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의성 히포크라테스가 음식으로 그대의 의사나 약을 삼으라 한 말은 유명하다. 그만큼 음식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런데 비위 상하게 먹어서는 약도 음식도 되지 않는다. 비위는 음식물을 소화 흡수하고 영양분을 저장하고 운반하는 기관으로 비위가 나쁘면 좋은 음식과 약을 먹어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비위가 상한다는 표현은 마음이 상할 때도 쓰지만 신체적인 면에도 쓰인다. 이 두 가지 모두 속이 좋지 않아 구역질이 날 것 같을 때 비위가 상한다고 하는데 이 때 음식을 먹으면 몸에 독이 되어 병이 될 수 있다.
황제내경 소문의 영란비전론 편에 비위는 창름을 관장하며 다섯 가지 맛이 나오는 곳이라고 하였다. 창름이란 창고를 가리키듯 비위는 위장을 비롯하여 음식물을 저장하고 소화시키는 곳으로 비위에 탈이 나면 속이 울렁거리고 구역질이 난다. 암, 당뇨병, 고혈압 등을 비롯한 대부분의 질병은 비위에 맞지 않게 음식을 먹기 때문에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 병이 많은 것은 음식을 맛없이 먹기 때문이다. 너무 달거나 짜거나 시거나 맵거나 쓰거나 반대로 너무 싱겁거나 자극을 피한다고 조미료를 쓰지 않는다. 그러면 맛이 밍밍해서 넘어가지 않는데 이런 맛없는 음식을 건강에 좋다고 억지로 삼키다가 병이 생기는 것이다.
양념의 본래 표기는 약념으로 즉 약으로 알고 쓰는 것이다. 그리고 비위를 맞추는 것이 양념인데 간이 맞지 않으니 식욕도 감소될 뿐 아니라 당장에 기운이 없고 혈당부터 문제되기 시작한다. 염분은 당분을 세포로 이끌어주는 물질로 당뇨병이란 소금을 먹지 않아서 생겨난 병이다. 간장병은 신 것을 먹지 않아서 오는 병이다. 그래서 간에 병이 들면 식초를 마시면 피곤이 풀리고 살아난다.
호흡기질환이나 대장의 병은 매운 맛에 속하는 파 마늘 생강 후추 고추와 같은 양념을 넣어 조리하면 폐대장이 튼튼해진다. 기타 쓴맛은 심장과 소장, 단맛은 위장과 비장 췌장, 짠맛은 신장 방광을 강화하는 영양소다. 각 맛들은 상생상극의 원리에 따라 돕기도 해하기도 하므로 고루 먹되 약한 부분은 해당 음식을 추가해야 한다.
옛날 거지들은 반드시 소금을 한 주먹씩 갖고 다녔다. 염분 보충 의미도 있지만 비위에 맞지 않는 음식을 소금이 없이는 먹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비위를 위해서는 좋은 분위기 속에서 적절히 양념을 해서 맛있게 먹어야 한다. 속이 불편할 때 비위에 좋은 식품으로는 조 기장 감자 날감자 양배추 당근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