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브뤼겔(아버지) - 추락하는 이카루스가 있는 풍경 (1555)
<Musee des Beaux Arts / W. H. Auden>
<미술관 / W. H. 오든>
About suffering they were never wrong,
그들은 고난에 대해 결코 틀린 묘사를 하지 않았다,
The Old Masters: how well they understood
그 옛날의 거장들: 얼마나 그들은 잘 알았던가!
Its human position; how it takes place
삶의 어떠한 지점에 고난이 자리 잡고 있으며,
While someone else is eating or opening a window or just walking dully along;
고난이 발생하는 그 때에도 누군가는 밥을 먹고 창문을 열고 누군가는 그저 멍하니 걷고 있다는 것을,
How, when the aged are reverently, passionately wating
늙은이들이 경건하고도 열정적인 마음으로
For the miraculous birth, there always must be
기적의 탄생을 기다리고 있을 때에도
Children who did not specially want it to happen, skating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에는 관심 없이 숲 가장자리 연못 위에서
On a pond at the edge of the wood:
스케이트를 타는 아이들이 항상 있으리라는 것을.
They never forgot
무서운 순교가 일어나는 그러한 곳 마저도
That even the dreadful martyrdom must run its course
예외 없이 여하튼간에 어느 후미지고 더럽고,
Anyhow in a corner, some untidy spot
개들의 개같은 삶은 계속 되고,
Where the dogs go on with their doggy life and the torturer's horse
학대당하는 말이 애꿎은 궁둥이를 나무에 비벼대는 그런 지저분한 장소라는 것을
Scratches its innocent behind on a tree.
그들은 결코 잊지 않았다.
In Brueghel's Icarus, for instance: how everything turns away
예로 들어 브뤼겔의 이카루스를 보면,
Quite leisurely from the disaster; the plowman may
모든 것들이 그 참사로부터 어쩜 그리도 유유히 등을 돌리는지,
Have heard the splash, the forsaken cry,
농부는 어쩌면 풍덩소리와 버려진 외침을 들었을테지만,
But for him it was not an important failure; the sun shone
그것이 그에게 대수로운 낭패는 아니었던 것이다,
As it had to on the white legs disappearing into the green
푸른 물 속으로 사라지는 흰 다리 위로 햇빛은 당연스레 반짝이고,
Water; and the expensive delicate ship that must have seen
호화롭고 우아한 배는 뭔가 놀라운 광경을,
Something amazing, a boy falling out of the sky,
한 소년이 하늘에서 추락하는 것을 보았으련만
Had somewhere to get to and sailed calmly on.
가야 할 곳이 있어 고요히 계속 항해했다.
피터 브뤼겔(아버지) - 스케이트 타는 겨울 풍경과 새 덫 (1565)
피터 브뤼겔(아버지) - 베들레헴의 호구조사 (1566)
피터 브뤼겔(아버지) - 동방박사의 경배 (1556-62)
피터 브뤼겔(아버지) - 반역 천사의 추락 (1562)
저도 오든의 글을 올려 봅니다.
위 시는 위스턴 오든이 브뤼셀 왕립 미술관에 있는 브뤼겔의 그림들을 보고 쓴 것이라고 합니다.
브뤼셀 왕립 미술관에 있다는 브뤼겔의 그림을 모니터에 올려놓고 제 딴엔 숨은그림 찾기를 해보았습니다.
이카루스야..... 어디 있니? 휴~~ㅡ.ㅡ;;;;;
늙은이(동방박사)와 스케이트 타는 아이들까진 대충 찾겠는데.....
혹시나 엉덩이를 나무에 비비적대는 말이라도 있을까 해서 계속 뒤적거렸지만.... 더는 못찾고 포기... ㅜ.ㅜ;;
오든은 자신이 기르던 루시나 라는 이름의 고양이가 병으로 죽자 이상한 '애도의 시'를 하나 지었는데, 헨체(Hans Werner Henze)가 여기에 곡을 붙인 것을 우연히 들어 보았습니다.
