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19일 월요일 (5일째)
오사카에서 귀국 글쓴이: 고한희
마지막 날이다.
어제밤 우리 룸에서 여러 선생님들이 모여 마지막 여행의 회포를 풀었다.
또 긴장한 탓인지 눈을 뜨니 5시 30분이었다. 룸메이트 정순옥 선생님은 벌써 일어났는지, 화장실에서 소리가 났다.
부지런도 하시지-
모닝콜이 울려 6시에 일어나 커튼을 열어보았다.
우리가 묵은 방, 20층(금연층)에서 오사카항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바다가 확 펼쳐져 있었고, 선착장에 가지런히 정돈된 배와 어느 곳에서 오는지 몰라도 밤새 달려온 여객선이 들어오고 있었다. 깨끗한 거리와 회색건물이 정돈된 모습이 보였다. 까만 바바리를 차려입고 출근하는 직장인과 검소한 복장을 한 여자가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모습에 우리도 참 검소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일본의 아침을 체감한 후 일본식 잠옷을 정리하면서 전날 이 잠옷을 입고 서로 웃으며 사진 찍던 모습이 생각났다.
하얏트호텔
하얏트 호텔은 오사카항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에 위치하고 있고, 오사카와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 작은 섬인 이 곳에는 아이사퍼시픽 트레이드센터, INTEX 오사카, 코스모스퀘어, 국제 훼리터미널 등이 있다. 간사이 공항과 오사카 공항 모두에서 공항버스, 지하철, 열차 등의 교통수단을 이용해 50분 내외의 시간에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고, 28층의 호텔 건물에는 500개의 최고급 객실이 준비되어있으며 실내외 수영장과 휘트니스센터, 웨딩 서비스를 비롯해 편안한 휴식과 관광을 위한 모든 시설들이 갖추어져 있다고 한다.
아침식사를 하며
호텔 로비 옆에 위치한 식당 입구에서 백합 세 송이와 긴 솔모양의 풀이 단아하게 장식되어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마치 어느 사찰에서 배운 다화처럼, 일본의 단아함을 표현하고 있는 것 같아 아침의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미 아침식사를 하러 오신 분들이 여럿 있었다. 흥선스님은 여전히 간단한 식사를 하고 계셨다. 집에서는 항상 아침을 조금밖에 먹지 않는 나로서는 조금 과욕을 범했다. 과식을 부르는 뷔페식의 특성도 그렇거니와 여행 중 하나의 욕심이 원인이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우리 일행들도 나와 마찬가지였다.
계속 식사를 하면서 옆 창 너머를 보니, 삼일째 본 이조성‘해자’처럼 건물 둘레에 연못이 배치되어 있었다. 그 곳에는 노란 비단잉어, 흰 비단잉어 두 마리만 노니는 모습과 소나무 한 그루의 풍경이 일본의 깔끔하고 정돈된 모습을 대표하는 것 같았다. 이 모습은 우리에게 마음 비우는 연습을 더 할 것을 강요한다.
오사카 간사이공항 가는 길
간사이공항까지 길은 4km의 연락교로 해안 따라 회색건물들 거쳐 인공백사장도 지나고, 다리 밑 바다에는 연락선이 지나가고 약 30분을 달리니 간사이공항에 도착하였다.
오사카의 간사이 국제 공항
간사이 국제 공항은 1994년 완공된 건축물이다. 건축물의 양식은 하이테크 모던에 속하며 기능은 국제 공항 터미널이며 건축 구조는 콘크리트 구조 건축 재료는 콘크리트, 스틸, 유리재료로 마감되어 있다. 공항은 설계할 때 지역의 기후 또한 중요한 요소인데 오사카는 온대지역으로 설정되었다. 설계의 주요 콘텍스트는 오사카만의 인공 섬이며, 오사카의 워터 프론터, 즉 해로의 관문으로 잡았다고 한다. 간사이공항은 총길이가 1.7km 이며 물결치는 듯한 지붕형태로 구조 디자인은 영국의 오브 아럽 구조 디자인 회사에서 담당하였다. (오브 아럽은 호주의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구조 담당 디자이너이다.)
간사이공항의 핵심은 뭐니 뭐니 해도 90,000㎡ 의 지붕이라고 할 수 있다. 규모의 방대함에도 불구하고 공항은 친근하고 빛으로 가득 찬 내부를 구성하고 있으며, 하이테크 본연의 디자인이 개방된 공간들을 전체적으로 감싸고 어색함을 주지 않는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인공섬이 오사카로 긴 다리로 이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인공섬을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컴퓨터 시스템이 바다속에서 돌아가고 있다고 한다.
