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는 맛있다 우지영 글│김은재 그림 책읽는곰│2016.9.9.│72쪽│12,000원│그림책│6세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가지고 말놀이를 만들었다. 글자 ‘가’에 ‘간질간질’이라는 의태어를 보태어 ‘감’라는 음식을 보여주면서 재미난 말놀이를 만든다. ‘가가가는 간질간질 감’, 말놀이는 계속된다. ‘까까까는 깍둑깍둑 깍두기’, ‘나나나는 나박나박 나박김치’, ‘아아아는 아슬아슬 아이스크림’, ‘빠빠빠는 빤질빤질 빵….’ 읽다보면 자연스레 운율이 생겨나 신나게 읽게 된다. 음식과 재료들이 서로 어울려 놀고, 서로 견주고, 힘을 모으고, 도움을 주고, 노래 부르는 모습으로 의인화해서 표현하고 있다. 의인화된 사물들이 ‘아슬아슬해서 못 보겠다’, ‘아아아아-’, ‘앗!’, ‘안 돼!’, ‘아, 어떡해!’, ‘떨어진다’라며 저마다 한마디씩 하는 것이 그림과 잘 어울려 읽어주면 재미가 있다. 자음과 모음을 가지고 하나하나 말놀이를 만들다보니 제법 분량이 많다.(정영화) ○감기 걸린 물고기 박정섭 글, 그림 사계절│2016.8.31.│56쪽│13,500원│그림책│7세 큰 물고기가 물풀 속에 숨어 빨간 물고기를 잡아먹으려다 실패하자 꾀를 낸다. 작은 물고기들은 “얘들아~ 빨간 물고기가~ 감기에 걸렸대~”란 말에 점차 동요하고 서로를 의심한다. 결국, 알록달록 사이좋게 뭉쳐있던 작은 물고기들은 의심받는 물고기들을 쫓아내 잡아먹히게 한다. 물고기들의 대화로만 전개되는 이야기는 다채로운 시각적 구성을 통해 재미를 준다. “감기 걸리면 열이 펄펄 나잖아. 그래서 빨간 거야! 그런 것도 몰랐어?”라고 큰 물고기가 소리칠 때는 화면 전체를 오로지 빨간색 배경에 그림 없이 글씨로만 표현해 의심의 효과를 극대화 했다. 동요하는 물고기들 모습은 말풍선의 대화를 통해 생생하게 표현했다. 큰 물고기한테 모함을 받은 물고기들이 잡아먹히면서 한 마리 하얀 물고기로 보였던 작은 물고기 무리는 꼬리가 잘려나가고 몸통이 잘려나가는 듯 표현된다. 큰 물고기의 배속에서 다시 만난 작은 물고기들은 그제야 큰 물고기에게 속았음을 알게 된다. 헛소문에 동요하는 우리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한 미소를 남긴다.(김미경) ○지혜로운 멧돼지가 되기 위한 지침서 권정민 글, 그림 보림│2016.8.31.│40쪽│12,000원│그림책│초저 개발로 살 곳을 잃은 멧돼지 가족을 통해 우리 현실을 풍자적으로 그려냈다. 멀리 포크레인 등 개발 장비들이 보이고 도로 주변 산과 들이 파헤쳐졌다. “하루 아침에 집이 없어져도 당황하지 말고 새 집을 찾아 나설 것.” 문제 해결을 위한 간단명료한 행동 지침 뿐, 터전을 잃은 현실의 고난이나 감정 동요는 보이지 않는다. 이 지침에 따라 집 잃은 멧돼지는 도심 차도를 가로지르고 있다. 멧돼지가 집을 잃고 내려온 곳은 청계천과 경복궁 등 서울 시내다. 그곳에서 멧돼지 가족은 사고로 얽혀버린 난장판인 도로, 에어컨 실외기로 빽빽한 외벽, 트럭에 층층이 적재된 돼지들과도 마주하게 된다. 사람들에 둘러 싸여 포토타임을 갖는 장면에서는 집을 잃은 심각한 상황이 유머러스한 분위기로 전환되기도 한다. 결국 멧돼지는 여기저기 헤매고 다니다가 사람들을 내쫓고 아파트 거실에 자리 잡는다. 이 책이 우리에게는 멧돼지가 전하는 경고가 될 수도 있겠다.(김현정) ○싸이퍼 탁경은 글 사계절│2016.8.30.│216쪽│10,000원│청소년문학│16세 정혁은 래퍼가 꿈이다. 