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이 시리네요.
몇 명의 아이들을 장학생 대상자로 추천합니다.
돌보고 싶지만 여력이 닿지 못해 내버려두고 있는 아이들...
얼마 전 다른 문제를 상의하러 온 군청 직원에게 사정을 얘기했더니
마침 도울 수 있는 길이 있을 것 같다고 연락을 해 옵니다.
그 중 한 명은 주소지가 장흥이 아니어서 제외된답니다.
사실은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한 아이이지만, 타지의 보육원에 적을 두고 있어서
보호자 없는 장흥으로 미성년자가 독립을 해 올 수는 없는 형편이지요.
그리고 그것은 아이의 선택이라거나 잘못이 전혀 아닙니다.
어쨌든... 그 애는 주소지 때문에 대상자에서 제외됩니다.
그렇지만 다른 아이들에게는 다행입니다.
그렇게 관심 갖고 나누려는 뜻이 몇 명에게라도 닿을 수 있어서요
주소지가 다른 아이에게는 저 개인으로라도 어떻게 해볼 참입니다.
혓바늘이 돋았네요.
(혀에 바늘이 돋다???)
띠앗거리며 갈신갈신 몹시 신경을 거스릅니다.
그래서인지 입맛이 까실합니다.
쏙쏙 쑤시는 듯 아픈 혀를 아무렇지 않은 듯 표 내지 않고 저녁을 먹다가
친구의 전화를 받습니다.
밥 먹다 말고 젓가락 잡은 채 한참을 새살거립니다.
굳이 의미를 따지자면 그저 그런 얘기이지만
바로 그저 그런 얘기의 소통이 맘을 편하게 해서
그저 그렇지 않은 얘기까지를 할 수 있는 사이가 되는 걸 종종 경험하지요.
오래 전 동료였던 후배가 간만에 메일 안부를 묻습니다.
마음의 상처가 깊어서 좀체 헤어나오지 못하고서 자기 안에 침잠해 있던 사람이었죠
당시의 동료들이 심지 따뜻한 사람들이어서 동기들 살피듯 아픈 동료를 살폈더랍니다.
건강해지기까지 우여곡절 등성이도 많았지만 이겨냈고
아무 일 없 듯 모두가 제 갈길로 흩어져 갔습니다.
만,
따뜻한 기억 하나가 등불로 남아 때때로 가슴을 덥힙니다.
그래서 그 사람의 메일은 저녁에 듣는 먼 종소리처럼 여운이 깁니다.
자주 안부 묻다가 언제부턴가 조금 뜸해진 또 다른 후배의 소식도 듣습니다.
병이 들었다네요.
요즘은 누구라도 연락이 끊긴다 싶으면 으례 암이랍니다.
배앓이만큼이나 흔해진 암
매번 놀라면서 역시나 또 놀랍니다.
뭐야? 정말야? 아픈 거야? 언제부터 그랬는데??
속사포로 전화를 걸어 묻고 또 묻습니다.
맙소사. 미안해. 너무 무심했어.
황망하여 아무 말이나 마구 섞여 나옵니다
이러다간 암 걸리지 않은 사람이 더 적어질 것 같은... 대체 왜들 이래? 심난해하면서
한정된 시간을 더듬어봅니다.
산꼭대기에서 내려다보는 세상은 참말 시원찮은 한쪼가리 파편으로 뵈듯이
삶의 저편에서 건너다보는 사람의 일생이란 하나의 쪼가리에 지나지 않을 테지요
머리 위에선 아이들이 쿵짝쿵짝 밴드 연습을 하고 문화원에서는 발간 책자에 싣겠다며 원고를 재촉합니다.
책상머리에 뽀짝 다가앉았지만 생각처럼 쉬이 써지지 않은 탓에 원고는 아직 절반 쯤에서 절룩 걸음입니다
수업 시간은 뽀작뽀작 다가들고...
읽다 둔 책으로 손이 먼저 나가는 걸 가까스로 참으면서 우선 할 일부터 마무리 짓고... 순서를 가닥 짓습니다.
기준과 원칙, 유연성을 생각합니다.
때로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들
그 차이
바꿔 생각하면 모두 옳은 말이지만
이쪽 면과 저쪽 면의 굴곡이나 문양의 차이 정도일 겁니다.
