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 줘
야마시타 하루오 글|초 신타 그림|김희연 옮김
천개의바람|2015.6.30.|44쪽|11,000원|그림책|5세
이글이글 머리가 타 들어갈 듯 더운 여름, 토끼와 원숭이는 수박 하나를 낚싯대에 둘러메고 바다로 간다. 세 개의 높은 산을 넘어 드디어 바다에 도착한 토끼와 원숭이는 가져온 수박을 절반 잘라 낚싯줄에 매달고 바다에 풍덩 던진다. 물고기가 잡히기를 기다리며 나머지 수박을 나눠 먹고 물고기도 절반씩 나누기로 한다. 바다에 뛰어들어 물놀이를 즐기고 더위도 식히며 한참을 기다린 끝에 동물친구들 도움을 받아 간신히 건져 올린 건 물고기가 아닌 바다다. 도와주면 절반 준다는 약속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 동물들은 바다를 돗자리처럼 돌돌 말아 다 함께 둘러메고 산으로 가져간다. 산속 바다는 모두가 함께 나누는 바다가 된다.
밝은 색과 넘치는 상상력을 담은 초 신타의 독특한 그림은 놀이 같은 이야기를 더 즐겁게 만든다. “맛있는 미끼에는 맛있는 물고기.” “커다란 미끼에는 커다란 물고기.” 리듬감 있게 반복되는 문장을 소리 내어 읽으면 더욱 재미있다. 도움을 청할 때마다 토끼와 원숭이가 “줄게. 줄게. 절반 줄게.”하던 말이 귓가에 맴돈다.(김연희)
○까불지 마!
강무홍 글|조원희 그림
논장|2015.6.22.|40쪽|11,000원|그림책|6세
친구에게 놀림 받아 잔뜩 움츠리고 울면서 집에 들어온 아이. 속상한 엄마는 주눅 든 아이에게 기합소리 같은 “까불지 마!”를 알려 준다. 엄마는 가슴까지 꽝꽝 치면서 눈을 치뜨고 무섭게 노려보는 동작까지 직접 보여 준다.
아이는 그런 엄마가 우스워서 눈물을 그치고 마음속으로 연습해 보지만 잘할 수 있을까?
커다란 개가 앞을 딱 가로막고 있지만 “까불지 마!”는 잘 나오지 않고 떨리기만 한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온 힘을 다해 소리치자 개가 도망쳐 버린다. “까불지 마!” 한마디가 이렇게 대단할 줄이야. 우쭐해진 아이는 동네 단골 슈퍼 고양이에게도 목이 터져라 외친다. 주먹을 꽉 움켜쥐고 무서울 것이 없다는 표정이다. 자신을 놀렸던 친구에게도 통쾌하게 소리친다. 너무 커져 버린 자신감에 엄마에게까지 까불다가 혼나는 반전도 있다. 의기소침했던 아이가 투구와 갑옷, 창과 방패까지 든 장군으로 변하는 그림 표현도 재미있다.
2002년 출간되었다 절판된 책에 그림 작가를 바꿔, 색다른 그림책으로 탈바꿈했다. (김현정)
○곧 이 방으로 사자가 들어올 거야
아드리앵 파를랑주 글·그림|박선주 옮김
정글짐북스|2015.7.20.|33쪽|12,000원|그림책|7세
사자가 방을 비운 사이 호기심 많은 소년이 사자의 방에 들어온다. 사자는 밖에서 나는 소리에 놀라 침대 밑에 숨는다. 사자 방에 들어온 건 또 다른 소년이다. 그다음으로 소녀, 개, 새들이 사자 방에 들어오지만 이들은 곧 이 방으로 사자가 들어올 거라는 두려움 때문에 곳곳에 숨는다. 침대 아래, 양탄자 아래, 거울 뒤, 커튼 뒤…. 각자의 존재를 모른 채 숨죽여 떨고 있다. 마침내 방 주인인 사자마저도 방에서 느껴지는 낯설음에 겁이 나 벌벌 떤다. 두려움이 없을 것 같은 사자도 겁을 먹는다는 반전이 흥미롭다.
사자 방이 궁금하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한 아이들의 마음을 글과 그림으로 잘 표현했다. 이를 지켜보는 독자는 그 두려움을 엿보는 경험을 한다.
사자 방은 구조와 물건을 단순화하여 굵은 선으로 표현하였다. 같은 공간에서 차례로 인물이 등장하고 각자 숨어 있는 공간을 다 보여 주는 그림방식이 독특하다. 덧붙인 마지막 그림 한 장은 이 이야기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최은희)
○안녕, 아이반
캐서린 애플게이트 글|G.브라이언 카라스 그림
김율희 옮김|다른|2015.6.26.|40쪽|12,000원|그림책|초저
여기, 사연 많은 고릴라의 기구한 삶이 있다. 사람의 이기심 때문에 가족의 품을 떠나야 했고, 사람의 관심 덕분에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인생. 아이반의 이야기다.
