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산 들꽃탐사...6월에 피는 꽃
현충일인 어제(6일),
집에 있어봐야 스마트폰이나 만지작 거릴 게 뻔한
작은 딸을 앞세워 금성산 들꽃탐사에 나섰습니다.
이번 코스는 꿈에 그리던 월정봉 탐사입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들꽃친구들이 어찌나 반갑던지,
서로 사진 찍어달라 "저요, 저요" 하는 바람에
정신이 없었답니다.
그런데 작년에 보고 또 보는데도 이름을 기억해
내지 못해서 삐진 녀석들도 여럿이었습니다.
자, 함께 떠나보시죠.
한수제 둑방길을 따라 올라가는 금성산 월정봉입니다.
에게게~~ 저게 산이야?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모르시는 말씀.
직접 올라가 보시면 아시리!!!
올라가 봅시다!
골무꽃 열매(씨앗)
골무꽃도 피어있습니다.
우리 세대는 골무를 알기 때문에 골무꽃을 이해하는데
우리 아들, 딸들은 알랑가 몰라?
조팝나무인가 했더니 피라칸다 꽃이었군요.
일진이 좋군요. 산딸기라니...
어릴때 남동생 둘이랑 주전자 들고 따러다녔던...
엄마는 왜 우리 세 남매에게 산딸기를 따오라고 산으로 내몰았을까요?
문득 그것이 알고 싶어지더군요.
요건 뭐지? 아~ 그 배!!!
아그배나무
꽃인가, 열매인가 싶어 자세히 보려는데
카메라가 눈을 못 맞춘...
블루베리처럼 생겼다 생각했는데
정금나무였군!
아~ 셔!!!
어디선가 월견화라고 본 것 같은데
낮달맞이꽃이군요.
요즘 길가에 조경으로도 많이 심던데...
백정화
엥? (호주)명아주라고요?
수영 아니면 뱀술나무나무라고 생각했는데...
산중턱에 석류나무 과수원이 있는데
그 밑에 이런 앙징맞은 노란꽃들이 무성하게 피었어요.
동네 골목 담벼락 틈새에서 보던 꽃들인데
이렇게 잔뜩 피어있는 거 보니 이쁘네요.
자세히 보면 이렇게 생겼고
이름에 무슨 개미가 들어갔는데...
누구나 알다시피 석류꽃
찔레꽃
인동덩굴
뱀딸기
애기똥풀
좀꽝꽝나무
국수나무
난티잎개암나무
사람 애기를 막 낳으면 빨갛듯이
얘도 어린 잎은 빨갛군요.
왠지 모르게 가슴 두근거리는 사람주나무
앗....
이거이 마가목????
작년에 블랙앤드화이트님이 주신 마가목술이
아직도 절반이나 남아있는데...
바로 요 나무 열매였구나.
노루발풀
노루발풀
아래 꽃은 노루발풀이랑 같은데
잎이 좀 다르군요.
혹시 노루귀꽃?
빨간 열매가 그리운 청미래덩굴
떡갈나무. 새순이 앙징맞군요.
독립운동에 일조한 (조록)싸리나무
싸리나무로 불을 때면 연기가 나지 않아
독립군들이 은신하며 땠던 나무라고...
빨치산도 그랬다던가???
엉겅퀴꽃
엉겅퀴꽃
민영
엉겅퀴야 엉겅퀴야
철원평야 엉겅퀴야
난리통에 서방잃고
홀로사는 엉겅퀴야
갈퀴손에 호미잡고
머리위에 수건쓰고
콩밭머리 주저앉아
부르느니 님의이름
엉겅퀴야 엉겅퀴야
한탄강변 엉겅퀴야
나를두고 어디갔소
쑥국소리 목이메네
개회나무
생강나무
쥐똥나무
쥐똥나무
향이...향이...
은목서 꽃향기 처럼 좋아요.
이름이 예사롭지 않은 예덕나무
이제 지려고 하는 덜꿩나무
두꺼비봉으로 가는 길에 핀 개망초꽃
해빈님과 야릇한 웃음을 주고 받았던
밤나무꽃
군데군데 편백나무 군락이 있어 쉬어가기도 하고...
헥...헥...
내가 왜 따라왔을까
후회 막급한 작은딸.
"이렇게 훈련을 해놔야
15소년표류기 처럼 조난 당했을 때 살아남지..."
"그런 델 왜 가겠어? 헥...헥..."
큰금계국과 딸
개망초와 어울려 황금물결 춤추는 금계국
아마 둘 다 외래종이라 했지?
꽃의 세계에서는 이미 토종과 외래종의 장벽이 무너진 지 오랜 듯하다.
산을 내려와 맞은편에서 바라본 월정봉
가끔은 너무도 가깝고 익숙한 풍경들에 소홀할 때가 있습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저 삼각자처럼 뾰족한 산을 올라가보고 싶었는데
이제야 뜻을 이루다니...
