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규 시집『가을비 심상』출간
김석규 시집『가을비 심상』이 도서출판 '푸른별'에서 나왔다.
130쪽에 101편의 작품이 가나다 순으로 실려 있다.
앞날개에 시인은 근영과 약력이 있고 '책머리에'에 이어 목차와 작품과 작품평설로 전원범의「새롭게 보이는 이야기 시들」과 최규철의「시의 암시적 모호성과 다의성」이 있으며 뒷날개에 시인의 시집 목록이 있다.
정가는 10,000원이다.
시인 김석규는 1941년 경남 함양에서 출생하여 부신사대, 부산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으며
1965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에 이어『현대문학』에 청마 유치환의 추천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풀잎』『남강 하류에서』『저녁 혹은 패배자의 퇴로』『먼 그대에게』『섬』『적빈을 위하여』『훈풍에게』『낙향을 꿈꾸며』『쳥빈한 나무』『동네에 저녁이 와서』『냇가에 앉아』등 많은 시집을 간행하여 경남도문화상, 현대문학상, 봉생문학상, 부산시인협회장상, 윤동주문학상, 부산펜문학상, 설송문학상을 수상했다.
부산시인협회장을 역임하는 한편 경남교육청 장학사를 거쳐 중고등학교장, 울산광역시 교육청 장학관,
울산교육연수원장, 울산광역시 교육청 교욱국장 등 오랜 기간 교직에 종사하여 정부로부터
황조근정훈장을 받은 바 있다.
<작품 감상>
천하 일미
그 옛날 욕쟁이 할매집에 가면
비빔밥 맛 하나는 하늘 아래 제일이지만
할매가 하는 욕 또한 일품이었는데
밥을 비비려들면 국물을 왈칵 부어
어- 어- 하고 손을 내젓기라도 하면
이 사람들아
여자 보지하고 비빔밥은 질어야 한 맛 더 나는기라
그 소리 다시 들을 수 있을까
비벼서 먹는 맛도 맛이지만
걸쭉하게 거드는 욕 한 마디가 국물보다 시원한
그 옛날 욕쟁이 할매집에 가면
가을비 심상
가을비는 느낌표로 온다.
점 하나를 찍고 나서야 주르륵 혼다.
낮부터 유리창에 비
한 사람 생애도 이와 같아
끝내 느낌표로 마감되는 가을
외마디도 없이 주르르 흐른다.
마침내 점 하나 달랑 찍는다.
바람 이후
밤새도록 바람이 농탕질 치고 갔다.
소문난 복집 간판이 어째 이상하다.
ㄱ이 날아가자 ㅂ이 잡으러 따라가고
해 저무는데도 여태껏 돌아오지 않는다.
분반
뜬금없이 무슨 선거한다고 야단들이다.
모두가 시끌벅적으로 부산하다.
고작 회원 삼사백 명 붙들고
하루 종일 걸려서 투표를 한다는데
또 이 무슨 해괴한 작태냐
투표시간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6시로 해놓고
오루 2시에 정견발표(?)를 한다니
시 쓰는 게 무슨 정치냐 정견발표를 다 하게
배우고 본받고 따라 할 일이 따로 있지
추하고 더럽고 혼탁한
길바닥에 너풀거리는 넝마조각만도 못한
헛헛하기 짝이 없는
꼭 영낙없이 썩어빠진 정치권을 닮아가고 있으니
참 웃다가 이가 다 시릴 지경이다.
영춘화
예년보다 한 열흘 일찍 개점했다.
새봄의 노오란 신상품 출하
대매출이다. 박리다매다.
벌 나비들 꽃향기로 불러 호객하는
화르르 불 붙이는 이 봄의 경영
총상화서로 줄지어 선 사람들
노란 종소리 쏟아지는 울타리 밑으로 가고 있다.
첫댓글 김석규 선생님의 시집
『가을비 심상』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셔서
좋은 작품 많이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선생님, 시집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노란 종소리 쏟아지는 울타리 밑'에서 선생님의 시를 읽고 싶은 봄,
봄이 눈 앞입니다.
김석규 선생님의 새 시집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박리다매 영춘화 처럼 힘찬 박수 소리 울려드리고 싶습니다.
좋은 시집과 감칠맛 나는 시를 알려주시어 고맙습니다, 구입해서 읽어야지요.
시집『가을비 심상』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김석규 선생님 포항에서 뵈었지요. '가을비 심상 '고운 마음으로 잘 읽고 있습니다.
늘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