회색의 간사이공항은 간결하고 사실적으로 느껴졌다. 여행객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내부에 있는 여러 개의 비행기 모형이 위아래로 흔들리는 것이 인상적 이였는데, 이 때문에 간결한 내부가 단순해 보이지 않았다.
11시 40분에 출발하는 아시아나항공 OZ143기인 비행기를 타기 위해 입국수속을 마치고, 모노레일에 올라 터미널에 도착했다.
남는 시간에 면세점에서 일본의 특징인 것을 고르려니 환율이 올라서, 고가에 사지도 못하고 이것저것 눈요기만 했다.
차분하신 조재숙 선생님의 말씀에 어느 지역인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일본 이주민들의 어려운 사정을 설명하시며 사용하고 남은 엔화동전을 모아 도와주자고 하여 십시일반 동참을 했다.
드디어 탑승을 하고 이륙을 하는데, 바다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이것이 인공섬의 특징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에는 올 때와 마찬가지로 마치 눈이 쌓인 듯, 구름이 비행기 창문을 메우고 있었다.
이렇게 항상 많은 구름에서 오는 습도 때문에, 먼지가 없어서 거리와 차들이 깨끗하지 않았나 보다.
김해공항 도착
그동안 음식고생은 하지 않았는데, 김해까지 오는 1시간 20분 동안 간단한 기내 일본음식(초밥,모밀,녹차등)을 다시 음미했다.
우리나라 영공에 도착했다. 청량한 하늘이 기다리고 있었다. 차분한 모습만 보다가, 김해공항 상공에 나타난 어수선한 모습, 여러 종류 색의 건물 모습이 편안한 기분을 맛보게 했다. 이 느낌은 고향의 친근감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모습이 좋다라는 표현보다는, 흥선스님께서 답사중에 비교하지 말고 그대로 느끼고 받아들이라는 말씀이 생각났다.
여행을 하면서 다시 한번 새겨지는 말이다.
김천으로 돌아오는 길
그동안 수고해 주신 여행가이드 김학열 과장님의 감사말씀과 우리들의 인사로 헤어지면서 돌아오는 길에 마지막 날의 한가로움으로 다들 많이 피곤하지 않은지 각각 그동안의 여행의 여담을 나누느라, 잠을 청하는 분들이 별로 없었다.
칠서휴게소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김천에 도착할 즈음에 안호대 회장님의 말씀이, 유선철 선생님의 어려운 준비에 숟가락하나 얹은 기분으로 편안한 여행을 했다는 말과 동시에 흥선스님의 좋은 가르침에 감사한다고 했다.
4박5일 동안 20명 움직이면서 사고, 불미스러운 일없이 무사 귀행함에 감사하면서 백승환 선생님의 사진촬영에 감사 인사를 하였다.
처음 동행한 장원자, 최임숙, 서정희선생님, 홍석규선생님 가족들도 너무 많은 것을 배우고 감동 받았다고 했다.
또한 관광버스기사님께 왕복 안전 운전에 감사의 박수를 보냈다.
마지막으로 홍석규 법우님의 귀여운 따님인 홍예빈양의 ‘아빠와 크레파스’노래를 들으며, 즐겁고 테마가 있는 유익한 여행을 마치게 되었다.
첫댓글 마지막 날의 표정까지 완전정복 하셨군요.늘 차분한 하니님의 노고에 감사드림니다.일본이주민 동포들이 집단으로 거주하는 곳은 평등원이 있는 우지시의 웃도로마을 입니다.강제퇴거의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완전 감동받았습니다. 이렇게 세세하게 마지막날의 표정과 생각을 남김없이 적어주셨네요. 비교하지 말고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스님의 말씀이 명언입니다. 우린 너무 많은 편견과 고정관념에 빠져있는 것 같아요.
마지막 날에는 어떤 기행문이 나올까 궁금했는데, 하니님이 잘 그려주셨네요. 한폭의 그림같이 눈에 선한 글입니다.
웃도르 마을 이야기를 조선생님으로 부터 듣고 주머니를 털어 선뜻 내 놓는 법우들 모습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십점 만점의 십점인 여행을 십점 만점의 기행문으로 수고해 주신 법우님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여행은 우리를 늘 새롭게 태어나게 합니다.'라는 글귀가 생각납니다.
유선생님의 시작과 고한희님의 마무리가 멋지게 어우러져 완성이 됐네요. 모두들 세심하게 표현함에 감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