장님들이 만지는 코끼리 다리지요.
무엇을 배제하고 무엇을 수용할 것인지의 기준 정도로 탄력을 둔다면
무난할 수 있는 것을
부딪치면 쪼개져버리는 강직은 견고함과 반대말이 될 것입니다.
어제는 환경 영화 상영이 있었습니다. 오붓하게 영화 보기에 알맞춤한 수련관 공연장에서죠.
땅의 연가? 땅의 여자??... 제목이 뭐였더라??
-(땅의 연가는 대학 때 문학 동아리와 교지 편집 위원에서 함께 활동한 선배의 신간 소설 제목이었는데...
문병란선생님의 오래된 시집 제목이기도 하고...)
하옇든 땅이 들려주는 메세지가 가득한 다큐멘터리 영화였습니다.
......
희망을 노래하고 싶은데 입이 잘 떼어지지 않는 답답함 같은 게 그들먹 차오르는 느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만 하는... 언제나처럼 가슴에 체증이 생기는 다큐였지요
상영 후엔 식당 옆의 '바오밥 카페'에서 뜨거운 차를 나누며 감상을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전단지를 보고 오신 분들, 천주교 홈피에서 안내를 읽었다는 초등선생님들... 초등 아이들까지 연령 대 다양하고
폭 넓었지만 나름의 자기 소감은 각각 분명했습니다.
바닥에 흐르는 감성들은 어딘가 모르게 닮아있었지만요.
"닮은 꼴들은 서로 알아본다..." 맞는 말입니다. 섞여있어도 소통이 되는 사람들은 분명 있게 마련이거든요.
상담지원센터의 자원봉사자 교육-'교류분석'에도 참석합니다.
분석과 조망은 늘 재미있습니다.
그러나 완벽한 분석이란 없는 겝니다.
교과서는 늘 교과서지요
어디로 튈 지 모르는 특성이 사람이라는 인사들입니다
대략의 통계가 언제나 통용되는 모법답안일 수는 없음을 깨어서 인식해야 합니다.
두 시간의 수업이 너무 짧아 아쉬울 지경입니다. 종일 해도 지루하지 않을... 사람의 심리를 건너다보기란
도무지 지루하질 않습니다.
해가 가기 전에
인문고 아이들을 데리고 서울에 있는 대학 탐방을 갑니다.
저희 상담지원센터 진로교육에 관련된 사업입니다.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고 하죠 <갈매기 조나단>에 나왔던 글귀입니다.
장흥의 아이들이 누구라도 높이 날고 멀리 보는 삶의 품성을 익히게 되면 좋겠습니다.
일본어 수업 시작합니다.
공부 시작한 지 10년이 다 되어가는 분들의 끈질긴 수업(???)입니다.
가르치는 사람은 저이지만 늘 배우는 사람도 또한 저입니다.
끈기와 열심... 저보다 한참 연배인 분도 계시지요.
숨 넘어갈만큼 아파도 결석하지 않고 나오시는 분입니다.
그 열성에 놀래서 제가 게으름 피울 생각을 아예 못하지요.
그래야 외국어랑 친해질 수 있는 거겠지요만...
수련관의 모든 님들
늘 한결같기를!!
늘 좋은 날이기를!
첫댓글 12월 숙제 끄~읕~! 히히~! 바람이 잔잔하고, 온다던 눈도 감감하고, 꼬맹이들도 잠잠하니 손이 근질근질합니다. 쿠키를 구워봐야되는데 '빠다'가 없어요!!! 읍내를 가자니 해찰을 부리게 될 것 같고 우리 동네에는 '촌'이라 '빠다'를 안 갖다 놓는다 하고... 누가 '빠다' 좀 주면 좋겠어요. 관장님의 평화를 기원하며 요즘 제일 받고 싶은 선물에 대한 소망도 담아요. 헤헤 ^*^.
참을성이 좋네요.
나는 굽고싶을 때 '빠다'가 없으면
에라이~! 함시로 '콩기름이라도 넣어서 구워버리는데... ㅎㅎㅎ
버터 맛은 안나지만 부드럽게 하는데는 아무 기름이나 괜찮아요.
계피나 바닐라향 두어 방울 떨어뜨리면 향기에 묻혀서 냄새도 안나고... ㅎㅎ
참을성이 아니라 게으름인디... 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