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5/ 9.16(금) 산타렐라 패밀리
9.20/ 9.22 텐텐
9.27/ 9.29 미남이시네요
산타렐라 패밀리(2008)
스페인/ 108분/ 감독 나초 G. 베일라/ 출연 하비에르 카마라(막시 역), 롤라 두에냐스(알렉스 역),
<산타렐라 패밀리>는 마드리드에서 가장 잘 나가는 레스토랑 '산타렐라'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좌충우돌 가족코미디이다.
이 영화는 마드리드 최고의 요리사 앞에 갑자기 나타난 아이들과 옆집에 이사 온 매력적인 전직 축구 선수의 등장을 통해서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가족들의 화합과 가족애를 유쾌한 시선으로 보여준다.
<산타렐라 패밀리>는 동성애를 다루기는 했지만, 동성애의 무거운 주제보다는 따뜻한 가족영화의 측면이 강하다. 거기에 더해서 개성 강한 캐릭터들을 통해서 시종일관 웃음의 향연을 펼치면서 영화 관람 내내 관객들을 유쾌하고 발랄하게 만들어 간다.
전 세계를 사랑의 감동으로 몰아넣은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영화 <그녀에게>에서 소심하고 쓸쓸한 남자 간호사 베니그노 역을 섬세하게 표현했던 하비에르 카마라가 <산타렐라 패밀리>에서 마드리드 최고 요리사 막시 역으로 180도 변신한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있는 대목이다.
이 영화는 광주국제영화제에서 처음 봤는데 개봉 후 예술영화전용관에서만 상영되어 사람들에게 별로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다. 하지만 진흙 속에서 발견한 진주처럼 매우 드물게 잘 만들어진 명작이다. 웃고 싶고 울고 싶고 가슴뭉클한 감동을 느껴보고 싶다면 이 영화를 강추한다.
텐텐(2007)
감독 미키 사토시 출연 오다기리 조, 미우라 토모카즈
일본 영화라고 하면 떠오르는 키워드가 있다. 바로 '잔잔함'이다. 주변의 소소한 것들을 잔잔하게 풀어가면서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일본영화의 매력인 것같다.
제목 '텐텐(轉轉)'은 말 그대로 여기저기를 돌아다닌다는 의미로 뚜렷한 목적지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무작정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며 어슬렁거리는 것이다. 일종의 '배회'다. 일반적으로는 '산책'이라는 말이 적합하다.
어릴 적 부모에게 버림받고 80만 엔의 빚을 진 폐인 대학생 후미야가 함께 도쿄를 산책해주면 100만 엔을 주겠다는 빚쟁이 후쿠하라의 제안을 받아들여 그와 함께 도쿄의 구석구석을 걸으며 여러 에피소드들을 겪게 되는 내용이다.
도쿄 시내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서 사채업자와 대출인의 관계는 무너지고 부자관계와 같은 우정의 감정을 서로에게 갖게 된다. 현실에 눌려 팍팍했던 자신들의 과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추억의 장소를 찾아가면서 정서적인 유대를 맺게 되는 것이다.
카메라가 보여주는 도쿄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대형 빌딩으로 둘러싸인 모습이 아니다. 주인공 후쿠하라가 "번잡한 큰 도로의 바로 뒤만 들어가도 고즈넉한 정취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듯이 영화에서 보이는 도쿄는 마치 우리네 소도시를 연상하게 하는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좁은 골목길, 늘어진 나뭇가지들, 낮은 담장, 피아노 소리가 들리는 학교 운동장, 오래된 펌프 등.
이 영화는 도쿄라는 도시를 배경으로 보통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흔적을 찾아가는 로드 무비이면서 정형화된 가족이 아닐지라도 서로에게 정서적인 유대감을 지닐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비록 삭막한 도시가 무대이지만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미남이시네요(2007)
코미디, 멜로/애정/로맨스/ 프랑스/ 98분 |감독 이사벨 메르고/ 출연 미셀 블랑(에메), 메디아 마리네스쿠(엘레나)
시골의 대머리 농장 주인이 뜻밖의 사고로 아내와 사별한 후 결혼중매회사를 통해 루마니아의 가난한 아가씨를 농장에 데려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시골농장에서 정직하게 사는 중년남자와 가난한 나라를 벗어나 프랑스로 돈 벌러 온 어린 미혼모가 서로 사랑하는 마음을 알기까지 소통해가는 잔잔한 갈등들이 따뜻한 마음으로 잘 전달된 영화다.
우리가 기억하는 프랑스 코미디 영화하면 과장되고 어색한 분위기를 떠올린다. 하지만 <미남이시네요>는 이런 편견들을 말끔히 씻어주는 영화다.
무뚝뚝한 시골 아저씨의 결혼원정기라는 점에서 우리나라 영화 <나의 결혼 원정기>와 유사하지만 재혼을 위해 타국에 가서 겪게 되는 에피소드보다는 그곳에서 만난 여자를 사랑하게 된 후 주인공이 겪는 내면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단순히 한 남자의 결혼 원정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 그가 사랑을 하고, 조금씩 변해가는 과정이 프랑스의 국민배우 미셸 블랑의 뛰어난 연기에 힘입어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농장일 외에는 관심도 없고 무미건조한 삶을 살던 주인공 에메는 루마니아에서 엘레나를 만나며 새로운 삶에 발을 딛게 된다. 관심도 없던 클래식 음악이 좋아지고, 사랑이라는 마법이 삶에게 주는 축복을 경험한 에메는 서서히 따뜻한 눈빛과 친절한 말씨를 갖게 된다. 그리고 관객은 변해가는 에메를 보며 비로소 진정한 미남을 발견하게 된다.
이 영화의 배경이 된 프랑스 작은 농촌마을에서 주인공 남자와 그의 친절하고 소박한 이웃들이 만들어내는 소소한 일상은 쫓기듯 빠르게 살고 있는 관객들에게 느림의 미학을 느끼게 할 만큼 여유롭고 풍요롭다. 그런 점에서 일본 영화 <카모메 식당>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감성적으로 메마른 한 중년 남자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며 내적 변화를 겪게 되는 과정을 여성 특유의 섬세한 눈길로 그려낸 <미남이시네요>는 2006년 1월 프랑스 개봉 당시 35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한 영화다. 안정된 연출과 프랑스의 국민배우 미셸 블랑의 뛰어난 연기에 힘입은 <미남이시네요>는 세자르 영화제 각본상에 노미네이트되었으며, 이사벨 메르고는 신인감독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영사모>
첫댓글 영화평을 보고나니 더 기다려지네요.............놓치지않고 꼭 봐야겠다는 생각만 떠오를뿐...........감사합니다
저두요~ 꼭!! 놓치지않고 봐야겠는걸요~~
놓치지 않겠다고 일정 조정합니다 ㅋ
답사여정이 피곤했던지 조금 졸아서 오늘 다시 보려합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스크랩해 갑니다~~~
회장님 감사합니다. 해설까지 친절하게 해주시니 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