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로 예술문화 꽃피우기
⃞ 여는 말
홍천이 무궁화의 고장이 되기까지
구한말 정치가이며 언론인이고 교육자였던 한서 남궁억 선생이 1918년 홍천 서면의 보리울에 내려와 교회와 학교를 세우고 독립운동의 일환으로 민족정신을 고취하고자 무궁화 보급운동을 전개하였다.
역사적 인물인 선생을 추모하는 기념사업을 추진하면서 자연스럽게 무궁화선양사상이 홍천에 뿌리내려지게 되었고 지방문화행사로 30여년을 해마다 한서문화제를 개최함으로서 최근에는 무궁화 메카도시로 선정되어 나라꽃 무궁화 축제를 개최하기까지 이르렀다.
⃞ 둘러보는 말
문화 예술을 말하기 전에 꽃피울 나무를 먼저 둘러보고자 한다.
무궁화는 꽃 중에 꽃이다.
높은 하늘의 뜻에 거스르지 아니하고 원망은 할지언정 순리에 따르고 지고지순한 땅에 고귀한 생명을 묻고 해와 달을 우러러 의지하며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며 더불어 반만년 살아온 우리는 순백의 민족이다.
명분을 중하게 여기고 사리를 가려 행동하며 성품은 온화하며 정이 많으니 눈물도 많은 민족이다. 예와 효로 행하고 충과 애로 결속되며 신의로 이어가니 일찍이 세계에서도 군자의 나라라 칭송하는데 아끼지 않았던 대목에 무궁화가 있었다.
중국 상고시대 지리 풍속을 널리 조사기록한 산해경(山海經)에 “군자의 나라가 북방에 있는데……. 훈화초가 아침에 피고 저녁에 시든다.” 라고 기록하고 있다. 군자국은 한반도라는 것이 밝혀졌고 훈화초는 무궁화를 일컫는 중국의 옛 이름이다
단아하고 섬세하며 꾸밈없이 정갈스런 아름다움에 일편단심이라는 꽃말을 가진 무궁화는 무궁화목 무궁화 과의 낙엽관목으로 나무 전체에 털이거의 없고 가지가 많이 벋어 있으며 회색의 나무껍질은 단단한 섬유질로 되어있어 잘 부러지지 않으며 생명력이 강하여 꺾꽂이를 하여도 잘살며 종자가 많이 생산되어 번식력이 강하다.
또한 예부터 무궁화는 민간요법으로 식용 관상용 공업용 약용으로 나무순에서부터 꽃 열매에 이르기까지 널리 애용되어 왔다고 한다.
무궁화 꽃은 우리나라 나무식물에서 피는 꽃으로는 크기가 후박 꽃이나 목련꽃 다음으로 큰데 꽃잎 다섯 잎이 눈처럼 새하얀 순백 바탕에 해맑은 핏빛 선홍단심이 꽃술 중심부터 빛살로 번져 나와 순백을 적시는 단심과 분홍빛 바탕에 진한보라의 홍단심도 있다.
rose of sharon 꽃 중의 꽃 무궁화! 서구에서는 “신의 축복 받은 땅에서 장미처럼 아름답게 핀 꽃”이라 하는 무궁화, 군자의 나라 삼천리 땅에서 자라나 피어나는데 개화를 앞두고 꾸준하게 준비한 꽃봉오리는 꽃방에서 문을 열고 길게 밀고나와 새하얀 속살을 드러내고 여명의 아침이슬을 머금는다.
무궁화는 군자의 기개로 현모의 자태로 피고진다.
한낮에는 벌 나비를 유혹도 하지만 일몰이 가까워지면 별빛이 수줍어 열었던 앞가슴 여미듯이 다섯 꽃잎을 고이접어 언제 피었더냐? 는 모습으로 다시 꽃봉오리 되어 밤을 맞이한다.
하루라도 나무에 꽃이 피지 않으면 안 된다는 철칙이라도 있는지 옆에서 다른 형제들이 내일의 개화를 준비할 때 이미 할일을 다 마친 꽃은 꽃이 피기 전 꽃봉오리로 하루를 지내고 꽃을 피우고 하루를 보내며 꽃을 다시 오므려 꽃봉오리로 만들고 그 안에서 마지막 하루를 더 보내며 수정된 씨앗을 씨방에 갈무리를 하고 소임을 다 마친 꽃송이는 3일 만에 낙화한다.