급경사로 한 30분 올라가다 숨이 턱 막혀
"AIDS(아이고 이제 다 살았다!)"
했는데 가다보니 쉼터도 있고, 눈길을 사로잡는 꽃과 나무도 있고
자연은 어디에나 비밀스런 기쁨의 선물을 숨겨 두고 있습니다.
그 것을 발견하는 사람이 복이 있는 거죠.
6월의 숙제 끝!
7월은 이별재를 향하여...
첫댓글 골무꽃(열매), 피라칸다, 산딸기, 아그배나무, 정금나무, 낮달맞이꽃, 백정화, (호주)명아주, 씀바귀, 석류나무, 찔레나무, 인동덩굴, 뱀딸기, 애기똥풀, 좀꽝꽝나무, 국수나무, 난티잎개암나무, 사람주나무, 마가목, 노루발풀, 정금나무, 노루발풀, 떡갈나무, 청미래덩굴, (조록)싸리, 엉겅퀴, 개회나무, 생강나무, 쥐똥나무, 예덕나무, 덜꿩나무, 골무꽃, 개망초, 밤나무 그리고 큰금계국과 작은 딸. 숙제가 넘 많아요.ㅋ
작년에 금성산 들꽃탐사를 하면서 계절별로 피는 꽃들을 정리를 했는데 6월에는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서 행사를 못했더라고요. 제 블로그에 금성산 들꽃을 검색해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6월에 피는 꽃을 올려야지 마음먹고 있다가 어제 올리던 중에 또 다급하게 찾는 사람들이 있어서 나갔던 거죠.
꼬박 9년을 이끌어오시며 늘 새로운 내용으로 알차게 카페를 지켜오신 쥔장의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와 경의를 표하면서 행복하고 화끈한 주말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나주의 호호꽃님!! 양순샘께서 올려주신 꽃과 이야기가 더위를 잊게 해 주기에 충분하네요. 거기에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더니 둘째 따님께서도 금성산 들꽃이 되어 얼굴을 보여주셨군요. 요즘 층간 소음때문에 힘들어하는 아파트 주민들이 있다고 하던데 좀꽝꽝나무를 집에 두면 시도때도 없이 꽝꽝거리는 일은 없어질까 몰라?..하는 생각이 드는데^^ㅎㅎ 섬마을이나 어디 바닷가 산자락에서 종종 보았던 돈나무?와도 닮은 것 같군요. 언제부터인가 들꽃을 설명해주시는 맛과 멋이 쥔장님을 흐믓하게 하고도 남음이 있어 보여요. 15일에 있는 화순들꽃모임에 조르바꽃으로 동참하고 싶은데..마음처럼 되어질런지..^^.. ㅠㅠ
저도 산에서 좀 꽝꽝해 보이는 나무와 전혀 쥐똥 같지 않아보이는 쥐똥나무가 그렇게나 멋지고 예븐 하얀 꽃을 피워낸 것을 보고 이름과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을 했죠.
돈나무 본 적이 있어요. 나무이름들을 하나하나 알다보면 새로운 친구를 사귈 때 느끼는 설렘만큼이나 새롭고 반가운 느낌을 받게 됩니다.
15일 화순들꽃산행이 개천산에서 이뤄진다고 하니까 기대가 되네요. 작년에는 비온 뒤라 버섯들이 많았는데 이번엔 그 때 못봤던 꽃들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여건 되시면 조르바님도 함께 오시면 좋겠습니다.
.. 베토벤이 전원을 산책하면서 그 때의 감상을 적은 글에..전능한 신이여, 숲 속에서의 나는 행복하다. 여기서 나무들은 모두 당신을 말합니다. 아,신이여, 이곳은 얼마나 장엄합니까? 라고 썼다고 하더이다. 이 시간 베토벤의 전원교향곡을 감상하면서..적어봅니다.
언젠가 '카핑 베토벤'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어요.
청각을 잃어가는 베토벤이 이른 아침 산책길에 나뭇잎에 비끼는 햇살, 새들의 지저귐을 단지 공기파동만으로 느끼고도 오묘한 자연의 섭리를 음악으로 담아냈죠.
제 중학생때 꿈이 베토벤네 집 하녀가 돼서 그가 어지러놓은 악보도 정리해주고 그의 만년을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는 거였는데, 아마도 요리솜씨가 별로라 금방 짤렸을 것 같아요ㅋ
누군가를 깊이 흠모하게 되면 그의 발밑에 엎드려 사는 것도 결코 불행은 아니겠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 때는 음악을 들으며 그런 느낌이 불쑥 들었는데 지금은 그런 감흥이 일지 않아요. 제 감성도 낡아간다는 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