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로는 나라 종교로 인티(태양)을 섬겼고 사파 잉카의 형제나 그 밖의 가까운 친척이 대사제 일을 맡아 했다. 라마나 그 밖의 동물을 제물로 바치기도 했다.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일도 없지 않아 있었으나 메시카(아스텍)처럼 무더기로 죽여대는 수준은 아니었다. 사파 잉카가 아프거나 하면 하늘로 보내는 사자(…)로 사람을 뽑아 죽였다. 메시카에서처럼 태양신님 목 마르시니 쥬스(피) 좀 드리죠가 아니다. 순장풍습 또한 있었으나 자발적(?)이었고 이제 그만 자살하라고 잉카 쪽에서 말렸다고 한다.
사파 잉카의 권한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했다. 반면, 그만큼 사파 잉카를 얶매는 풍습도 많았다. 가령 사파 잉카는 태양과 동일시 되었으므로, 모든 물건은 그의 손이 닿는 순간 버려졌다. 태양은 하루에 한번 지면 다시 새로운 태양이 뜬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사파 잉카가 하루 입은 옷은 하루가 지나고 나면 불태워졌으며, 사파 잉카가 신던 신발도 역시 하루가 지나면 불태워졌다. 사파 잉카가 한번 동침한 여자도 마찬가지로 하루가 지나면 그걸로 끝났다. 사파 잉카는 스스로 걸을 수 없었으며, 어딜가든 황금 가마를 타고 움직여야 했다. 그리고 누구든 사파 잉카에게 직접 말을 거는 것은 금지되어 있었다. 차스끼(Chasqiy)라고 불린 파발꾼들은 사파 잉카에게 보고할때 먼저 '대리인'에게 보고했고, 그 대리인이 사파 잉카에게 다시 보고하면, 사파 잉카가 이에 대한 조치사항을 대리인에게 지시하고, 그 대리인이 다시 차스끼에게 전달하는 식으로 의사소통이 이루어졌다. 아무리 고관이라 하더라도 사파 잉카의 얼굴을 직접 보는 행위또한 금지되어 있었다. 그를 알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파 잉카의 허락이 필요했다.
그 밖에 에스파냐 정복자들이 '수녀'로 잘못 안 여자들이 있었다. Aclla라고 한다. 이들은 예쁘거나 핏줄이 좋거나 해서 뽑혔고 죽을 때까지 처녀로 한 곳에 모여 살면서 고급 직물을 짜고, 술을 빚고, 이런 저런 일을 해야 했다. 이 중 일부는 사파 잉카가 후궁으로 삼거나 쿠라카들에게 역시 첩으로 선물하기도 했다. 하렘과는 좀 다른 것이 Aclla들이 사는 수녀원(?) 같은 것이 곳곳에 있었고 잉카라도 맘대로 이 여자들을 건드릴 수는 없었다. Aclla를 건드리는 보통 남자는 처형, 그 가족까지 모두 죽였다.
죽은 사파 잉카들은 미이라로 만들어 살아 있었을 때처럼 모셨다. 그리고 이따금씩 '무덤'(비록 땅 위에 있긴 하지만)에서 끌어내어 말도 걸고 밥도 주고(?)하였다.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춤 추자고 끌어내는 것 말고는 뭐든지 다 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도 흔히 돌아가신 분들을 살아계신 것처럼 부르고 밥 차려 드리고 하니까 그렇게 이상하게만 볼 것은 아닐성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