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서지거라 남김없이
흩뿌려 다오
천 길 아찔한 생의 벼랑들아
한번 간 물살은 다시 오지 않는다, 다만
뜨겁게 역류했던 날들
물 속에 빠뜨리며
바람으로 불려갈 뿐이다
사무침 굽이굽이
제 살 다 퍼 내어주고
둥둥 들어올린
허공에서
외마디 비명으로 질러가는
물줄기
어느 전생에 닿고 싶은 걸까
떠나거라
진혼의 가슴아
쓰러질 듯 일어서는
저 바다가 길이다
- 이 시는 지난 날 제주도 여행중 서귀포 소정방 소라의 성에서 바라본 바다를 배경으로 쓰여진 것입니다
첫댓글 저 바다가 길이다..........출렁이는 서귀포 바닷가 풍경이 펼쳐집니다. 팔월 넷째주가 기대 됩니다. 아름다운 詩에 잠시 머물다 갑니다. 늘 건강하십시오^&^
사는 일 힘들 때 훌훌 짐을 벗듯 한번쯤 여행을 떠나보는 거지요. 늘 마음으로만 떠났는데 그 해 3월, 제주도를 갔었지요. 그래서 만난 어느 여인의 사연을 진혼제를 하듯 시화했어요. 이번 여행이 일묵님의 시업에 진정한 산실이 될 수 있는 체험의 시간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