그는 중앙아프리카 열대 숲에서 태어났다. 생후 6개월 쯤 밀렵꾼에게 잡혀 도시로 팔려갔다. 처음 3년간은 어느 가족의 애완동물로 살면서 야생에 살았더라면 결코 배우지 않아도 되는 것들을 배워야 했다. 이후 몸집이 커져 버리자 야생동물을 전시하는 쇼핑몰로 넘겨져 홍보용 고릴라로 27년을 살았다. 전시장 구석 좁은 우리 안에서는 사람의 흉내만 낼 수 있었을 뿐, 자연의 고릴라가 하는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었다. 고립되고 비정상적인 아이반의 삶에 안타까움을 느낀 사람들은 아이반의 자유를 위해 힘을 모았다. 그제서야 아이반은 애틀랜타 동물원에서 새로운 삶을 찾게 되었다.
작가는 생명 존중의 깊은 시선으로 아이반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전한다. 수록된 아이반의 자료를 읽으면 아이반에 대한 연민이 더욱 깊어진다. (박은경)
○수다쟁이숲에 놀러 와!
신주선 글|이경석 그림
낮은산|2015.6.15.|122쪽|9,500원|우리동화|초중
수다쟁이숲에 사는 흙요정 마루와 동물들이 벌이는 이야기 다섯 편이 실려 있다.
마루가 만든 쑥쑥이 거름이 사라지고 숲에는 이상한 일들이 생긴다. 봄도 아닌데 꽃무더기가 생기고 꼬마 사슴 머리 위에 커다란 나무 같은 뿔이 돋았다. 숲 속 동물들은 온 숲을 뒤져 쑥쑥이 거름을 찾아다닌다. 쑥쑥이 거름은 누가 훔쳐 갔을까? 두 번째 이야기는 수다쟁이숲의 아빠 동물들이 난데없이 조상님 대결을 벌이는 것이다. 두더지 뽀리 아빠가 뽀리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조상님 대결은 시작된다. 아이들이 아빠들에게 조상님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고, 아빠들은 점점 자신들이 지어낸 조상님 이야기에 열을 올리며 급기야 실랑이를 벌인다.
마루가 불용 후후를 불의 땅으로 데려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수다쟁이숲에 가시귀황소등번개발톱이라는 무시무시한 괴물이 나타나면서 생기는 소동, 몸이 좋지 않은 노루 할멈에게 동물들이 서로 자신의 잠을 나눠 주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수다쟁이숲 동물들은 티격태격하기도 하지만 마음이 따뜻하고 정이 있는 이웃이다. (신민경)
○내가 진짜 기자야
김해우 글
바람의아이들|2015.5.20.|163쪽|8,500원|우리동화|초고
우연히 학교신문 기자가 된 주인공이 진정한 기자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진우는 6학년 누나한테 첫눈에 반해 얼떨결에 학교신문 동아리에 들어간다. 편집장이 된 누나한테 잘 보이려고 열심히 기삿거리를 찾던 진우는 평상시 불만이 많았던 급식 문제를 기사로 쓴다. 그렇지만 기사는 반 토막으로 잘려 신문에 실린다. 뜨거운 여름날 그늘막 하나 없이 무질서하게 치른 체육대회 기사를 썼지만 학교에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기사가 잘린다. 동아리에서 같이 활동하는 학생회장과 친구 사이에 폭력이 오가는 장면을 목격한 진우는 사실과는 다르게 폭력사건이 마무리되는 걸 보고 진실을 알리기 위한 기사를 쓰지만 이것마저 편집되고 만다. 진우는 편집권은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있는 것인지 항의하면서 그동안 자신이 썼던 기사를 모두 학교 홈페이지에 올린다. 진우의 기사는 과연 어떤 파장을 불러오게 될까.
작품은 기자활동을 하는 진우를 통해 신문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갖게 하고 기자로서의 역할과 사명감까지도 생각해 보게 만든다. (한광애)
○아름다운 아이 줄리안 이야기
R.J.팔라시오 글|천미나 옮김
책과콩나무|2015.6.20.|143쪽|10,000원|외국동화|초고
이 책은 심한 안면기형인 어거스트를 괴롭힌 줄리안의 이야기다.