'In Memoriam L.K.A 1950-52' 이라는 제목인데, 짧고 재미 있어서 한 번 올려봅니다. 제목을 보니 2년 살다가 죽었나보네요. ^^;;;
At peace under this mandarin, sleep, Lucina, Blue-eyed Queen of white cats:
편히 쉬어요, 만다린, 잠자는, 루시나, 푸른 눈을 가진 흰 고양이들의 여왕이여:
for you the Ischian wave shall weep, When we who now miss you are American dust,
이스키아 섬의 파도는 너를 위해 울겠지, 지금도 널 잊지 못하는 우리가 미국 땅의 먼지가 되어도,
and steep Epomeo in peace and war augustly a grave-watch keep.
험준한 에포메오 산은 전쟁에도 평화에도 당당히 무덤을 지키리~
'In Memoriam L.K.A 1950-52' 노래: 이안 보스트리지
(mp3 가 등록이 안되나봐요. 할 수 없이 동영상파일로 변환해서 올립니다)
네이버 등에서 '미술관' 시를 몇 가지 찾았지만 모두 제가 이해하기에 난해한 번역이라 할 수없이 무식하게 고쳤습니다. 하는 김에 위 노래 가사도 대강 휘리릭~ 하다보니 전혀 시 같지 않군요. ;;;
첫댓글 찾기 쉽지않던데 잘 보고 가요
저는 이카루스 다리로 만족합니다 ^^
브뤼겔 작품을 책에서 볼 때는 그냥 풍속화이고, 우화적이고 유머러스한, 민중을 생각하는 화가정도로 그림이 팍 와닿지는 않았었지요.
빈사 미술관에 갔을 때 여러 점 있는 그의 그림을 접하면서 책에서 보는 것과 달리 색채 감각이며 그림 속의 많은 이야기들이 들려오는 것 같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주 많은 다양한 생각거리를 제공하게 하는 화가 중의 한명인데 과연 그가 민중을 사랑하는 민중적인 화가였나 하는 점, 그림에 나오는 여러가지 껄끄러운 유머 이면에 숨겨진 그의 인간관이랄까 그런
것에도 흥미가 가고...얼핏보면 그림에 등장하는 일반 친근한 사람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민중주의 역사관이나 진보적인 가치를 지닌 역사관의 소유자일까를 생각해봤는데.. 그런 것보다는 인간사를 거시적인 안목에서 제대로 꿰뚫어보는, 변화되어지고 변화될 수 있는 인간사에 대한 희망보다는, 인간적인 숙명에 대한 받아들임, 그래서 오히려 더 거룩하고 숙연해지는, 부조리한 상황에 대한 인식..패배주의자라기보단, 그냥 있는 걸 그대로 받아들이는 엄숙함.모든 것에 울고 모든 것에 웃는.. 하여튼간에 앞으로도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그의 그림이라 생각합니다. 명랑해지다가 슬퍼지다가
숭고해지는 자신을 만날 수 있던 그림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카루스의 추락에서 그 다리. ㅎㅎ 전 한눈에 알아봐서 남들도 다 그럴 거라 생각했는데 어렵나봐요..? ㅎㅎ 월리를 찾아라에서 숨은 그림 즐겨찾던 저의실력이 나왔군요.
둘리 가족 찾는 숨은 그림 찾기 몇 번 하다보면 이런 거 쉬운데요 ㅎㅎ
제게 무척 나쁜 버릇이 몇 가지 있어요. 제목을 보지 않고 작품을 접할 때가 많고, 작품을 접하면서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편입니다. ^^
부끄럽지만 브뤼겔의 이카루스의 경우는 최근에야 제목을 알았답니다. ^^;; 작품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다보니 작가의 사상에도 별반 관심이 없어지게 되더라구요.
그래서인지 한 번도 브뤼겔이 민중을 사랑하는 화가라고 생각해본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페르소나님께서 윗글에서 표현하신것 처럼 '인간의 숙명을 받아들이는' 화가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위에 언급하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인다'는것처럼 무서운것도 없는것 같아요. 제 개인적 취향을 솔직히 말하자면...만약 브뤼겔이란 화가가, 인간의 삶이란 것이 시간이 지나면 늙고 병들어 죽는것처럼, 이 세상도 그러하기 때문에, 세상도 역시 늙고 병들어 있으며 또 그런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기에, 언젠가 세상은 죽어 소멸될테고, 그러한 세상의 종말에 대한 자신의 믿음을 초연한 마음을 가지고 완곡히 표현한 것이라면, 저는 브뤼겔을 무척 매력적으로 생각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