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0 1 8 년 년초에 다녀온 덕유산 향적봉(1,614 m)에 눈도 얼마 없었고, 기대한 만큼의 눈꽃도 상고대를 못본것도 아쉬웠지만, 그것보다는 산행방법이 바뀐것이 궁금하여 다시 도전해보고 싶은 충동에 산행에 나선것이다. 예전에는 무조건으로 들머리가 정해지면, 들머리에서 시간이 얼마가 걸리던간에 정상까지 올랐었지만, 눈꽃과 상고대가 유명한 덕유산에는 곤도라를 이용해서 오르면 상고대를 일찍보기도 하겠지만, 선명하게 볼수 있어서 그렇게 곤도라를 타고 오른단다. 지난번 산행때 상고대도 눈꽃도 못보고 왔으니 이번 산행에 보겠다는 의지로 곤도라를 이용해 오르기로 하고 산행에 나섰다.
서울이 영하 1 3 도인 아침에 신사역으로 향하며 느끼는 체감온도는 무척이나 춥다. 고속도로를 3 시간여를 달려 무주 리조트 곤도라 탑승장에 1 0시 4 0 분에 도착하여 산행대장이 곤도라 승차권을 끊으러 간사이 스패치도 꺼내 착용하고 산행준비를 하고 기다렸으나, 1 시간이 지난뒤에야 승차권을 가지고 와서 나눠준다. 티켓을 받아들고 쭈욱 늘어선 곤도라 탑승을 위한 순서에 우리도 대열에끼어 기다렸다. 어림잡아 3 0 여분을 기다린끝에 곤도라에 8 명씩 조를 짜서 탑승하고 설천봉(1,525 m)에 올랐다. 편도요금 일만천량을 내고 2 0 여분을 이동하여 오른것이다.
곤도라에서 내리자마자 제일먼저 반긴것은 쌩하고 부딪처온 눈보라와 1,500 m 고지의 매서운 동장군의 기세가 찬공기의 맛을 보여준다. 기온도 기온이려니와 고지에 부는 칼바람이 매섭다. 팀원중 한분이 "정상이고 뭐고 때리치고 하산하자" 고 엄살을 떨어볼 정도로 체감온도가 아마도 영하 2 5 도 이하일것 같으다. 그도 그럴것이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도 "다운자켓"을 임고 산행한 적이 없었는데, 오늘은 자켓을 벗고 바람막이로 갈아입을 엄두가 나지 않을정도의 추위이다. 설천봉에서 향적봉까지는 0,6 km 떨어져 있지만, 쎈바람과 추위를 뚫고 어떻게 올랐는지 모를 정도로 단숨에 올라 쾌재를 불렀다.
체감온도 영하 2 5 도의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웬 산꾼들이 그렇게도 많은지 ? 인증샷을 담을려는 행렬이 또 늘어섰다. 추위에 기다릴수가 없어서 지난번처럼 편법으로 인증샷을 담고 일으키는 눈보라 광풍을 약간 후미진곳에서 즐겨보지만 워낙 강한 추위가 윈드스탑 바지에 스패치를 했슴에도 냉기가 느껴진다. 하늘이 맑고 푸르러 지리산 천왕봉과 주능선이 펼처보이지만, 조망하는 것도 워낙 춥다보니 별로이다. 어쩔수없이 하산을 서두를수 밖에 도리가 없다.
하산은 중봉을 거처 오수자굴을 경유하여 4,2 km를 우회하는 하산길을 택할려고 했으나 진행 방향쪽에서 불어오는 눈보라를 감내할수가 없어서 계획을 수정하여 백련사까지의 직코스 2,5 km 를 통해 하산 하였다. 직코스이다 보니 내리꽂는듯한 계단에는 쌓인눈으로 계단참은 없어지고 썰매장 같은 길을 내려와 백련사에 도착하였다.
오후 3 시가 되어서 백련사에 도착하니 강한추위와 눈보라에 잊혀젔던 배고품이 이제야 생각이 난다. 배고품이 느껴졌다 하더라고 마땅히 바람을 피하고 의지할곳도 없어서 못 하였을 요기를 따뜻한 햇살이 드는 백련사 요사체 툇마루에 걸터앉아 간단하게 속을 달랜뒤 구천동계곡을 통해 삼공리 탐방쎈타가 있는 주차장까지 약 6 km의 거리를 내달려 4 시가 조금 지난 시간에 도착하여 산행을 종료할수가 있었다.
산행거리는 곤도라 탄것까지 포함하여 12,1 km이였고, 산행에 소요된 시간은 3 시간 1 0분에 완성할수가 있었다. 겨울이면 늘 다니던 소백산 계방산등 강원도의 고산에서 느꼈던 칼바람 보다는 못한것 같았지만, 영하 2 0 도를 넘는 추위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것 같다. ( 終 )
2 0 1 8. 2. 4. ( 일요일, 立 春 ) 곤도라 타고 향적봉 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