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민환이 소시부터 고후비님을 수종하다가 집에 돌아와 있더니, 어느날은 문득 도통해 볼 생각이 들어서 모든 준비를 갖추니라. 이 때 고민환의 가문은 부자인지라, 많은 돈을 가지고 산으로 들어가며 고후비님께 인사하고 갈 생각으로 찾아가 뵈옵더니, 물어 가라사대 "너 어디를 가려느냐?"’ 하시거늘, 고민환이 전말을 말씀드리며 고하기를 "도통하기가 소원이어서 입산수도하러 가는 길이온대 인사차 들렀나이다." 하였더라. 고민환의 말을 들으시고 한참을 바라보시다가 가라사대 "상제께서 도통문을 닫았으므로 도통이 없나니, 부질없는 짓을 하지 말고 너는 내 앞을 떠나려 하지 말라. 내 곁에 꼭 붙어있으며 집이나 잘 보도록 하라. 그리하면 될 것이니라." 하시니라. (선도신정경 pp73-74)
3. 신통술을 배우려는 허망한 생각을 버리라
@ 다음날인 기사(1929) 삼월 이십칠일에 익산군 삼담면 죽산리에 사는 도인 남상돈에게 대하여 가라사대 "네가 원하는 것이 도통이더냐." 하시니, 남상돈이 "예, 소원하는 바 도통이로소이다." 하고 고하거늘, 고후비님께서 들으시고 가라사대 "도통을 원하지 말라. 네가 지성으로 신심만 잘 가지고 나가면 자연히 열릴 것이요, 쓸 데없이 허망한 마음을 가져서는 안되리라." 하시더라. 그런데 그 뒤에 남상돈이 어느 부황한 사람의 말을 듣고 용담에 가서 술객과 만나 신통술(神通術)을 배운다고 고생만 하다가, 신통도 못하고 많은 금전만 소모하고 와서 고후비님의 말씀을 듣지 않았음을 속으로 후회하며 고후비님께 문후를 드리니, 고후비님이 먼저 아시고 가라사대 "내가 일찌기 너에게 경계한 바 있거늘, 어찌하여 깨닫지 못하고 허망한 생각으로서 일을 그르치느냐." 하시며 "그와 같을 진대 하는 수 없느니라." 하시더라. (선도신정경 pp174-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