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 납치 사건 김고은 글·그림 책읽는곰|2015.7.7.|40쪽|12,000원|그림책|7세 무시무시한 제목과 함께 밧줄에 가족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지만 아이는 손을 입에 대고‘쉿! 비밀이에요’ 하는 표정의 표지그림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빠 전일만, 엄마 나성실, 나 전진해. 이름만 들어도 이들의 일상이 그려진다. 지하철에 시달리며 하루를 시작하는 아빠, 아침 일찍부터 아이를 깨워 밥 먹이고 치우고 또 정신없이 출근 준비하는 엄마, 놀 틈 없이 공부하는 아이. 평범한 이들 가족에게 차례차례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출근길 지하철을 타려고 했지만 많은 인파에 나자빠진 아빠를 가방이 꿀꺽, 설거지까지 끝내고 허겁지겁 회사 가는 엄마도 뒤집힌 치마에 싸여서 날아간다. 학교 칠판 앞에서 수학문제를 풀던 아이도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르고 머리가 터져 나갈 것처럼 부풀어 날아오른다. 엉뚱한 사건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한적한 바닷가에 납치당한 듯 도착한 가족에게 또 어떤 일이 벌어질까? 노랑 빨강 위주의 색감은 가족이 느끼는 행복감을 더해 준다. (김현정) ○꿈꾸는 몽골 소녀 체체크 김향이 글|백대승 그림 웅진주니어|2015.8.20.|176쪽|9,500원|우리동화|초고 몽골 초원에 사는 체체크 이야기다. 체체크는 아침이면 양과 염소젖을 짜고, 물을 길어 오고, 한 시간 반 이상을 걸어 학교에 간다. 아버지는 체체크가 꽃처럼 곱게 자라서 일찍 시집가기를 바라지만, 체체크는 이름 없는 꽃처럼 살지는 않겠다고 생각한다. 어느 날 체체크는 산에서 바위틈에 발이 끼인 야생말을 발견하고 집에 데려온다. 그 야생말에게 ‘얼거멀’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고 정성껏 돌보아 준다. 그러나 얼거멀은 끝내 죽은 새끼를 낳는다. 체체크는 슬픔에 빠진 얼거멀을 위로하고 기운을 북돋아 말타기 대회에 나가기로 한다. 승마장을 하는 첼멕 아저씨와 아버지의 도움을 받고, 진정성을 담은 손길로 얼거멀과 친밀감을 쌓으며 열심히 대회에 나갈 준비를 한다. 체체크는 우승해서 장학금 타기를 간절히 원했다. 그런데 대회가 열리기 전날 밤에 친구 동생이 많이 아프다는 연락을 받는다. 체체크는 우승도 장학금도 모두 잊고 얼거멀을 타고 빗속을 달린다. 할미꽃과 미나리아재비꽃이 노란 물결을 이루는 몽골 초원에 사는 씩씩하고 생기 넘치는 체체크를 만날 수 있다.(권현희) ○거짓말처럼 거짓말을 끝냈어 진 밴 뤄벤 글|길상효 옮김 씨드북|2015.7.30.|224쪽|11,000원|외국동화|초고 주인공 위지는 엄마와 각각 아빠가 다른 여동생, 남동생과 같이 산다. 동생들처럼 엄마의 사랑을 받고 싶지만 엄마는 늘 위지를 틀려먹었다고만 한다. 그런 위지에게 아빠의 존재에 대한 물음은 큰 숙제다. 위지는 자신과 엄마를 버리고 떠나 버려 엄마가 늘 험담만 하는 아빠가 어떤 사람인지 찾아 나선다. 엄마는 아빠에 대한 증오심 때문에 위지를 힘들게 하지만 위지에게 힘이 되어 주는 사람들이 많다. 행복한 추억을 남겨 준 외할머니, 위지를 좋은 애라고 말해 주고 도와주는 옆집 아줌마, 위지의 그림 실력을 인정하고 격려해 주는 미술 선생님, 같이 아빠를 찾아나서 준 친구 루엘라와 켈빈, 엄마가 욕을 해도 남동생의 아빠 노릇을 제대로 하려고 애쓰는 아저씨…. 곤란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괴로워하던 위지는 이들 속에서 조금씩 자신감을 얻는다. 아빠가 없다고 놀리던 친구에게도 아빠가 죽었다고 말할 수 있게 된다. 이젠 아빠를 만날 수 없고 엄마도 여전하겠지만 위지는 물러서지 않고 자기 길을 갈 힘을 가졌다.(곽현주) ○굿바이 조선 김소연 글 비룡소|2015.6.5.|266쪽|11,000원|청소년문학|13세 1905년 풍전등화 같은 조선을 러시아인의 시선으로 풀어낸 이야기다. 알렉세이는 러시아에서 일어났던 학살의 기억을 잊기 위해 코레야 탐사길에 오른다. 