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엄나무의 순입니다.
아직 엄나무순이 올라오지 않아 다른분의 사진을 복사해왔습니다.
엄나무는 두릅과 나무로 몸에 가시가 아주 많습니다.
가시는 양기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또한 귀신을 쫗는다고도 합니다.
전라도에서는 귀신 쫓는 나무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벙구나무라고 불렀습니다. 잎이 매우 크고 화려합니다. 아마도 그래서 벙구나무라 했을것 같습니다.
멀리서 엄나무를 찾을때 큰잎이 바람에 흔들거리는 것을 보고 찾아갑니다, 아주 멀리서 보면 엄나무의 잎이 흔들리는 것이 다른 나무들과 아주 차별되게 보여 주의를 기울이면 큰 엄나무를 쉽게 찾을수 있습니다. 물론 초보자들은 힘들겠지요.
엄나무는 군락을 지어 서식합니다.
작은 묘목이 있으면 주변에 큰나무가 있다는 뜻입니다. 큰나무에서 씨가 떨어져 주변에 작은 묘목들이 엄청나게 군락을 지어 서식하는것이 특징입니다. 어린 묘목은 편백나무나 동백나무처럼 음지에서 잘자랍니다. 점점 커가면서 햇빛을 찾아 다른 나무와 경쟁에서 이겨냅니다. 어찌보면 생명력이 아주 강한 나무라 할수 있습니다.
예전에 이 엄나무가 우적동 마을에 엄청 많았는데, 간에 좋다하고 관절염, 피로회복에 좋다하자 사람들이 씨를 말려 버렸습니다.
저는 아직도 몇그루 큰나무가 있는곳을 아는데 절대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주지 않습니다.
몇해전 동네 어르신께 알려 주었더니 다음날 바로 나무를 통째로 베어가버렸기 때문입니다. 가지치기만 해도 될것을 자식들 준다고 수십년을 자란 엄나무를 통째로 베어버리시더군요. 얼마나 속이 상하던지 그뒤로는 절대 사람들에게 알려 주지 않습니다.
가끔 제가 닭백숙에 넣어 먹으려 할때 가지를 베어다 씁니다.
엄나무의 잔가지나 쪼갠나무는 한약재 판매상에서 쉽게 만날수 있습니다.
가시가 아주 무섭게 난 나무입니다. 그런데 이엄나무 가지는 닭백숙에 넣어먹으면 향도 좋고 몸에도 아주 좋습니다.
토종닭과 궁합이 아주 잘맞습니다. 엄나무를 넣고 끓인 닭백숙은 국물맛이 아주 구수합니다.
뜨거운 여름날 양기가 필요할때 엄나무백숙을 추천합니다.
또 그냥 엄나무차를 진하게 달여 드셔도 좋습니다.
닭백숙에 옻나무를 넣어 옻닭을 많이 드시는데 저는 옻닭보다 엄나무백숙을 더 좋아합니다. 무엇보다 아이들도 아주 맛있게 먹을수 있기때문입니다. 옻닭은 잘못 먹으면 온몸에 난리가 납니다.
엄나무의 순은 개두릅이라고도 합니다.
엄나무순은 두릅에 비해 약간 뒤늦게 순이 올라옵니다. 한4,5일정도 차가 생기는것 같습니다.
엄나무순도 두릅과 마찬가지로 잎이 피어나기 전에 채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진에서 처럼 잎이 피어난 후 채취하면 쓴맛이 매우 강합니다. 사진에서 저정도는 짱아찌나 효소를 담글때 좋습니다.
엄나무순은 특유의 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개두릅이라 하지만 두릅과는 향이 완전히 다릅니다. 약간의 비릿한 향이 진하게 나는데 이것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식감은 다래순 나물과 야간 비슷합니다.
저와 아내는 엄나무순 나물의 향을 아주 좋아합니다.
나름 우리가족이 엄나무순을 맛있게 먹는 방법은 살짝 데쳐 된장으로만 묻히는 것입니다. 두릅은 된장에 초무침을 하는데 엄나무순은 초무침을 하면 엄나무 특유의 향을 즐길수 없고 오히려 궁합이 안맞아 역작용이 납니다.
두릅에 비해 깨끗한 연녹색이 보기만해도 식욕을 자극합니다.
엄나무순도 두릅과 마찬가지로 끝에서 나는 한순만을 나물로 채취해서 먹습니다. 옆에서 나는 순들은 작아서 나물로 먹어도 별로 맛이 없습니다.
사람들은 잎이 완전히 폈을때 장아찌를 담그기도 합니다.
이렇게 좋은 봄날 산을 돌아 엄나무순이며, 두릅순이며, 다래순이며, 머위순, 쑥등을 캐어 한상 가득 차리고 막걸리 한사발에 나물잔치를 열어 보십시오. 보리밥에 비빔밥을 더한다면 더할나위 없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