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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여는 승가교육
현응 스님(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장)
이 시대의 한국불교
서기 2010년! 오늘날의 한국불교는 한반도에 불교가 유입된 이후 가장 흥성한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찰, 스님들, 그리고 불교신도. 이를 단일한 조직과 시스템으로 자율적인 관리운영을 하는 종단체제. 여러 가지로 활성화된 불교의 시설과 여건(학교,방송,신문,복지시설,출판,신행과 문화를 표방하는 각종 단체 등) 등을 바탕으로 과거에 비할 수 없는 비약적인 발전과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스님들의 교육과 수행은 그 어느 때 보다 훌륭한 시설을 통해 안정적으로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재가불자와 불교관련 학자들의 불교에 대한 높은 이해수준과 왕성한 신행활동은 승단을 능가하는 단계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불교가 가장 흥성한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내용을 찬찬히, 그리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부실한 점이 너무 많아 이 모든 것이 외형적인 성장에 불과할 뿐, 결코 내용적인 성장이라 할 수 없다고 느껴집니다.
‘과연 한국사회에서 불교는 종교적 가르침으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가?’‘사회 지도층 인사들은 차치하고라도 평균지식층이라고 할 수 있는 대다수 일반시민들에게 어느 정도의 종교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일정부분 영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과연 그 내용이 불교 본래의 가르침에 명확히 근거한 것인가?’‘스님들이 일반적으로 설법하는 대상은 주로 어떤 사람들이며, 설법을 통해 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이렇게 몇 가지만 질문해 보더라도 한국불교는 자신 있게 대답을 못할 정도로 부실하다고 느껴집니다.
이렇듯 내용적으로 이 시대의 한국불교가 부실하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첫째, 문명의 발달에 따라 형성된 이 사회를 잘 파악하고 사람들의 지식과 지혜, 그리고 그들의 경험을 이해하고자 하는 불교적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둘째, 지금은 세계화 시대입니다. 전문화되고 다변화된 현대사회에서 종교적 역할을 해 내야 하며, 세계 여러 나라의 불교도와도 교류하면서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존중받는 한국불교가 되어야 하는데, 그에 부응하는 노력이 미흡하기 때문입니다.
셋째, 21세기 오늘날의 한국불교는 지난 2,500년의 역사적 과정 속에 펼쳐진 불교를 제대로 배우고, 이해하고, 연구하고, 정리하고, 응용하고, 표현하고, 실천하는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위의 세 가지 이유는 한국불교가 그런 것이 아니라, 한국불교의 승단이 그러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은 세계 곳곳에서 승단 없이도 불교가 다양한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승단이 존재하는 나라도 한국과는 다른 상황과 여건에서 나름대로의 역할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한국불교의 경우는 다릅니다. 한국불교의 모든 자산을 승단이 소유, 관리, 운영하면서 중심적 역할을 하기 때문에, 승단이 전법과 포교에 따른 모든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한국불교의 부실한 점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승단에게 있는 것입니다.
승가교육의 현실과 개편방향
한국불교의 현실에서 승단이 이러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스님들의 불교교육이 제대로 시행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불교의 교육현실은 그 여건이 미비하여 변혁해야 할 문제가 너무나 많습니다.
교육대상의 3분의 2가 되는 800명 정도의 스님들이 19개 사찰에 개설되어 있는 승가대학(강원)의 어려운 교육여건 속에서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교육내용의 기본은 약 300년 전에 형성된 교과과정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며, 더욱이 그러한 교과과정을 한문세대가 아닌 갓 출가한 예비승들에게 한문문헌을 교재로 해서 지도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현재 약 160명 정도 입방하고 있는 기본선원의 교과학습은 선(禪) 중심의 교육이 특강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교육기간이 1년에 2달 반 정도(봄, 가을 해제기간을 합하여)이기 때문에 교육 양이 절대 부족합니다. 또 사찰에서의 각종 소임 수행과 일상적인 불교의식 또한 교육과정이라고 볼 때, 기본선원에 입방하여 적을 둔 예비승들은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는 점과 거주가 일정하지 않은 점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동국대학교 불교학부의 교과과정은 일반 학생들을 위해 개설한 내용들이며, 일반학생들과 같이 수학해야 하는 교육환경이라 구족계를 수지하기 위한 예비승의 기본교육과정으로 보기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중앙승가대학교 역시 4개 학과의 교과과정이 차이가 많은데 이에 대한 개편과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며, 사찰에서의 불교의식 및 소임 경험 부분을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상과 같은 문제 이외에도 개선해야 할 많은 과제가 있는 것이 종단기본교육의 현실입니다. 반드시 이 시대에 적합하고 필요한 교육으로 전환해야 마땅합니다.
