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이의 보호 본능
집으로 들어오는 입구 쪽에 쇠창살로 만든 집에 작은 개 한 마리를 키우고 있다. 이번 오월이면 만 삼년이 된다.
오월 달에 왔다 해서 그 이름도 ‘오월’이라고 이름을 지어 주었다.
요즘은 집집마다 텃밭에나 마당에 푸성귀나 작은 화단을 가꾸고 산다.
예전처럼 개를 자유롭게 풀어 놓으면 여러모로 피해를 주기에 대부분 우리 안에 가두고 키우는 실정이다.
오월이는 그나마 우리 부부의 마을 뒷산의 산책길에 동행하는 행운을 누린다. 하루 종일 우리 안에 있다가 지나가는 사람들 보고 몇 번 짖으면서 밥값을 하며 자신의 존재를 알려주는 따분한 오월이에게 있어 주인과 함께 산책길은 얼마나 좋은지…….
좁은 망에 있다가 밖에 나오면 마음껏 달릴 수 있고 옆집도 기웃하며 요리저리 다니며 주인내외와 산책길이 아마 하루 중에 밥 먹는 것 빼고 가장 즐거운 시간이리라.
오월이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해도 현관문만 열면 귀를 쫑긋 세우며 뚫어지게 쳐다본다. 산책길을 가기 위한 조금의 준비만 해도 알아보고 ‘끙끙’거리며 문을 열어달라고 보챈다.
하루에도 수없이 사택 문을 열고 닫지만 꼭 산책길을 가려고 하면 정확히 감지하고 신호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오월이가 두 번째 임신을 하고 귀여운 새끼를 낳았다.
아내와 나는 산책길을 가려고 준비하며 어떤가 보려고 개 집 문을 열어 주었다. 기다렸다는 듯이 밖으로 나와서 마당을 몇 바퀴 돌더니 다시 우리 안으로 스스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그동안 한 번도 제 발로 들어가지 않았었다.
할 수만 있다면 밖에서 자유롭게 지내고 싶었으리라.
그렇게 좋은 산책길도 마다하고 오월이는 자식들 있는 ‘우리’로 들어간 것이다. 아직 눈도 뜨지 못한 새끼들 놔두고 즐거움을 누릴 수 없는 어미의 보호본능이 평상시와 다른 모습을 보여 준 것이다.
이십대 철없는 부부가 게임에 몰두하여 어린 자식을 죽게 했다는 소식을 들으며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못하면 ‘짐승보다 못하다’는 말이 실감 있게 느껴진다.
동물들이 어떻게 생육하고 번성하는지 자세히 한 번이라도 봤더라면 그처럼 무책임한 행동은 하지 않았으리라
동물들은 사람이 어떻게 사람답게 살아야 하는지 말없이 가르쳐 주고 있다.
활뫼지기 박종훈

첫댓글 그럼요 저희집도 애견이 많이있는데 새끼사랑은 인간 못지 않아요 떠나간 새끼가 그리워 몇날 며칠을 부른 젖을 아파하며 울부짖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안타까운지 인간들이 회개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