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 목사 부부를 만나러 가는 도로에서 유난히 허리가 불편하신지 기지개를 펴는 할머니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마을까지 모셔다 드리며, “할머니 주평마을 행복한 교회 아세요?”라고 여쭤보자 “응? 행복한 교회 잘 알지…거기 친절한 강 목사가 있는 데 잖아. 그 분 참 대단하고 우리 같이 노인네들한테는 고마운 분이야”라며 고마움을 받은 이들에게만 보일 수 있는 아름다운 미소를 기자는 느꼈다.
- 반갑습니다. 강 목사님!
몸이 제멋대로 움직이게 하는 비포장도로를 지나 작은 시골 대한예수교장로회 ‘행복한 교회’
“부산에서 교회 운영을 해오다가 친분이 있는 목사님께서 구만면 주평리를 소개해 줘 2004년 2월 행복한 교회를 설립했습니다. 교회 설립 후 곧바로 노인문화교실을 개설해 노래교실·건강체조교실 등 노인들의 여가활동을 돕고 있습니다. 그리고 때마다 어르신들을 모시고 가까운 온천 등지에 찾아가 풀코스 목욕봉사를 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여가선용을 돕고 있습니다.
버스가 하루에 두 번 남짓 들어오는 시골마을에다 대부분이 노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읍내 볼일이 있어도 나갈 엄두를 못 내는 형편이다. 2003년부터 매주 금요일 고성, 마산, 창원 등지의 병원에 노인들을 직접 모시고 진료 편의를 제공하는 의료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에게 목욕봉사와, 작년 1월부터 매주 월·수요일 한방치료도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강 목사는 ‘어르신들에게 효자아들의 재롱을 맘껏 부리고 있습니다’라며 너그러운 미소를 지으셨다.
- 제8회 우정선행상 본상 수상
지난 4월 코오롱 그룹의 오운문화재단에서 (재)꽃과 어린왕자와 매년 주최하는 제8회 우정선행상에
‘우정(牛汀)’은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의 호(號)로 그대로 풀이하면 ‘물가의 소’를 뜻한다. “그렇게 큰상을 받아서 얼떨떨하기도 하고 어르신들에게 아들 노릇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무감도 생기더군요.
누구나 다 가질 수 있는 마음을 어떻게 실천하느냐는 점이 크게 작용한 듯합니다. 어르신들에게 받는 상도 풍성해 배부를 지경입니다. 제가 구만면에서 정착한 이유로 쌀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많아 어려운 이웃에게 되레 나눠 주고 있습니다. 보이는 상보다 저는 어르신들이 주시는 이러한 상이 더 좋습니다”고 말했다.
- 사랑으로 함께 나누는 강 목사 부부
“하나님의 계명 중 하나인 이웃 사랑처럼 하나님이 우리에게 건강한 신장을 나눌 수 있는 건 고마운 일입니다”라는 강 목사는 2003년 봄에 사랑의 장기운동본부에 신장기증을 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이식 받은 만성신부전 환우의 남편이 이에 대한 고마움으로 자신의 신장을 기증했고, 이것은 릴레이가 돼 무려 5쌍의 ‘사랑의 신장이식릴레이’가 기적적으로 이뤄져 TV매체에서 큰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다.
더불어 지난 1월 얼굴을 한 번 본 적 없는 만성신부전 환우를 위해 강 목사의 아내
“현재 기증자·이식자의 모임인 새생명나눔회 전국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만성신부전증 환우들은 일주일에 두 번 혈액을 투석하는데 그에 따른 비용은 만만치 않아 가정불화를 겪기도 할 정도로 생활이 어렵습니다. 우리에게 흔하게 생각하는 건강이 그들에게는 소망이고 물 한 번 오줌 한번 시원하게 누는 게 소원입니다. 때론 그분들과 함께 있을 때면 건강을 누리고 있는 저희가 죄송스러울 정도입니다.
그러한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지난 4월 찻집을 운영해 3천8백만원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물질적인 풍요보다 건강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고 사랑을 나누며 이 세상이 사랑으로 살맛나는 세상이 더 아름답지 않을까요.
힘이 닿는 그날까지 계속 지역사회의 밑거름인 어르신들에게 사랑을 줄 것입니다”라는 그는 오늘도 아침 일찍 일어나 세수를 하고 밥을 먹고, 자신의 키를 낮춰 어르신들의 손을 붙잡고 재롱을 떠는 모습이 그려진다.
진정으로 사랑을 나누고, 받는 소중함을 아는 순박한 시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