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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인의 향기 詩 이금례 허방한 비닐 문 틈새로 세찬 바람이 몰리고 사포 같은 그녀의 손 등에선 마른 꽃 향기가 났다 남편을 먼저 보낸 상처를 달래고자 별밤에 호떡을 굽는다는 그녀 습기를 껴안은 피로와 실토하지 않으려는 슬픔이 때 절은 앞치마에 포개 있다 쓸쓸함이 못 자란 사랑만큼 똬리를 튼 그녀의 은빛 정수리 아래 단골손님이 건네 준 백합 세 송이가 포장마차 안의 한기를 우아하게 데워낸다 고마와요. 명주실 같은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는 그녀의 허연 입술에 엷은 미소가 얹힌다 뼈속 깊이 홍화 빛 사랑을 간직한 채 독한 눈빛으로 세상을 베어 문 그녀에게서 흐르는 알 수 없는 향기 고독도 슬픔도 온몸으로 발효시키고 마는 그녀의 원숙한 침묵 속에서 걸어나오는 한 줄기 평화 눈 씻고 봐도 내 서방만한 사람은 없더구먼요.
첫댓글 다음을 버텨내는 모습이 묵묵한 카페 구석에서 위스키를 마시고 싶게 하는군요. 기분 좋은 날 되시길...
별밤에 떠난 사람을 못내 그리워하다 별이된 여인의 향기군요. 에스텔 시인님 좋은 글앞에 머물다 갑니다. 고운 하루 되세요.^^
별빛같은 향기는 어디 있는지....오늘은 향기나는 포장마차에라도 들러 누군가와 탁주한잔 나눌까... 들러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