이 세상에 모든 꽃들이 피어있을 때는 예쁘고 아름답지만 시들면 그처럼 추한 것이 없다. 어떤 꽃은 꽃잎이 가락가락 떨어져 흩날리거나 흉측하게 썩어 매달려 있는 것 등 한때 그토록 아름다웠던 꽃이라고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마지막 모습은 추하다. 그러나 무궁화만은 필 때 와 같은 꽃봉오리 모습으로 꽃술까지도 갈무리하고 마지막을 준비한다. 마지막 모습도 아름다운 무궁화! 수정된 씨방만 남기고 추해지기 전에 서둘러 꽃봉오리의 단아한 모양을 간직하고 미련 없이 모태 뿌리위에 낙화해 눕는다.
떨어진 꽃은 색깔만 약간 누렇게 퇴색되었을 뿐 추하게 시들거나 가락가락 꽃잎이 분해되어 어지럽게 날리거나 하지 않고 끝까지 고고한 군자의 모습을 흐트러지지 아니한다.
우리나라 꽃은 무궁화다.
지나치게 화려하지 아니하여 뽐내지 아니하고 꾸민 듯 조잡하지 아니하여 자만하지 아니하고 가시나 독이 없어 남을 해하지 아니하며 넉넉함으로 평화스럽고 질긴 생명력으로 인내하며 강한 번식력으로 생존해온 무궁화! 피고 또 피어 삼천리를 화려강산으로 만든 무궁화. 마음 가는 곳에 그가 있음이니 하루아침에 나라꽃이 되어진 것이 아닌 단군조선시대부터 반만년의 세월 속에 민족의 가슴에 씨앗이 떨어져 심어지고 싹이 자라나 꽃이 피고 또 피어나 누가 뭐라고 한 것이 아닌데 자연스럽게 당연한 자리를 차지하고 나라꽃이 되어진 무궁화다.
우리 민족의 그 모든 것과 너무나 닮은 무궁화는 산해경(山海經)에도 언급되었지만 원중기(元中記)에서도 “군자의 나라에는 지역이 천리인데 무궁화가 많다.” 라고 했으며 고금주(古今註)에서도 비슷한 기록이 전한다고 한다. 또한 신라에서도 최치원이 지어 효공왕이 당나라 소송에게 보냈다는 국서 가운데 한국을 근자지향(槿花之鄕)이라 하여 무궁화의 나라라고 하였으며 고려 예종 때에는 고려를 스스로 근화향이라 자칭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군자의 나라 동이(東夷)는 사람들의 민족성이 군자답고 무궁화가 아름답게 피는 나라라고 예찬 받음으로서 우리는 스스로 무궁화의 나라로 되어지고 조선시대에는 과거에 장원급제한 사람에게 임금이 어사화를 내리는데 어사화의 장식이 무궁화 꽃이었다 한다.
일제 강점기에 와서 무궁화를 사랑하는 민족정신의 응집력을 말살하기 위하여 날조된 무궁화에 대한 비난과 왜곡으로 수난을 격기도 했으나 이를 지키기 위한 우국지사들의 무궁화에 대한 사랑으로 민족정기를 일깨웠으며 그 은근과 끈기에는 그들도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무궁화는 국기나 국가같이 확실한 법 규정이나 역사성을 갖고 있지는 아니하나 3,000여 년 전부터 민족정서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인용되었고 더욱이 1948년 정식 채택된 애국가에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란 가사는 국화로서 의미를 인정받았다. 또한 입법 사법 행정 삼부의 표상으로 무궁화가 사용되고 국기의 봉우리로 제정되었으니 무궁화는 세계의 각 나라들처럼 임의로 나라꽃으로 제정하지 않고도 명실상부한 나라꽃이 되어진 것이니 진정한 민족의 꽃이 라 할 수 있다.
우리 민족과 함께 수난을 이겨낸 인고의 꽃이다
무궁화는 7월초부터 피기 시작하여 10월 초까지 백일홍같이 오래 피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한 송이가 3일을 가고 피고 또 피어나기를 멈추지 않고 3개월을 대를 이어 피어난다.
가시가 있다든가 독이 있어 스스로 보호하지 못하면서도 질긴 생명력하나로 어디에서든 살아가고 꽃을 피운다.
우리나라에서의 재배 역사도 상당히 오래 되었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원산지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으나. 우리나라가 원산지는 아닐지라도, 과거의 기록으로 보아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에서 자라고 있었던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재래종으로 볼 수 있는 것들은 거의 없다고 한다.
