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속에서 / 홍해리
- 틈새
어린 나무 짚으로 감싸주고
김장 담그고
메주 쑤고
문마다 창호지 꽃잎 넣어 바르고,
잠들던 어린 시절
장작더미 쌓인 돌담 지나
찬바람 문풍지 울릴 때,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던 밤 지나면
창호지마다 배어오던,
햇볕의 따스함이여
내 마음의 틈새여!
보리밭 / 홍해리
1
大地母神의 품 안
土壤酸性의 이랑마다
늦가을 햇살만 기운 채 빗기고 있었다
가랑잎을 갉아 먹으며
산자락을 휘돌아 온
앙상한 뼈바람이
풋풋한 흙 속의 한 알 보리를 흔들어
잠을 깨우고 있었다
다섯 뿌리 하얀 종자근이
발을 뻗어내리는 속도따라
햇살은 점점 기울어져
조금씩 母神의 품으로 내리고 있었다
2
두견새 목청 트이는
동지 섣달
칠흑빛 어둠을 뚫고
겨울을 털어내리는
하얀 눈은 내려 쌓이고,
깃털, 꽃머리, 비늘잎도 모두
밑둥마디에 묻어두고
한 치 땅 속에서 언 발을 호호 부는 소리
아직은 잠결,
유년 시절 고호의 손가락 같은
하얀 이파리들
골로만 모여 쌓여 있는
바람의 넋을 불러내어,
들뜨는 팔다리를 눌러 앉히며
미루나무 물 오를 때만 기다리고 있었다
첫댓글 반짝이는 보석들로 겨울이 빛이나네요...늘 수고많으십니다.. 감사드려요
눈이 내릴 듯한 하늘의 풍경입니다.
겨울밤 하늘을 올려다보면 정말 싸늘하게 빛나는 보석들이 박혀 있습니다.
동산 님 덕분에 제가 호사를 하고 있습니다.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내 마음의 틈새..엔 ??? 뒤적이며 찾아본 하루였습니다 동산님..감사히 감상합니다..고운 밤 보내세요~
좋은 시를 쓰신 시인님께 감사할 일이지요.....
선생님께선 하늘에서 눈이 오시는 걸 이토록 곱게도 읊어 놓으셨네요.그런데 저는 눈이 오는 날엔 어찌 심난스럽답니다. 어린 시절 추억때문인가 봐요. 즐거운 성탄절 되시고요. *<나머지 고운 시는 찬찬이 보겠습니다.> 늘 건강하시어요.
성탄절 전야에 오셨군요, 김순 님!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고 내년에도 건강, 건필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틈새-<햇볕의 따스함이네, 내 마음의 틈새에> 행마다 모두 고와요. *보리밭- 들 뜨는 팔다리를 눌러 앉히면, 멋진 시어는 모두 창작하시어 노래하시니, 선생님께서 좋은 시어는 다 창작해서리 나는 할게 없다는 궁한 핑게,ㅎㅎ 그림도 가슴에 안깁니다. 저는 <임영조 시인의 흔들리는 보리밭>만 알고 있었는데, 선생님 정말 훌륭하십니다. 뼈에 바람 안들게 칼슘도 드시는 것이, 늘 건강하시어요.
보리밭의 푸른 보리가 눈이불을 덮고 포근히 겨울을 나라고 눈이 퍼붓고 있습니다.
서울에 처음으로 눈이 많이 내릴 듯합니다.
저 내리는 눈처럼 멋진 시어를 모아 훌륭한 작품을 쓰라고 하는 하늘의 계시인가요?
좋은 글 많이 쓰십시오, 김순 님!
신파조의 사랑이면 좋으리라고요
신파조의 팝송이라도 어울리는 사랑이라면 더욱 더 좋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