줄리안은 어거스트를 처음 본 순간 당황했다. 제대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 그 후로 줄리안은 어거스트를 피했고 심한 말을 하기도 했다. 줄리안은 어거스트를 놀리고 모욕을 준 일이 잘한 것은 아니지만 특별히 잘못한 일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저 단순한 장난과 농담이었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여러 사람에게 나쁜 사람으로 보이는 것이 억울하기까지 했다. 줄리안의 엄마와 아빠는 무조건 줄리안 편을 들며 어거스트를 학교에 받아들인 교장 선생님에게 책임을 돌렸다. 줄리안이 처한 상황을 알게 된 할머니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유태인인 할머니는 어린 시절, 불구라고 무시했던 친구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했던 것이다. 그 친구를 무시했던 것은 두려웠기 때문이라는 할머니 얘기를 듣고 줄리안도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게 된다. 자신이 어거스트를 무시하고 모욕했던 것도 두려움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책임질 줄 아는 줄리안의 용기가 아름답다.(권현희)
○팝콘 교실
문현식 글|이주희 그림
창비 | 2015.5.15.|116쪽|9,000원|동시|초고
제목에서 연상되는 것처럼 톡톡 튀고 생기발랄한 아이들의 일상을 밝고 경쾌하게 쓴 동시집이다.
현장학습 가는 날, 8시까지도 비가 오면 현장학습을 취소한다고 했는데 기적처럼 7시 59분에 비가 그치자 소풍 가방에 과자, 김밥 등을 챙겨 발걸음도 가벼이 학교로 향하는 아이. 담임선생님에게 우천으로 현장 학습이 연기 되었다는 문자가 왔지만 흔들림이 없다. 또 하늘에 별이 보일 때까지 실컷 놀고, 마치 개선장군처럼 집에 돌아와, ‘까짓!’ 엄마의 잔소리쯤은 맛있는 반찬과 함께 싹싹 비벼 먹자고 하는 아이의 발칙한 생각은 공감을 넘어 짜릿한 쾌감마저 느껴진다.
수십 만 마리의 가창오리가 날아오르는 장관을 보고 탄성을 지르던 사람들이 좋은 구경했으니 좋은 걸 먹자며 오리구이를 먹는 위선을 비틀어 쓴 시, 첫사랑을 기다리듯 첫눈을 기다리는 애틋한 마음을 담은 시 등도 있다.
작가는 억눌린 생활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아이들의 욕구를 우려하는 시선으로 바라보거나 훈계하지 않고, 오히려 지지하고 응원하고 있음을 시를 통해 보여 준다.(김성희)
◎지렁이 굴로 들어가 볼래?
안은영 글·그림|최훈근 감수
길벗어린이|2015.4.15.|32쪽|11,000원|자연의 세계|초저
흙 위에 몽글몽글하게 쌓여 있는 흙덩이 사이로 지렁이 꼬리가 보인다. 지렁이 똥이다. 지렁이는 땅속에 굴을 파고 살기 때문에 굴이 막히면 다니기도 힘들고 숨쉬기도 어렵다. 그러니 똥구멍을 땅 위로 내밀어 똥을 눌 수밖에 없다.
이 책은 흔하게 볼 수 있는 지렁이 똥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해 자연스럽게 지렁이의 생태를 설명한다. 미끈미끈한 지렁이의 몸, 밝고 어두운 것을 느끼는 피부, 자기 몸무게만큼 먹는 식성. 큰 글씨로 적어 놓은 질문 아래 간결하게 정리한 답변으로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여러 번 두껍게 바른 물감으로 흙의 질감을 표현하고 종이를 잘라 겹겹이 붙인 그림으로 지렁이의 움직임을 실감나게 나타냈다.
비가 오면 땅 위로 올라오는 이유는 굴속에 물이 차서 숨을 쉬려고 나온다는 설명에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비가 그치면 다시 굴로 들어가야 하지만 콘크리트길로 나온 지렁이는 그러기가 어렵다.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시선을 지렁이에게 맞추면 답이 나온다. 작가의 세밀한 관찰과 애정이 돋보인다.(이은숙)
○독수리는 왜 까치에게 쫓겨다닐까?
김기범 글
자음과모음|2014.12.5.|288쪽|13,000원|자연의 세계|13세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동물들에 대한 잘못된 진실을 알려 주고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독수리는 하늘의 제왕이라 불리지만 실제로 맹금류 중 유일하게 사냥을 하지 않는 종이다. 성격도 사납지 않은 탓에 공격적인 까치, 까마귀 등의 텃새에 쫓겨 다니기도 한다. 초식위주의 잡식성 동물인 뉴트리아는 온순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쥐와 닮은 겉모습과 그들을 공격하는 사람들에게 반응하는 것이 과장되게 부풀려져 괴물쥐로 불리고 있다. 좁은 수족관에 갇혀 사람들을 위해 쇼를 준비하는 돌고래는 마음의 병으로 괴로워하고 있다.
작가는 만 2년 동안 전국 곳곳의 다양한 야생동물과 반려동물을 만나 취재했다. 사람들의 이익과 이기심으로 동물들은 고통받고 있고, 동물과 사람이 서로 이해하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동물에 대한 바른 이해와 올바른 지식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게 해 준다. 그들과 함께 숨 쉬며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게 해 주는 책이다.(이수정) |
첫댓글 구미지회 옮겨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