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으로 태어난 대리기사
"한국에는 유령이 있다. 술을 마시고 있으면 홀연히 찾아와 안전하게 집까지 차를 운전해주고 사라지는 유령이 있다"
모 외신에서 한국의 대리기사를 소개한 내용이라 합니다. 밤 늦은 어느 시각 어느 구석에서도, 전화 한 통화면 어느새 찾아와 손님의 차를 운전해주고, 어두운 밤길로 홀연히 사라지는 유령, 바로 대한민국의 대리기사들입니다.

그들 손아귀에 쥐어진 몇푼 운행비는 노잣돈이라도 되는 걸까요?
이미 우리 사회에서 20만명이나 존재하는 일꾼들이지만, 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유령과도 같은 존재, 바로 대리기사들입니다. 한국사회가 유령들로 채워진 나라가 아니라면 이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어줘야 합니다. 노잣돈이 아니라,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밥먹고 살 수 있는 생계비가 되어야 합니다. 법적으로, 제도적으로 존재를 인정하고 그 대책을 세워줘야 합니다.
"대리기사가 위험하다, 시민의 귀가길이 위험하다?"
음주운전의 방지와 교통사고의 예방, 시민의 안전한 이동과 귀가... 대리기사들이 수행하는 사회적 역할입니다. 매일 수십만명의 시민들이 대리기사가 움켜쥔 핸들에 의존해서 귀가하는 현실입니다. 대리운전은 이미 그 종사자 숫자만도 20만명이 넘고 연매출 3조원이니 4조원이니, 결코 적잖은 규모의 직업군을 이루는 친숙한 생활서비스로 정착되었습니다.

사회복지와 사회안전망이 취약한 우리 사회에서 대리운전시장은 그나마 갈등과 모순을 완충시켜주는 최후의 피난처일까요? 하지만 아무런 법적, 제도적 장치는 물론 최소한의 정책조차 부재한 현실 속에서 대리운전시장이 처한 현실은 야만적이고 참담하기만 합니다.
대리운전 시장은 이미 업체의 정상적 운영과 영업을 통해 먹고사는 시장이 아닌지 오래인 것입니다. 이러한 무법천지의 현실과 대리기사들의 어려운 처지를 악용한 대리운전업자들의 횡포는 이미 세상에서 악명높습니다. 고율의 수수료와 보험료 착복, 프로그램 쪼개팔기와 관리비 강탈, 기사장사와 무도한 배차제한까지.. 이 모든게 대리운전업자들의 파렴치한 수탈을 나타내는 키워드입니다.
많은 사회적 관심을 받았던 카카오대리운전 역시, 고육의 수수료와 대리기사 무한모집 등 업계의 병폐에 편승해 대리기사 두번 세번 죽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대리기사가 행복하면 세상이 몽땅 행복하다"
업자들의 무한 횡포, 각종 병폐와 차가운 냉대에 맞서 권익과 생존권, 단결을 위한 대리기사들의 활동은 처절하고 때로는 참담합니다. 하지만 이 사회 을 중의 을이라 불리는 대리기사, 우리 사회 가장 밑바닥에서 생존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의 이웃입니다.
그러나 손님 차의 핸들을 움켜쥔 대리기사들의 손아귀에 원통함과 서러움이 가득한데, 어찌 안전한 운행길이 보장될 수 있을까요? 대리업자와 대리기사, 소비자와 대리기사, 그리고 대리업자와 소비자 간 일상적인 분규가 끊이지 않고 빈번한 운행사고는 대책없는 피해를 낳고 있습니다. 대리기사, 이들의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와 처우개선을 위한 우리 사회의 노력들은 결국 안전하고 편리한 대리운전서비스를 향한 첫걸음입니다. 공정시장과 처우개선이라는 사회적 과제는 이제 이 시대에서 해결해야 할 가장 급박한 민생현안 중 하나가 되버린 것입니다.
사회 가장 맨바닥 생활이기에 이들의 처우와 근무 환경이야말로 우리 사회 현실의 민낯을 그대로 들여다보는 바로미터가 될 것입니다.
대리기사가 행복하면 세상이 몽땅 행복하다, 그렇게 되면 좋겠습니다. 정말 좋겠습니다.
사단법인 전국대리기사협회는 2019년 올 한해, 대리운전업법, 대리셔틀, 카카오드라이버, 대리기사센터 등, 업계가 맞딱드린 과제들을 정리하여 연속시리즈로 게시하려 합니다. 동료기사님들의 많은 관심과 의견 바랍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꾸준이 까페취지를 이어가는 곳은
그래도 전기협밖에는 없는것 같습니다 수고요~
감사합니다. 권익운동을 위한 님의 열정을 항시 기억합니다. 힘내보십시다,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