우선적으로 변혁해야할 방향과 큰 주요과제는 두 가지로서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기본교육기관인 승가대학(강원)의 교과과정(커리큘럼)은 불교의 가르침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편성해야 하며, 한국불교 승단의 일원으로서 기본적으로 배우고 익혀야 하는 내용까지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현대사회와 그 속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기본적인 제 분야(인문, 자연, 사회 등)에 대한 교육 또한 당연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 주장이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후배들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 아픕니다. 반드시 기본교육의 내용은 초기불교, 대승불교, 선불교, 현대(응용)불교 등을 균형 있게 교육하여 불교의 전체적 윤곽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이 시대의 불교인으로서 배워야 할 현대사회와 문명에 대한 기본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출가 전에 배웠던 교육이 대개 진학과 관련한 입시교육이거나 생업에 필요한 기능적이고 실용적인 교육이기 때문에, 출가하여 스님이 되면 근본적인 불교교육과 병행하여 전법포교에 필요한 현대사회와 문명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기 때문인 것입니다.
현재 지방승가대학(강원)의 교과과정은 조선시대 중후기에 정립되었지만, 조선시대에는 상설적인 교육기관이 운영되면서 교육된 것은 아니고, 해당 한문불전을 강독할 수 있는 스님들이 머무는 사찰에서 형편에 맞게 도제교육의 형태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교육내용이 아무런 변동 없이 오늘날에 이른 것은 아닙니다. 조선시대의 이력과정은 20세기 초에 들어 선각자 스님들에 의해 명진학교를 필두로“승려에게 불교 및 교육에 필요한 학과를 교수하여 포교원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하여”보통학교, 사범학교, 고등강숙, 학림, 불교전문학교 등의 교육기관를 설립하면서 교과과정이 대폭 바뀌어 현대적인 교수법과 교육체제에 의해 진행되는 불교교육으로 바뀌었습니다.
그 후 해방이 되고 정화불사를 거쳐 조계종단이 출범한 후, 일부 스님들이 동국대와 일본유학 등을 통해 현대적 불교교육을 받았지만 대다수 스님들은 몇 개 안되는 영세한 사찰에서 개설한 소수의 전통강원에서 조선시대 이래의 이력과정을 수학하였던 것입니다. 즉 사정이 여의치 않아 조선시대의 이력과정을 답습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한편 1962년 종단 출범 이후 전통강원에서 교육하고 있는 이러한 조선시대 이래의 이력과정은 중국불교가 교상판석한 화엄, 아함, 방등, 반야, 법화, 열반이라는 불교이해를 반영한 것도 아니며, 조선의 경국대전에서 규정한 선교(禪敎)에 대한 승과(僧科)과목인 전등 ․ 염송이나 화엄 ․ 십지에 대한 교육과도 차이가 나며, 일본불교가 정리한 팔종강요(八宗綱要)를 참고한 것도 아닙니다.
이는 여러 가지로 어려웠던 조선시대의 불교가 선(禪)과 교(敎)에 대하여 교육하기 위하여 개설한 최소한의 이력과정이라고 봐야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조선시대에 성립되었던 이력과정은 불경과 불교문헌에 대한 역사적 이해가 빈곤할 때 만들어진 것입니다. 현대는 이러한 것들에 대한 역사적 연구가 거의 다 이루어져 있는 시대입니다. 아함, 니까야 등의 초기불교 경전과 빨리율전, 그리고 아비달마의 각종 논서는 물론이고 후대의 제자들에 의해 편찬된 대승경전과 선종어록 등에 대해서도 이미 광범위한 연구가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러한 불교연구의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불교는 이제 승가교육의 교과과정을 새로 편성해야 하는 것입니다.
