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수의 하루
< 부제: 홀아비의 24시 >
몇 시(時)인지는 몰라도
자동으로 눈 떠지는 아침
아마도 생리적인 현상 때문에
일어난 것 같다.
생리현상 해결하고
또 이불 속으로
얼마나 지났을까
꼬르륵 소리에
민생고 해결위해
겨우 눈 비비고 일어나
찌그러진 밥상 위
쉰 김치 몇 조각
어제 먹다 남은 콩나물국
그래도 전기밥솥 덕분에
따스한 밥 한술 떠 본다.
그래도
세상사 어찌 변하는지
텔레비전 켜고
여기저기
뉴스채널 돌려보고
미쳐 다 못 본 드라마
이리저리 돌려보고
혹시나
어디서 만나자고
소주한잔 하자고
연락 있었는지
카톡,메세지
확인하니
아무도 아무 곳에서도
연락은 없고
에라, 먹다 남은 콩나물국에
몇 모금 남은 소주로
허전함 달래고
얼큰한 취기로
또 따스한 이불속으로
비몽사몽
엎치락뒤치락 거리다
탕탕하는 소리에
깜짝 놀라
일어나
쪽 문 열어보니
집배원 아저씨
밀린 세금, 고지서
독촉장 들고서
배달 확인서에
서명하란다.
눈 떠진 김에
컴퓨터 켜고
오늘의 운세 열어보고
아싸 오늘 운세 좋다 하니
로또 방으로
거금 1천량에 1구좌 구입
이 세상의
모든 신이시여
이번엔
1 / 8,145,060
의
행운이 나에게
꿈의 나라로
기초연금
이십만 원
없어진지 오래고
다음달 25일만 기다려지고
혹시나
자식 놈들이 용돈 보냈는가.
핸드폰 자동입금 확인 해보니
혹시 나가 역시나
그 좋아하던
담배도 답뱃값 올라서
년 초부터
금연하느라 고생하고
금연 땜 시 물만 마시니
용변만 허블 나게 보고
이리 뒤척 저리 뒤척
거리다 보니
여기저기 먼지가
사막의 마른 풀 넝쿨 날아다니듯
나뒹굴고
어디선가 본 듯한
하얀 백금 가루들
모아 보니
내 몸에서 떨어져나간
피 같은 껍질조각들
홀아비는 이가 서 말이고
홀어미는 은이 서 말이라 했던가.
빗자루 들고
이리 쓸어보고
저리 쓸어바도
동전 한잎 안보이네
밀린 빨래 세탁기에 넣어서
자동으로 돌려놓고
컴퓨터 카페 열어서
이 카페 저 카페
좋은 글 좋은 노래 있는지
검색하다가
좋은거 있으면
내 카페나 블러그에
스크랩 해놓고
그러다 어느 카페에서
옛 영화라도 한편 올리면
그것으로 또 한시간여동안
세월 보내고
그러다
방 한구석
빨래건조대에 빨래 널어놓고
세탁기 청소하다보니
이게 웬 횡재
세탁기 안에서
500원 동전 4 개씩이나
동내 슈퍼로 달려가
소주1병
라면1봉
그래도 거금 20원 남기고
라면에 김치 넣고
파 송송 계란 탁
소주한잔에
그 맛 그 느낌
그 누가 알리요
그 취기에
아무렇게나 나뒹굴어
또 잠을 청한다.
얼마나 꿈속을 해매였던가.
목이 말라 또 눈이 떠지네.
그냥 이대로 눈 감고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매일 마시는 수돗물
그 흔해빠진
물
지겹지도 않은지
그 물 때문에 눈이 떠진다.
목이 말라서
있을 때 고마움을 모르는
물~ 물~ 물~
물 한 모금 마시고
그냥 의식적으로
텔레비전을 리모컨으로 켜본다
종편에서는
매일 그놈의 여, 야 정치이야기
이제는 지겹다
이제 드라마 할 시간만 기다리고
낮에 한참을 자고나니
밤을 또 어떻게 보내야 할지
또 걱정이네
오늘도
밤에 얼마나
집을 짓거나 부셔야할지
낮에 사둔 로또번호를
몇 번이고 쳐다보고
이번엔 내 차례다 하고
이 세상 모든 신들에게
눈 감고 기도해본다
이 채널 저 채널
다 돌려보고
보고 또 보고
아휴 벽에서 외로이
추만 흔들어대는
시계를 보니
벌써 새벽이네
베개에 머리 처박고
또
잠이나 청하자
그러다보면
또
아침이 오겠지
아 이렇게 하루가
지나가는구나.
이놈의 백수생활
< 홀아비생활 >
언제나 끝나려나.
죽어야 끝나지
?????
글,사진,편집, 원명/강길륜
2015년2월4일
입춘 날 청승맞게 몇자 적으면서
음악이나 들으며
허전한 마음 달래 본다
카페 게시글
일반 게시판
** 백수의 하루 < 부제: 홀아비의 24시 > **
원명/강길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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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2.04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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