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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한아름폐백 이재숙 사장 |
하늘아래 인간에게 허용된 가장 큰 경사로 혼례만한 것이 또 있을까. 예로부터 혼례는 ‘일륜지대사’라 하여 명가의 예절과 기품에 흠이 되지 않도록 정성을 다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로 여겨져 왔다.
이날 신부가 시부모나 그 밖의 시댁 어른들에게 처음으로 인사드리면서 올리는 특별음식 폐백과 신행 갈 때 가져가는 이바지음식은 양가 간 법도나 예의범절의 됨됨이 여하를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조리방법과 솜씨에 여간 조심스러운 것이 아니다.
동대문구 제기동 경동시장 내에 위치한 한아름폐백(대표 이재숙 hanarmpebak.com/ 02-967-2961)은 25년간 숙련된 장인의 손길에 딸을 시집보내는 친정어머니의 지극한 정성과 소망을 담은 음식 만들기에 입소문이 나있다.
이재숙 사장은 “딸을 시집보낼 때 폐백과 이바지 음식을 손수 만들어 주고 싶어 처음 시작했던 일이 이제는 천직이 되었다”고 말하며 “폐백과 이바지 음식을 만들 때마다 시집보낼 딸이 한명씩 늘어나는 느낌을 갖는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어 이 사장은 “기계생산이 불가능한 폐백과 이바지 음식은 조리 특성상 하나하나 장인의 혼이 담길 정도의 깊이를 가지는 전통적인 조리예술”이라며 요즘 본래 형식에 비해 다소 현대화 되어 지나치게 형식에 얽매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심혈을 쏟듯 정성을 다하여 겉만 화려하고 깊이가 없는 음식을 만들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집에서 세 명의 딸을 시집보내는데 폐백과 이바지음식을 맡겼다는 한 고객(62)은 “혼례 초기 사돈댁보다 더 어려운 인간관계가 또 있겠느냐”면서 “사돈댁에 처음 보내는 예절이니 만큼 과도하지 않은 선에서 정성을 다해 준비하여야만 두고두고 마음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폐백은 지역과 가풍에 따라 준비하는 음식이 다소 다르긴 하나 대체로 대추와 편포, 닭 등을 준비한다. 대추는 시아버지에게 닭이나 육류는 시어머니에게 드린다. 밤, 대추는 자손의 번영을 뜻하며 육포류는 시댁의 어른들을 존경하겠다는 의미이다. 또한 은행과 솔잎은 항상 푸르고 정직하게 살겠다는 삶의 각오를 담고 있다. [박준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