불교교리와 관련한 기본교육 이외에도 승가대학 과정에는 반드시 이 시대의 삶과 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교육도 포함되어야 하며, 종단과 사찰의 구성원으로서 담당해야할 역할과 관련한 교육도 이루어져야할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해야 향후 구족계를 받아 정식 스님이 되어 전문적인 불교교육과 연구, 그리고 선(禪)수행과 각종 불교적 실천(바라밀)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사찰 및 종단 소임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한문불교문헌 위주의 교육에서 탈피하여 한글불교를 중심에 놓고 교육하여야 하며, 보조적으로 한문, 일어, 범어(빨리어 포함), 영어 등으로 번역되었거나 저술된 불교문헌(경전류와 주석 및 연구 등)과 이를 한글로 번역한 문헌들을 활용해야할 것입니다.
중국은 서기 4,5세기부터 인도 범어로 된 불경과 논서들을 본격적으로 한문으로 번역하기 시작하였고, 7,8세기가 되면 주요 불전들에 대한 번역을 거의 완료하였을 정도입니다. 그런 후에 그들은 범어로 된 경전과 불교문헌은 폐기해 버렸습니다.
오늘날 한국스님들이 존중하는 과거의 중국고승들이 범어로 불교공부를 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중국인들은 한문으로 된 불교문헌으로 불교를 공부하면서 빛나는 중국불교시대를 열었던 것입니다. 학문을 익히지 못한 나무꾼 소년도 지나가던 주막에서 한문으로 된(즉 자기나라의 중국말로 된)『금경경』한 구절에 감동을 받아 후에 고승이 되기도 했습니다.
일본불교는 또 어떻습니까. 일본불교는 19세기 중반 메이지 시대부터 유럽학문과 교류하면서 한문, 범어, 빨리어로 된 불교문헌을 유럽의 언어로 번역하는데 참여하였으며, 20세기 초에는 고려대장경을 저본으로 하여 범어, 빨리어 경전을 비교 검토하여 신수대장경을 집대성하였고, 이를 일어로 번역한 국역일체경을 완성하여 세계적인 일본불교시대를 열었습니다.
일본은 19세기 말에 이미 탈아입구(脫亞入歐)-아시아를 넘어 구라파로 진입- 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는데, 이는 19세기말의 일본인이 볼 때 중국과 중국문화는 이미 시대에 뒤떨어졌기 때문에, 선진문화인 유럽을 따라잡는데 노력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20세기에 걸쳐 일본은 불교를 공부함에 있어 범어, 빨리어를 통해 불교를 재정립했고, 이 모든 것을 일본어로 번역하거나 저술하여 일본불교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비약시켰습니다. 오늘날 한국의 뛰어난 고승들과 불교학자들은 이러한 일본불교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고 봅니다.
기독교의 경우도 살펴보면, 오늘날 한국의 기독교가 세계적인 성장과 활동을 할 수 있는 배경에는 한글로 번역된 성경과 기독교 서적을 통해 공부와 신앙생활을 한 것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즉 한국의 기독교인은 히브리어나 라틴어, 또는 영어로 된 성경을 가지고 공부하지 않았습니다. 한글로 기도하며 한글로 된 성경을 가지고 신학공부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점이야말로 한국기독교의 힘일 것입니다. 한국불교는 타종교의 이런 점도 참고해야 합니다.
이제 한국불교도 한글로 된 불교문헌을 중심으로 교육을 해야 합니다. 뛰어난 역경위원들이 번역한 한글대장경이 완간된 지도 어언 10년이 넘었습니다. 주요경전과 불교문헌은 대다수 한글로 번역되었습니다. 이제 한글로 번역된 경전과 각종 불교문헌들을 중심에 놓고 공부를 해야 할 것입니다. 이 번역들은 현재 한국불교에서 최고수준이라고 할 만한 분들이 이룩한 성과물입니다. 번역이후로 세월이 흘러 문장이 일부 어색한 점은 역경원에서 지속적으로 보완하면 될 것이고, 이 정도의 문제는 한문으로 읽는 어려움에 비하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 또한 한글대장경이 전산화되면 개정작업과 활용이 동시에 이루어져 서비스될 수 있기 때문에 해결될 수 있는 일입니다.