코레야 탐사는 순수한 지리학회 탐사가 아닌 천연자원의 규모와 경제성을 파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탐사대원으로 퇴역 군인과 러시아로 귀화한 조선인 통역관이 합류한다. 탐사를 위해 조랑말을 구하는 과정에서 근석이 말몰이꾼이 된다. 열다섯 살 근석은 아버지를 대신해 낯선 이방인들을 따라 나선 것이다. 서로 다른 성격과 가치관의 차이로 티격태격하지만 여정이 깊어 갈수록 서로를 이해한다. 알렉세이는 스스로 일어나는 조선 민초들의 모습과 새로운 조선을 꿈꾸는 근석의 태도에 현실을 외면하려는 자신을 바라본다. 우리 역사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 대부분이 우리 시선으로 풀어냈다면, 이 작품은 외국인의 시점으로 우리 역사를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배현영) ○괜찮아, 방학이야! 김혜정 글 와이스쿨|2015.7.10.|208쪽|11,000원|청소년문학|13세 중3 여름방학을 맞은 ‘유자유자 클럽’ 다섯 멤버의 이야기를 그들만의 언어로 때로는 가볍게 때로는 심각하게 풀어내고 있다. 동갑인 줄 알고 이성 친구로 좋은 감정을 키워가던 중 자신보다 세 살이나 어리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남자친구의 조건을 돌아보는 지율. 독일에서 온 친척에게 한국어 강습을 하면서 어떨 때는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상황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주연. 한때는 더없이 친했던 친구였고 다른 한때는 상처였던 친구를 만나면서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슬아. 문화센터에서 만난 할머니들의 쓸데없는 간섭이 짜증스러웠지만 차츰 할머니들에 대한 인식을 달리하는 세진.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언니를 부러워하고 그 삶을 동경했지만 대학 졸업을 앞둔 언니의 삶이 결코 녹록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된 예나. 각자 경험한 일은 달라도 이들의 여름방학은 치열했으며 또한 찬란했다.(정인복) ○싸우는 소년 오문세 글 문학동네|2015.4.25.|255쪽|11,500원|청소년문학|16세 17세 소년이 학교에서 일어나는 규칙 없는 싸움에 맞서는 이야기다. 소년의 친구는 일방적인 폭력과 집단따돌림으로 스스로 옥상에서 뛰어내린다. 친구의 죽음에 괴로워하던 소년은 달리는 트럭을 향해 뛰어들지만 뺑소니 사고로 처리된다. 소년은 병원에서 자신을 대신해 학원폭력에 맞서다가 오히려 피해를 입어 식물인간이 된 친구의 복수를 위해 권투를 하는 산이 누나를 만난다. 퇴원 후 돌아간 학교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현실에 화가 난 소년은 싸움의 기술을 배우기 위해 산이가 다니는 권투도장으로 향한다. 권투도장 관장을 통해 싸움의 대상이 누가 되어야 하는지를 알게 된다. 폭력의 가해자가 목표가 아니고, 이득이 없고 변하는 게 없어도, 굴욕감을 즐기는 인간들에게 맞서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몸을 단련한다. 진실을 전달하기 위해 현실의 부당함과 싸우려는 소년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권향란) ○밀양 큰할매 김규정 글·그림 철수와영희|2015.7.17.|44쪽|12,000원|사회|초저 어린이를 위한 인권 이야기 그림책이다. 태극기 그리기 대회에서 상을 받은 아이의 그림 선생님은 밀양 사는 큰할매다. 큰할매는 맨날 맨날 대문에 태극기를 달아 놓아서 ‘태극기 할매’라고 불린다. 일제강점기 때 나라 없는 서러움을 겪은 큰할매는 태극기를 눈 감고도 그릴 정도로 나라를 믿는 마음이 지극하다. 큰할매는 나라가 있어야 우리가 있고, 나라에서 하는 일은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마을 뒷산에 송전탑이 건설되고 한평생 애지중지 일궈 온 논밭이 엉망이 되자 큰할매가 달라졌다. 큰할매는 송전탑 공사를 막기 위해 아침이면 뒷산에 올라가고, 저녁이면 촛불을 들고 사람들을 만난다. 무엇이 큰할매를 달라지게 한 걸까? 나라에서 송전탑을 건설하려는 이유는 뭘까? 큰할매는 왜 송전탑을 짓지 못하게 반대하는 걸까? 