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풍경(서울일보) 2009.11.25.(수요일)자
詩가 있는 풍경

어머니의 힘
복효근
어머니 비가 억수로 내려요
냅둬라
냅뒀다
비가 그쳤다
◆시 읽기◆
지극히 익숙하고 일상적인 이름, 어머니! 그러나 어머니라는 이름만으로도
가슴 먹먹해지는...... 세상 가장 고귀하고 위대한 이름이다.
어머니는 강하다. 그리고 언제나 특별하다. 아무런 조건 없이 퍼붓는 사랑에
는 결코 포기가 없다. 겨자씨만한 희망으로도 커다란 기쁨을 만들어 내는 힘
을 가졌다. 자식을 지키고, 세상을 지키는 힘을 가졌다. 어머니는 그런 분들
이다.
고려장을 하던 시절, 아들의 지게에 실려 가던 노모가 산길 모퉁이를 돌 때
마다 나뭇가지를 꺾어놓는 것을 보고 연유를 물었더니, 아들이 낯선 산길에
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어버릴까 염려되어 길표시를 한다고 대답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자신의 죽음 앞에서도 자식을 걱정하는 불사의 힘, 어머니라는 이름이 가진
고귀하고 위대한 힘이다.
시인은 비가 억수로 내린다는 말에 "냅둬라" 하시기에 내버려뒀더니 비가 그
쳤다고 했다. 참으로 기가 막힌 함축이다. 이것이 시의 묘미인 것이다.
자연을 거스르지 말고 순리대로 살아라. 짧은두 마디로 위대한 어머니의 힘과
교훈을 더 없이 절절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맞벌이가 요구되는 동시에 고령화로 인한 노인문제가 심각한 현실이다.
지금우리는 자식을 위해 살아오신 어머니께 어떻게 무엇을 해드리고 있을까?
왜 많은 자식들은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에야 그 사랑을 깨닫고 후회하게 되
는 걸까?
유 진/ 시인, 첼리스트<선린대학 출강>
첫댓글 저는 어떤 어머니인가 생각해 봅니다.
어떤 어머니인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분명 좋은 어머니실꺼에요.^^
어머니! 세상에서 가장 고귀하고 아름다운 이름입니다. 시도 해설도 감동입니다.
ㅎ, 감사합니다. 어떤 시를 어떻게 느끼느냐는 읽는 사람의 몫이겠지요.?
네 함축의 묘미 ~~감사합니다
글자로 보면 시도 아닐 것 같은, 열린 마음으로 읽으면 무한한 내용..... 함축의 묘미 겠지요?
자연의 위대한 힘에 저항할 수 없음을 어머니는 유모어 차를 기울이며 산전수전 다 겪은 여유로움을 보이는것같습니다. 마치, 아이들이 싸우는것을 말리면 더 대드는 모습의 한심함에 어르신들이 '냅둬라 싸우다 지치면 그만두겠지'하고 빈정대는 모습 같지 않습니까. 시인은 마치 아이들이 싸우는것을 뜯어 말리던 장본인 같습니다. 싸움은 다 네탓입니다.
달랑 네줄의 기승전결로 행간에서 더 많은 말을 하고 있는 시....부럽기도 하고 얄밉기도 한 시 이지요? ^^
4행 2연 22자! 그 속에 우리네 어머니가 숨쉬네요. 오늘도 고맙군유.
재미있는 댓글 고맙습니다.
좋은 작품 모셔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