현재 불교전문서점에는 한문본을 한글로 번역한 금강경, 화엄경, 법화경 등의 주요경전이나 서장, 선요, 육조단경 등의 어록들이 각기 번역자별로 백여 종에서 수백 종에 이르고 있습니다. 너무 많아 더 이상 한글 번역을 필요로 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스님들과 학자들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별로 새로울 것도 없는 번역을 계속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출간할 것으로 보입니다.
명색이 21세기이고 대다수 한문불전이 한글로 이미 번역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찰과 TV 등의 매체에서 설법을 할 때도 한문으로 먼저 이야기하고 그를 번역하여 설명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불교경전과 어록을 강의할 때도 한문불전을 교재로 하여 해독하는 강의를 하고 있으니 이해하기 어렵게만 느껴집니다.
더구나 현대의 한국인은 한문으로 교육받은 세대가 아니며, 한글과 영어로 교육받고 생활하기 때문에 이런 한문불교를 이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 모든 문제점은 결국 한국불교의 기본교육 현장에서 한문으로 불교를 교육하고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현재 대다수 지방승가대학(강원)의 교과과정과 교수법은 한문불교문헌들을 해독하는(새기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동국역경원에서 번역한 한글대장경은 물론이고 각 개인들이 번역한 그 많은 번역본을 놓고 그 내용을 강의하는 것이 아니라, 교수스님과 강사들이 한문불전을 교재로 놓고 해석하면서 강의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시간이 더딘 비효율적인 교육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1962년 종단이 출범하면서 교육, 포교, 역경을 3대 사업으로 설정했습니다. 특히 역경을 주요과제로 설정한 것은 불교를 한글로 교육하고, 한글로 포교하자는 뜻이었습니다. 스님들이 한문으로 설법과 강의를 하거나 포교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직까지 이런 점이 개선되지 못함은 번역본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스님들이 교육현장에서 한문교재를 놓고 해석하면서 공부하기 때문입니다.
불교의식과 염불을 한문으로 하고 있는 점도 포교에 있어 큰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 또한 스님들이 한문불교로 교육하기 때문입니다. 20세기 초부터 선각자 큰스님들이 4.4조의 한글 염불과 의식문, 노래들을 지어 포교에 힘을 기울인 것을 생각해보면 너무나 안타까운 일입니다.
현재 한국불교는 불교학의 수준이 일본에 비하면 그 출발이 100년이나 늦었다고 보지만, 10여 년 전부터 빨리어로 전승된 초기불교도 상당히 소개되어 유통되고 있고, 세계화 시대를 맞아 일본, 중국, 대만의 불교는 물론이고 티베트, 태국, 미얀마, 스리랑카, 유럽, 미주불교와의 교류도 활발합니다. 이런 시대에 한문불교를 기본으로 하는 교육에만 머물러 있는 것은 너무 부족합니다. 더구나 그 한문불전이라는 것도 대개 고어이자 사문인 5~8세기의 중국어로 번역된 경전이거나, 12~14세기의 고대 중국어로 서술된 선(禪)어록 일색이라서 그것을 21세기 스님들이 그러한 고어로 된 한문을 일일이 한글로 해독하면서 공부한다는 것은 지나치게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한문불교의 전승과 활용은 과거의 한국불교 내용과 과거의 중국불교 역사를 잘 이해하기 위해 대단히 중요합니다.(이는 불교를 잘 이해하고 시대에 적용하는 가르침으로 가다듬는 일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일입니다.)