이 책은 아이 눈에 비친 큰할매의 달라진 삶을 통해 송전탑 건설을 둘러싼 진실을 보여 준다. 마지막 페이지 노란 민들레 꽃씨를 손에 받아든 경찰아저씨 그림에는 큰할매가 산에서 내려올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임정희) ◎사람이 뭐야? 최승필 글|한지혜 그림|김신연 감수 창비|2015.6.17.|111쪽|11,800원|자연의 세계|초중 “사람이 뭐야? 사람은 다른 동물이랑 왜 이렇게 달라?” 아이가 일곱 살 때 던졌던 질문에 답하기 위한 아버지의 노력이 한 권의 책으로 나왔다. 두 다리로 걷고 상상하고 말하는 등의 여덟 가지 특징을 중심으로, 인간의 진화를 이야기한다. 아이의 어릴 적 이야기를 들려주며 독자의 흥미를 끌고 거기에서 사람만의 특징을 찾아내 설명하고, ‘시간여행’ 부분에서 진화 과정을 구체적으로 보여 주는 형태가 반복된다. 1장 ‘손으로 잡아’를 보면, 첫 목욕 때 아빠의 손가락을 감싸 쥐던 조그만 손이 블록으로 복잡한 성도 만들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로 시작하여, 영장류와 영장류가 아닌 동물의 앞발 생김새와 쓰임새의 차이점을 설명하고 있다. 작은 포유류가 살아남기 위해 나무로 올라가고 앞발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영장류로 진화해 갔다는 ‘시간여행’ 부분은 과거의 장면들을 눈앞에서 보는 듯하다. 인류의 진화가 마치 한 편의 이야기 같다. 아빠가 자신의 아이에게 들려주고 있는 차분하고 애정 어린 목소리가 글 전체에 흐른다.(홍숙경) ◎따개비 박사 다윈, 은수를 만나다 박성관 글|김고은 그림 나무를심는사람들|2015.5.20.|248쪽|12,800원|자연의 세계|13세 비글호를 타고 항해하는 데 5년, 1~2센티미터 정도의 작은 따개비를 절단하고 해부하고 관찰해서 기록하는 데 8년, 다리가 넝쿨처럼 뻗는 갑각류를 연구하는 데 8년, 식물의 꽃가루받이 연구 37년. 지렁이 연구는 무려 40년을 했으며 알고 싶은 정보를 구하느라 편지, 우표, 잉크에만 1년에 4천만 원을 쓴 과학자가 있다. 바로 《종의 기원》을 쓴 찰스 다윈이다. 이 책은 맹랑할 정도로 솔직한 은수와 35세 때 유서를 쓸 만큼 병약한 몸으로 평생 열정을 다해 무수한 사례를 연구했던 다윈이 주고받는 대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중간중간 삽화는 글 내용을 재미있고 간결하게 담고 있다. 과학에 별로 관심이 없는 이도 생명의 진화과정을 단순하게 개념적으로 이해하기보다 단계적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인간만이 특별하다는 편견을 버리고 모든 생명이 특별하고 소중하다는 따뜻한 시선들이 지루하지 않게 느껴진다.(추정화) ◎옛 그림 읽어 주는 아빠 장세현 글 학고재|2015.5.30.|176쪽|13,000원|예술|초고 우리 옛 그림 중 기원이나 소망을 담은 그림을 여섯 마당으로 엮어 소개한다. 기원을 담은 그림은 풍속화, 산수화와 달리 보는 것만으로는 그 뜻을 헤아리기 어렵다. 그림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그림을 읽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예를 들면 물고기 세 마리를 그린 ‘삼여도’는 선비들의 학문하는 마음가짐을 보여 주는 그림이다. ‘삼여’는 세 가지 남는 시간이라는 뜻으로 《삼국지》에 나오는 이야기이고, 물고기를 그린 까닭은 남는다는 뜻의 한자 ‘여’와 물고기를 뜻하는 ‘어’의 읽는 소리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림의 쓰임을 요즘 아이들이 이해할 만한 예를 들어 설명하고, 어려운 낱말이나 한자는 알기 쉽게 풀었다. 그림의 소재로 쓰인 동물이나 식물이 상징하는 것, 자연의 이치와 다르게 표현하는 까닭, 옛 선현들의 일화를 그린 그림에 담긴 선비들의 마음 등을 아빠가 아이에게 들려주듯 이야기해 준다. 그림이 품은 의미를 알고 보면 복과 장수를 빌고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는 선조들의 마음이 느껴진다. 아래쪽에 여백을 둔 그림 배치는 병풍을 보는 듯 멋스럽다.(배숙영) |
첫댓글 구미지회 옮겨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