이는 1910년 이후 일본인들이 전국적으로 무궁화를 없애 버렸기 때문이다. 통치수단으로 한민족정신 말살정책에 급급했던 그들은 우리 민족의 얼이 담겨 있는 무궁화를 고의적으로 자르고 뽑아버린 것이다.
그러나 독립운동의 선구자들은 민족정서를 일깨우고자 없어져가는 무궁화가지를 잘라 삽목을 하고 다시 씨앗을 받아 묘목을 만드는 등 무궁화 보급운동에 앞장섰다.
그러나 일제들의 정책에 의하여 무궁화는 지저분한 나무 키우기 어려운 나무 벌레가 많은 나무로 홍보되어 국민들 스스로 무궁화를 좋지 않은 나무나 꽃으로 인식하게 만들었고 이로 인하여 지금까지도 무궁화 꽃에 대한 호감이 없어 집 정원에도 무궁화가 있는 집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또한 무궁화나무 순종 종목(從木)을 없애버리고 재배방법도 크게 자라지 못하게 전지를 하여 화초로 전락시키고 말았다.
⃞ 다지는 말
무궁화 축제는 무궁화 꽃이 주인공이다.
홍천은 무궁화 고장이다. 그러나 정작 무궁화나무는 많지 않다. 무궁화 축제에 무궁화가 없다면 그건 잔치에 넓은 마당이 없는 셈이다. 도로변이나 공터 마을안길 집안 어디를 보아도 무궁화 꽃이 지천으로 피어나게 해야 한다. 백일홍 말고는 백일이상 피고 또 피는 나무 꽃은 없다. 이 좋은 꽃 더욱이 나라꽃 민족의 심성인 무궁화를 홍천군에서심어 나가서 전국으로 퍼져나가게 해야 한다. 무엇 보다 무궁화는 심고 가꾸기 좋은 나무다. 홍천 어디를 가나 무궁화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면 모든 분야의 예술 창작이 이루어지게 되고 문화적 풍요로움의 양식이 창출될 것이며 이로서 나라꽃 무궁화축제는 국민의 축제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축제는 예술문화가 만들어내는 종합예술잔치여야 한다.
무궁화는 아름다운 꽃이다. 아름다움은 자연이 빚어낸 예술이요 이 꽃을 예술인이 작품으로 창작하여 예술로 승화시키고 이를 생활 속에 접목하는 것이 문화일 것이다.
축제 또한 문화이고 잔치다. 잔치에는 먹을거리 볼거리 놀 거리 느낄 거리가 어울려서 일체를 이루어야 한다.
특히 예술문화 부문이 미흡하면 난장이 되기 쉽다. 무궁화축제에는 무궁화를 소재로 예술문화의 참여와 창작의 기회를 제공하고 예술문화 활동을 지원하여 활성화시켜 나가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무궁화축제에 예술문화부분의 참여마당이 제공하여야 한다.
홍천군에서 현재 까지 15회를 진행하고 있는 전국무궁화사진 공모전이나 8회가 되는 전국청소년 무궁화대전(사생. 백일장)을 활성화시켜 나가고 최승희춤축제에도 무궁화를 소재로 창작춤을 공모하고 무궁화분재 공모전이나 무궁화를 주제로 하는 문학 음악 미술 서예 등 다양한 작품공모나 전시 방안을 모색하여 실행해야 할 것이며 먹을거리 또한 무궁화를 소재로 개발하도록 하여야할 것이다.
⃞ 맺는 말
.이제 나라꽃 무궁화 축제는 홍천군민의 지방축제에서 벗어나 온 나라가 함께하는 나라사랑의 잔치로 발전시켜야할 사명이 있다. 나라꽃 무궁화를 주인공으로 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지방화 시대 벚나무를 많이 심어서 벚꽃축제를 하는가 하면 유채를 심어놓고 유채꽃 축제를 연다. 홍천에서는 이보다 더 아름답고 우리들의 심성을 닮은 나라꽃무궁화를 주제로 하고 있다. 자부심을 가지고 심고 가꾸어서 나라에서 제일 큰 무궁화 잔치를 열어가야 할 것이다..
순박하지만 은근과 끈기를 자랑하는 우리의 꽃 무궁화 피고 또 피어나는 그래서 무궁(無窮)한 무궁화, 삼천리강산을 화려하게 하고 무궁화 꽃을 나라사랑의 씨앗으로 승화시켜 우리나라를 무궁하게 지켜가게 해야 할 것이다.
* 자료인용: “무궁화”한국브리태니커
한국문인협회 홍천지부 지부장 소설가 석 도 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