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도훈 교무--제2장 사은(四恩)
116. 천지의 은혜와 보은의 삶
길도훈 교무<성주삼동연수원장>
원불교신문 [1749호] 2015년 04월 17일
사은 활용하면 더욱 은혜로워져
천지 인격으로 사는 것이 천지의 가장 큰 보은
천지에 진리가 내재해 있을 뿐 아니라 그 모습 자체가 진리이기도 하다.
사람이 '하늘, 흙, 공기, 물, 바람, 태양, 달, 나무, 돌 등
그리고 천지를 움직이게 하는 진리와 움직이는 법칙이 없어도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어느 것 하나라도 없으면 살 수 없고
부족하면 고통스럽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다.
이처럼 천지 그 존재 자체가 은혜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태풍, 지진, 해일 등의 자연 재해로 생명을 잃어도
이것이 은혜일 수 있단 말인가'하고 의구심이 생길 만도 하다.
만약 그 순간에 태풍으로 피해 본 사람은 태풍이 원망스럽다.
하지만 지구상에 태풍이 아예 없다면 괜찮을지 생각해 보면 이 또한 없어서는 안 된다.
지구로서나 인간으로서의 삶에서 본 태풍은
수자원 공급으로 물부족 현상을 해소해 주기도 하지만
저위도와 고위도 지방 사이의 열 교환과
대기 오염 물질의 정화,
지구의 남북 온도 균형 유지,
바닷물을 뒤섞어 바다에 산소 공급과 생태계 활성, 적조 예방 등 유익하기 그지없다.
태풍은 인간의 삶에도 지극히 필요하지만
방심했다가는 목숨까지 앗아갈 수 있기에
집을 짓든 농사 등의 일을 하는 데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또한 일상 생활을 할 때도 태풍이 오는 계절이나 예보가 있을 때에는
낙석, 토사 붕괴, 계곡물 등을 조심한다면 태풍을 그리 두려워 할 게 못 된다.
예로부터 이 태풍을 유용하게 활용하기 위해서
저수지 등으로 수위를 조절하여 홍수를 막을 뿐 아니라
그 물을 활용하여 농사를 지어 왔다.
태풍은 그 자체만 갖고도 은혜이지만 활용을 하면 그 은혜를 증폭시킬 수 있다.
천지 자연은 생활하는 데 없어서는 살 수 없지만
인간의 삶에 안식을 주기도 하고 삶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인간은 자연활동을 통해
스키, 스노우보드, 스케이트, 수영, 카약, 수상 스키, 요트, 스쿠버, 뱃놀이, 등산,
산악 자전거, 삼림욕 등 재미있는 삶의 놀이터가 되어 준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인 동물로서
생존과 종족 보존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천지와 더불은 삶이자 보은이다.
게다가 영적인 동물로서 삶에 의식이 깨어 있어서
삶을 행복하게 살아갈 뿐 아니라 영적 성장을 위한 삶을 살아간다면
이는 더 큰 천지 보은의 삶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살아가며 자연보호, 자원 아껴 쓰기, 친환경 생활, 분리 수거 등으로
자연훼손을 최소화하는 것은
천지 자연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자 보은의 삶이기도 하다.
이 가운데에서 영적 성장을 위한 삶으로
천지가 천지로 존재할 수 있는 요소와, 천지의 도를 알아서
천지와 같은 인격으로 살아가는 것은 큰 천지의 보은이자 정점이다.
마치 자녀가 부모 봉양을 잘하는 것은 무자력할 때의 도리에 그치지만
큰 인격과 능력을 지녀서 세상을 유익하게 하는 것으로
부모에게 보람을 안겨 드리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