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대학교 교수 시국선언문 2016-11-2

[관리자]

강원대학교 교수 시국선언문

“이게 나라인가?” 세월호 속에서 차가운 바닷물 속으로 덧없이 스러져간 우리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외쳤던 이 절규를 그 정권이 끝나기도 전에 또 되뇌어야 한단 말인가?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은 한 마디로 권력의 사유화로 인한 민주주의 유린행위이며 상상을 초월하는 국가적 재난이다. 어떻게 수천명의 고위 공직자를 가진 엄연한 민주국가에서 아무런 공적 직책도 없는 민간인이 사적 공간에서 국가의 기밀서류를 미리 보고받고 주요 공직의 인선에 개입하며 기업에 대한 파렴치한 정치적 압력을 동원해 수백억 원의 기금을 조성할 수 있단 말인가?

이번 사태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공연한 부추김과 고위 공직자들의 적극 협조의 산물이다. 공과 사도 구분하지 못하는 대통령과 그 심기 읽기에만 골몰하는 청와대 및 정부 공직자들이 출세와 기득권을 위한 충성경쟁에 나섬으로써 초래된 총체적 국난인 것이다. 그런 대통령을 비호하고 아부한 여당 정치인과 일부 언론도 사태가 여기까지 오는데 큰 책임이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최순실의 국정농단 행위가 1970년대 사이비 종교로 큰 물의를 빚었던 그의 아버지 최태민 문제에 연유한다는 점이다. 지난 3년 8개월의 국정운영이 사이비 종교적 시각과 판단에 의해 이루어졌을 수 있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보여 온 인사실패, 정책적 무능, 막가파식 불통과 온갖 스캔들이 이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데 생각이 미치면 모골이 송연하며 국민으로 청년 학생을 지도하는 교육자로 굴욕과 모멸감을 느낀다.

결국 이번 사태는 대통령 자신이 모든 문제의 정점에 자리한다는 점에서 박근혜 스캔들이며 전적으로 대통령이 책임져야 할 사안이다.

우리는 이 황당한 일들이 어떻게 민주국가 대한민국에서 가능했는지 그 진상이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고 믿는다. 대통령이 정말 국민이 위임한 막중한 권한과 권력을 사인(私人)이 행사하도록 부추겼다면 이는 중대한 위헌행위이다. 진상규명에는 대통령, 청와대 고위공직자, 최순실 그리고 호가호위한 주변 인물을 포함한 모든 당사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수적이다. 책임질 일이 있는 자들은 모두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에게 석고대죄하고 즉각 사임해야 한다. 대통령은 5천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과 삶을 책임지는 중차대한 역할을 수행한다. 그런 자리를 스스로 국정의 중대사를 판단할 능력조차 결여한 인물이 계속 차지한다면 그것은 국가적 불행이요 국민에 대한 모욕이다. 어설픈 거짓말과 껍데기만 남은 권력을 악용하여 위기를 모면하려 한다면 거대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임을 경고한다.

이에 강원대학교 교수들은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민주공화국 헌정질서를 파괴한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사임하라.

1. 박근혜 대통령은 본인 스스로도 조사받을 것을 천명하라.

1. 국기문란에 연루된 모든 관련자를 즉각 구속 수사하라.

1. 사실을 은폐 축소하려는 조직적 음모와 공작을 당장 그만둬라.

1. 국정농단에 일조한 집권 여당의 책임자들은 즉각 사퇴하라.

강순이, 강신유, 강윤식, 강치원, 강현주, 강효민, 강 훈, 고유라, 고재욱, 곽동걸, 권석민, 권인규, 권재혁, 기 윤, 김갑열, 김경태, 김경훈, 김경년, 김근철, 김기석, 김기영, 김대건, 김대중, 김민정, 김남수, 김남용, 김덕남, 김병식, 김복란, 김상균, 김상욱, 김상일, 김선희, 김성희, 김세건, 김세은, 김승수, 김승재, 김수곤, 김언자, 김영관, 김영란, 김유동, 김원동, 김예리, 김일규, 김 윤, 김정대, 김종택, 김주현, 김준현, 김진국, 김창석, 김창환, 김현철, 김형준, 김해성, 김희경, 남기택, 남시병, 남은숙, 노정호, 류승렬, 문병효, 문은식, 박기동, 박기복, 박대순, 박명호, 박병호, 박사명, 박승조, 박시원, 박영호, 박원준, 박정애, 박주병, 박철호, 박현주, 반호기, 배선학, 백낙승, 백민호, 백학영, 서규덕, 서승현, 서정희, 석명진, 성원기, 손미아, 손은화, 송동섭, 송우창, 송영훈, 승삼선, 신강호, 신동룡, 신두호, 신원철, 안병하, 안창경, 양재용, 엄태웅, 오형술, 오호준, 왕명현, 원일안, 원정식, 유기억, 유숙원, 유승호, 유승우, 유은정, 유재영, 윤경구, 윤보현, 윤병일, 윤종철, 윤희정, 이강문, 이경수, 이규영, 이기영, 이기홍, 이대원, 이동수, 이두호, 이민희, 이보경, 이봉섭, 이병천, 이선향, 이아영, 이인혜, 이의한, 이정희, 이종민, 이재선, 이재수, 이재철, 이지윤, 이 진, 이진남, 이진용, 이철응, 이태원, 이태영, 이한수, 이희권, 이훈표, 임대은, 임재열, 임의영, 임혜숙, 전기순, 전병희, 전재범, 전형배, 정광화, 정대교, 정배동, 정승옥, 정유진, 정연숙, 정은희, 정정화, 정진석, 정주아, 정준호, 정충교, 정현석, 조경남, 조병준, 조성희, 조은하, 조희숙, 주미진, 지해명, 진광윤, 최도식, 최선강, 최선심, 최성욱, 최양호, 최종선, 최희봉, 채수준, 한상규, 한상화, 한영지, 한장희, 함태성, 허남욱, 허애영, 현진덕, 현혜진, 홍석표, 홍억기, 홍효정, 한영호, 황병준, 황소연, 황환규 (203명)

(*사범대 김대중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