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에 간다고 하면 독도수호대책팀에 있었던 친구를 잊을 수 없다. 그에게 문자를 보내고 싶었다. 전송을 눌렀지만 메시지가 가지 않는다. 우리 배는 아주 먼바다까지 나온 모양이다. 열두 시 십분쯤 되니 안내 방송이 나온다. 울릉도 도착 예정 시간은 오후 한 시 십분 경이라고 한다. 휴대폰 신호막대가 드디어 꺼졌다.
오후 한 시가 지나서 썬플라워 호는 울릉도 도동항에 접근한다. 좀 일찍 내리기 위해 출구 쪽으로 나갔다. 하지만, 좁은 도동항에서 출항하는 배를 비켜주느라 십여 분 정도 머물겠다고 한다. 90년대 초반 처음 울릉도에 왔을 때는 시원하게 개방된 갑판에서 신비로운 울릉도 도동항 경치를 마음대로 볼 수 있었는데, 밀폐된 선박에서는 그게 불가능하다. 그냥 멍하게 문이 열리기만 기다려야 한다.
13:25 드디어 하선했다. 문을 열고 나서니 반가운 냄새가 느껴진다.
내가 살던 곳을 떠나 다른 공간으로 가서 처음 맡는 냄새와 소리, 분위기는 모두 다르다. 지금까지 제일 기억에 남는 도시로는 베트남 하노이와 태국 방콕이다. 하노이는 오토바이 소음이 강하다면, 방콕은 훅~ 들어오는 습기와 더위다. 울릉도 도동은 하노이와 방콕에 비하면 무척 상쾌하고 기분이 좋은 부드러운 공기로 다가온다. 대마도 이즈하라나 오키나와 나하와 비슷하다. 다만 기대했던 울릉도 트위스트는 듣지 못했다.
울렁 울렁 울렁대는 가슴안고
연락선을 타고 가면 울릉도라
뱃머리도 신이 나서 트위스트
아름다운 울릉도
붉게 피어나는 동백꽃잎처럼
아가씨들 예쁘고
둘이 먹다가 하나 죽어도
모르는 호박엿
울렁 울렁 울렁대는 처녀가슴
오징어가 풍년이면 시집가요
육지 손님 어서와요 트위스트
나를 데려가세요
울렁 울렁 울렁대는 울릉도길
연락선도 형편없이 지쳤구나
어지러워 비틀비틀 트위스트
요게 바로 울릉도
평생 다가도록 기차 구경 한 번
못 해보고 살아도
기차보다 좋은 비행기는 구경 실컷하고
살아요
싱글벙글 생글생글 처녀총각
영감마님 어서와요 춤을춰요
오징어도 대풍일세 트위스트
사랑을 합시다
울렁 울렁 울렁대는 가슴안고
연락선을 타고 가면 울릉도라
뱃머리도 신이 나서 트위스트
아름다운 울릉도
붉게 피어나는 동백꽃잎처럼
아가씨들 예쁘고
둘이 먹다가 하나 죽어도
모르는 호박엿
울렁 울렁 울렁대는 처녀가슴
오징어가 풍년이면 시집가요
육지 손님 어서와요 트위스트
나를 데려가세요
비는 오지 않지만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날씨도 아니다. 오히려 약간 선듯한 기분마저 든다. 구름에 가려 성인봉도 보이지 않는다.
내가 빨리 내린 이유는 천부 할아버지에게 전달할 과일 박스 때문이다. 단체로 움직이기에 틈을 내서 천부까지 가는 버스에 짐을 실어 보내야 한다. 무거운 짐을 끌고 간다. 오징어 탑이 여전하게 반겨준다.
새로운 오징어 조형물이 나타난다.
예전엔 없었던 거다. 뒤로 돌아보니 독도로 떠날 삼봉호가 썬플라워 호 앞에 정박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100명이 넘는 일행이 함께 할 점심 식사는 ‘향토회식당’에 차려져 있다.
메뉴는 오삼찌개. 오징어와 돼지고기를 넣은 찌개다.
반찬으로 나온 건 더덕, 미역, 고추, 명이, 부지깽이 나물, 콩나물 된장국.
일인분이 12,000 원이나 하는데 육지에서 온 손님에겐 가격 대비 만족도는 그다지 높지 않다.
첫댓글 백만년전에 갔던 울릉도를 이렇게 다시보니 감개가 무량......."구암"이라는 작은 동네가 무척 인상에 남는 곳. 거기서 살아보고 싶었다는.....ㅎㅎ 사람이 참으로 많네요. ㅋㅋ
배가 내릴 때 찍은 거라 사람이 많습니다. 울릉도 인구는 1만명이 되지 않습니다.
1983년도 대학2학년 여름방학때 동아리(그때는 써클이라고 했지요)친구들과 10박11일 울릉도 도보일주를 했었지요.포항에서 청룡호라는 배를 2000원인가 주고 하루 웬종일타고간 울릉도. 오징어회,울릉도 막걸리,갓 딴 전복회,친구들....아아 옛날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