이를 위해 기본교육기관인 승가대학과정에서는 한글이 중심이 된 초기불교, 대승불교, 선불교, 현대(응용)불교 등의 교과과정을 기본으로 하되, 기초적인 한문불교 교과과정을 학년별로 편성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구족계 수지자를 대상으로 한문불전을 연찬하는 전문교육기관이 다수 개설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 이와는 별도로 한문불전을 번역하거나 교육, 연구할 수 있는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연구기관을 종단이나 동국대(역경원) 등에 설립하여야 할 것이며, 이러한 번역과 연구를 하는 스님들에 대한 특별한 대우와 지원 대책을 종단이 수립하여야 할 것입니다.
결단하고 실행해야 할 이 시대의 승가교육
오늘 공청회에서 제시하는 교과과정 개편안은 종단 기본교육기관인 중앙승가대학, 지방승가대학, 기본선원, 동국대 불교학부 전체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각 교육기관들이 수용하여 개편해야 할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돌이켜보면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10년대부터 교육개혁에 대한 주장이 불교계를 뒤흔들었습니다. 당시 만해 한용운스님의「조선불교유신론」, 퇴경 권상로스님의「조선불교개혁론」에 담긴 승려교육 개혁안은 대단히 파격적이었지만 그 시절에 이미 상당부분 현실화되었습니다. 그러나 종단출범 후에 이 모든 것은 더 발전되지 못하고 오히려 후퇴되고 말았습니다. 그 후 1962년 종단 출범이후에 집적된 교육개혁과 관련한 무수한 종단적 성과물은 교육원에 모두 취합되어 있습니다.
오늘 대중들의 의견을 청취하고자 하는 기본교육기관 교과과정 개편안은 가까이로는 1994년 개혁종단 출범이후 16년간의 승가교육관련 개편안을 정리한 것입니다. 그동안 종단은 좋은 안을 만들기 위해 여러 집행부를 거치면서 교육개혁기구를 여러차례 만들어 전문적인 검토와 논의를 거쳤습니다. 33대 총무원이 업무를 개시하면서 가장 먼저 구성한 종단기구가 총무원장스님이 위원장으로 되어있는 「승가교육진흥위원회」입니다. 이번의 교과과정개편안은 이 기구에 보고되어 1차 검토를 거쳤고, 종단의 교육위원회와 중앙종회교육분과위원회, 포교분과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대중공청회를 갖게 된 것입니다.
100년에 이르는 승가교육에 대한 논의와 주장은 이미 창고에 가득 차 있습니다. 이제는 결단하고 실천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승가교육에 관한한 이 문제는 교육기관의 교수스님들만의 사안이 아니며, 학인스님들만의 사안이 아니며, 교육기관을 운영하는 사찰이나 기관의 사안만이 아닙니다. 바로 종단의 문제며, 종단 구성원에 대한 문제입니다. 우리 종단과 불교계의 명운을 건 우리 모두의 일인 것입니다. 현재의 스님들 뿐만 아니라 미래의 모든 스님들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종단과 한국불교의 백년대계를 위해 우리 모두 지혜를 모으고 결단합시다. 그리고 실행에 옮깁시다.
■현응 스님/조계종 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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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_()_ _()_ _()_
출가자나 제가자들이 늘 고민해 온 문제같습니다
알고 있으면서도 왜 실행을 못하고 있는지 안타깝습니다 아마 타성에 젖어있는 기존 세력들이 걸림돌이 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논의와 주장이 창고에 잠만 재울 게 아니라 이제 밖으로 끌어내어
백년대계의 불교 발전을 위하여 과감히 개혁해 나갈 때가 아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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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년전 승가교육 교과과정이 이제야 바뀔 수 있겠군요.
원장스님의 원력으로 좋은 결과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네. 결단을 내리고 실행에 옮겨야 합니다....()()()...
중국인들도 못 읽는 당나라, 송나라 한자로 쓴 경전을 언제까지 붙들고 있어야 합니까!
각국의 언어가 문헌보존이나 여러가지 의미에서 소중하겠지만, 나라마다 최종적인 경전의 전달은 그 사람이 알아듣기 쉬운 언어로 번역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약도 어디에 효과과 나는지를 알고 먹어야 효과가 배가되듯이, 신비의 주문도 그 뜻을 알고 외워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초기불전연구원의 역경불사는, 부처님 법으로써 한국불교를 환골탈태시켜 시키는 큰 신통의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