원 | 우리동화 | 초중
아주 작은 공룡이 부모의 부재로 말문을 닫은 아이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이야기다.
준호는 엄마가 갑작스럽게 죽자 말을 못하게 된다. 아빠는 그런 준호를 아흔 살에 가까운 할머니에게 맡긴다. 준호가 마음을 의지하는 것은 엄마가 시냇물에서 주워준 조그만 돌멩이다. 하루는 돌멩이가 따스한 기운을 받아 갈라지더니 쪼끄만 공룡이 튀어나온다. 공룡 두두는 작지만 힘이 세고 말도 할 줄 알아서 준호가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가 된다. 두두는 준호의 공간에만 머무르지 않고 준호를 괴롭히는 친구들 앞에 나타나 박치기로 혼을 내준다. 반 친구들은 두두를 도마뱀으로 알고 무서워하면서도 좋아한다. 그런데 두두가 공룡이라는 것을 아는 친구가 있다. 준호가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할 때 용기를 내 도와줬던 윤서다. 준호와 윤서는 함께 두두의 비밀을 나누며 더 가까워진다. 말을 못할 만큼 극심한 고통을 겪은 준호가 공상의 인물을 통해 윤서와 반 아이들 속에 발을 딛게 되는 과정이 진실하게 와 닿는다.(곽현주)

○뺑덕
배유안 글
창비 | 2014.6.27 | 211쪽 | 9500원 | 청소년문학 | 13세
<심청전>에 등장하지 않는 뺑덕어멈의 아들인 뺑덕(병덕)이 세상의 험한 파도를 이겨내며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뺑덕은 자신을 낳아준 어미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주먹질을 일삼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난 후 집을 떠난다. 뺑덕은 생모에 대한 그리움으로 주막에서 일하는 어미를 찾지만 자식도 알아보지 못하는 어미를 떠나 뱃일을 한다. 바다에서 일하던 도중 친구가 죽자 뺑덕은 뱃일에 회의를 느끼고 다시 어미를 찾아 가 자신이 아들이란 걸 속이고 함께 지낸다. 뺑덕은 가난함 속에서 누명을 쓴 채 아들까지 빼앗기고 쫓겨난 뒤로 패악을 부리면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어미의 삶을 조금씩 이해한다. 뺑덕이 어미의 삶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상황이 억지스러움 없이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새로운 인물 뺑덕이 펼쳐가는 이야기는 등장인물이 살아 있어 유쾌하다.(이명우)

◎희망을 부르는 소녀 바리
김선우 글 | 양세은 그림
단비 | 2014.5.20 | 209쪽 | 12,000원 | 청소년문학 | 16세
신화나 옛날이야기로 잘 알려진 ‘바리데기’ 이야기다.
바리공주의 몸에 ‘꽃이 비칠(초경)’ 즈음 불나국의 오구대왕은 병이 들어 바리공주를 찾는다. 바리공주는 버려진 자신의 운명을 탓하기보다는 스스로 개척해나가는 주체적인 삶을 산다. 생명수를 찾아가는 일도 부모에 대한 ‘효’를 다하기 위함도 있지만 도탄에 빠진 백성들과 불나국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신목 앞에서 아버지를 용서하지 않은 자신을 발견하고 무장승을 받아들여 사랑을 알게 되는 부분을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전해준다. 바리공주를 버릴 수밖에 없었던 길대부인,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바리공주의 심리가 잘 드러났다. 수미산에 버려진 옥함 속의 바리공주를 지키고 있던 동물들, 초적을 불며 함께 수미산을 뛰어다녔던 바람의 말 무구에 대한 표현은 환상적이다.
그동안의 이야기가 서사 중심이었다면, 이 작품은 인물의 심리 묘사와 자연과 상황에 대한 풍부한 표현으로 또 다른 감동을 준다.(배현영)

◎파브르에게 배우는 식물 이야기
바람하늘지기 기획 | 노정임 글 | 안경자 그림 | 이정모 감수
철수와 영희 | 2014.5.5 | 156쪽 | 18,000원 | 자연의세계 | 초고
이 책은 파브르가 100년 전에 쓴 식물이야기를 식물을 설명하는 방법이나 순서는 그대로 따르면서 우리나라 어린이들에게 익숙한 식물들로 바꿔 다시 쓰고 정성스럽게 그렸다.
식물을 이해하는 첫걸음으로 엉뚱하게 히드라를 가위로 잘라 번식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준다. 식물들이 오랫동안 살아낼 수 있는 힘이 ‘눈’에 있음을 ‘동물과 식물은 형제’라는 사실과 비교하여 차근차근 알려준다. ‘줄기의 겉옷은 헌 옷, 속옷은 새 옷’ ‘고집스런 뿌리’ ‘열매는 씨앗을 담는 그릇’ 등의 재미난 표현과 개성을 가지되 서로 돕고 사는 식물의 특징에 주목하는 탐구방식은 아주 매력적이다. 식물의 생태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 알아야 할 핵심을 간단하면서도 정확히 짚어가며 연결 지어 식물에 관심이 없더라도 충분히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그림은 이야기 흐름과 어울려 이해를 한층 돕는다.(추정화)
○꼬깽이와 떠나는 고전 여행 판소리 춘향가
김금숙 만화 | 최동현 감수
길벗스쿨 | 2014.9.25 | 188쪽 | 13,000원 | 만화 | 13세
만화 판소리 춘향가는 ‘우리 것은 좋은 것이여~~ 얼쑤!!’ 하고 절로 흥이 돋는다. 이번 고전 여행시리즈는 해학과 위트가 넘치는 표현으로 어렵게만 여겼던 판소리를 좀 더 편하고 친근하게 전해준다. 어린 소리꾼 꼬깽이가 우리를 조선 후기 숙종시대로 이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어디선가 판소리가 들리는 듯도 하고 우리 정서와도 잘 맞는 수묵화는 고전의 맛을 한층 잘 살려냈다. 이팔청춘의 아름다운 두 청춘남녀인 춘향과 몽룡. 잘 아는 이야기인데도 달콤하면서 애달픈 이 둘의 사랑은 우리에게 기대 이상의 재미와 감동을 전하며 긴 여운을 남긴다. 배경이 되는 당대의 사회상을 새롭게 이해해볼 수 있고 탐욕에 찬 변학도라는 인물이 지배하는 체제 안 민중의 삶이 얼마나 고단했을지도 가늠해볼 수 있다. 짜임 있는 구성은 사랑의 의리도 지키고 암행어사가 되어 우리 앞에 선 구원자 몽룡을 재탄생시켰다.
만화 춘향은 그동안 우리 고전에 대해 식었던 관심을 새롭게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위창희)
첫댓글 ^^경주 옮겨갑니다.
영천 옮겨갑니다.
문경지회 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