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보길도 그 푸른물에...
완도 보길도 당일치기 가을여행
대학동문회에서 보길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굳이 역마살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 계절쯤 되면 누군가와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그런 날이 있지 않습니까?
공사가 다 망하든 말든 옳다쿠나 하면서 떠난 보길도!1986년 대학 1학년 때 교회 청년대학부 수련회로 떠났던 곳이 바로 보길도 였습니다.
그때는 한 곳에 머물면서 기도하고 말씀 듣고, 수련하느라고 이런 정취도 못 느꼈는데 이제 중년의 가을이 되어 찾은 감회가 남다릅니다.
아, 이 바다를 건너 김진수 선생님이 섬마을(총각 같은)선생님을 지냈다지? 그때 지었던 시가 파리각시랑 동거하던 얘기였던가?
오만가지 생각을 하면서 말이죠.
가을의 길목에 찾아나선 그 보길도 바닷가의 풍경 함께 보시죠.
해남 땅끝항
□ 이동경로별 소요시간
○ 나주 → 해남 땅끝 : 1시간 30분 ~ 40분 (차량)
○ 해남 땅끝 → 완도 산양(노화도) : 35분 (선박)
○ 완도 산양(노화도) → 완도 보길도 : 20분 (차량)
※ 총 소요시간 : 2시간 30분
□ 선박 운임 및 운행 시각
○ 대인 : 6500원, 경로 : 5,200원, 학생 : 5,900원
○ 승용차 1톤 : 18,000원, 9~15인승(봉고) : 20,000원, 25인승(콤비) : 60,000원
○ 운행 시각 : 매 정시에 출발 (마지막 출항 17시 50분)
해남 땅끝항이라고 해야 되겠죠?
예전에 주말 오후에 혼자 차를 타고 땅끝까지 달리다 여기서 완도로 들어가는 저 배를 꼭 한 번 타고 싶었으나 내일 교회가야 한다는 생각에 접었던 곳.
언젠가는 이 삼남길을 한번 걸어볼 생각입니다.
장보고호.
트럭도 싣고, 버스를 실어도 넉넉합니다.
멋지요!
배 안에서 바라 본 땅끝전망대
모노레일을 깔아 쉽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노화도에서 보길도 건너가는 연륙교.
보길도 예송리 바닷가입니다.
물수제비 뜨기에 딱 좋은 매끈한 돌들이 널려 있습니다.
저 맑은 푸른 물
다시마 파는 예송리 할머니
6만원이면 숙박도 하고 자연산 회로 세 끼 식사도 마음껏 하고
바다낚싯배도 빌려주는 예송리 민박집입니다.
무슨산?
격자봉입니다.
산길을 걸으면 참 좋습니다.
여기는
보죽산(뾰족산) +공룡알 해변
바로 여기가 공룡알해변입니다.
공룡알 찾으러...
공룡똥화석일까요?
넓직넓직한게 도담마을 정원식탁으로 쓰면 딱 좋겠습니다.
하나 들춰매고 오려다가...
뾰족산과 바다
엄청 큰 치즈덩어리바위
구멍이 숭숭
산이 진짜 뾰족하죠?
누군가 살림을 했던 흔적이...
누군가 소꿉놀이를 했나 봅니다.
멸치젓을 담았다고 하더군요.
송시열 글씐바위
송시열이 임금의 눈밖에 나서 제주도로 귀향을 가는 길에
풍랑을 만나 피해 있는 동안 바위에 시를 새겼다고 하더군요.
임금한테 이런 시 바치는 신하는 영...
八十三歲翁 83세 늙은 이 몸이
蒼波萬里中 거칠고 먼 바닷길을 가노라.
一言胡大罪 한 마디 말이 어찌 큰 죄가 되어.
三黜亦云窮 세 번이나 쫓겨가니 신세가 궁하구나.
北極空瞻日 북녘 하늘 해를 바라보며
南溟但信風 남쪽 바다 믿고 가느니 바람뿐이네
貂舊萬恩在 초구(임금이 하사한 담비 갖옷)에는 옛 은혜 서려있어
感激泣孤衷 감격한 외로운 속마음 눈물 지우네
윽~ 파리는 파린데 해파리닷!
노화도의 겨울
김진수
겨울파리
한마리가
나와 함께 산다.
내 식탁 위에 함부로
오르는 법이 없고
내 얼굴에도 버릇없이
발을 대지 않는다.
내가 누우면
천장에 붙어 자고
내가 일어나면 내려와
반가이 맴돈다.
밥상 위의 부스러기
남겨둔다.
나갈 때 보일러를
켜둔다.
<아주 오래된 외출, 2003, 내일을 여는 책>
완도 보길도 당일치기 가을여행
지금 딱 좋습니다.
첫댓글 그 여름 추억이 떠오르네요, 오메!!!사진 멋지요. 아름답소
대학 1학년 때 교회 수련회 가본 뒤로 27년만에 다시 갔어요.
그때 봤던 바다와 지금 보는 바다가 다르더군요.
가족들하고 차분하게 다시 한 번 돌아보고 싶은 마음을 안고 나왔습니다.
토말에서 보길도... 94년 복찍 때 윽, 새벽 토말에서 덜덜 떨다가 반찬가방 메고 나라시 택시 쫓아가던 순간들... 저 연육교 나기 전에 이포리 항에서 흔들리며 삐걱거리던 밤들... 새벽 안개 속에서 학교 뒷산을 오르며 내 첫 인동초며 꿀풀들을 깨물어주던 외로움들... 잘포리포구를 굽어보며 석양길을 따라 부르르 마신 분노들... 암도 모르게 신문삽화들을 끄적이다 우체국을 기웃거리던 뭍... 지척을 그리며 못 건너가던 보길도의 깻돌들...오메 멋지요 아름답소
사진만 수두룩하게 올려놓고 무슨 말부터 해야 할까 궁리하다 몇 마디 보충을 했습니다.
너무 좋은 사람한테는 좋다는 말도 필요가 없는 것처럼 너무 좋은 풍경은 좋다는 말 그 자체가 가벼운 것 같아 쉬 할 말을 못 찾겠더군요.
이 아름다운 보길도에 부르르 분노의 추억을 마시고 계시는 회장님께 고합니다.
지금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한번 다시 가 보시지요.
아마도 그동안 가져왔던 그 온갖 회한이 환희로 바뀌는 벅찬 여행이 되실 겁니다.
가시는 길에 길라잡이로 저를 앞장 세우셔도 되고...ㅎㅎ
그리운 보길도!!!♥!!!~~
멋진 풍경들을 이렇게라도 보고 있으니,
그곳 어딘가에 윤선도와 송시열의 발자국도 화석처럼 박혀 있을 것 같고
숭숭 뚫린 바위들은 공룡알을 품은 흔적 같기도 합니다~~^^즐감하고 갑니다!
지금 세상의 고뇌와 싸우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이런 여행을 감행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자연이 주는 치유의 힘, 마치 생각지 않던 사람에게 멋진 선물을 받는 것처럼 오지고 고마움이 느껴집니다.
선생님도 한번 다녀오시지요.
예송리. 마지막으로 가본게 1990년이니..
근데 땅끝은... 전망대도 좀 흉하더니.. 거기에다 보노레일까지.. 저는 정말 속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