가출해 아르바이트를 하며 일상에서 떠오르는 생각을 메모하여 가사를 만들고 다듬는다. 하지만 열정에 비해 재능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고민한다. 도건은 타고난 박자감각과 즉흥성, 영어실력을 바탕으로 자유자재로 랩을 구사하는 중학생이다. 프리스타일 랩 타운에서 도건은 정혁의 가사를, 정혁은 도건의 감각과 자신감을 눈여겨본다. 어느 날, 도건은 정혁을 찾아오고 둘은 함께 지낸다. 정혁과 도건은 정혁의 일터에서 만난 어른들을 통해 그들 삶의 고단함을 알게 된다. 정혁은 아버지를, 도건은 엄마를 이해하려 노력한다. 둘은 현재 래퍼로 활동하고 있는 형과 힙합을 좋아했지만 다른 일을 찾은 형들을 만나며 각기 처한 상황은 달라도 랩에 대한 열정과 사랑은 여전함을 깨닫는다.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 되고 싶은 것 사이에서 고민하는 청소년들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김현영) ◎파울볼은 없다 이장근 시 창비교육│2016.8.20.│112쪽│8,500원│시│13세 총4부로 구성, 61편의 시가 담겨있다. 1부는 모순이 가득한 학교생활에 순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2부는 십대들의 꿈과 현실, 첫사랑의 설렘을 이야기한다. 3부는 가족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 4부는 버스나 지하철역을 지나며 만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삶을 통찰하는 성숙한 마음을 담고 있다. ‘잡고 있겠다고 해 놓고 손을 놓아 버린 일/그날 저는 두발자전거 타는 것에 성공했죠/(…) 자전거에서 내리자마자/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얼굴로 바라본’ 부모님께 그날처럼 손을 놓고 뒤에서 오래 바라봐 달라고 말하는 아이. 일류대가 아닌 알바해서 내 가게를 차리겠다는 나를 향해 내는 부모님의 혀 차는 소리를 박수 소리로 듣는 아이는 어른보다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 보인다. 이 시집을 읽는 청소년들에겐 공감하는 마음을 전해주고, 늘 아이들을 걱정스레 바라보는 어른들에겐 믿음을 갖고 한 걸음 뒤에서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준다.(김남희) ○애쓰지 말고, 어쨌든 해결 1, 2 소복이 글, 그림 사계절│2016.7.10.│각권 200쪽│각권 11,000원│만화│청소년 각 권마다 12편씩, 전체 24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고민을 가진 의뢰자들이 고민 해결사인 주인공들을 찾아오면 “걱정 마세요, 우리는 ‘어쨌든 해결사’거든요.”라며 어쨌든 고민을 해결해 준다는 이야기들이다. 주인공은 초등학교 여학생들인데 어쩌다가 ‘노 프라블럼 해결사 학교’를 졸업하고 파트너가 되어 콤비 해결사로 활동한다. 이들에게 또래부터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다양한 문제를 들고 찾아오면 의외로 단순하고 엉뚱한 방식으로 고민을 해결해 준다. 예를 들면, 어린이가 되어서 애들이랑 몰려다니며 놀고 싶다며 “안 되겠지?”라고 말하는 아줌마에게 “아뇨, 가능하죠.”라고 말한다. 그리고는 미장원에 가서 초등생 헤어스타일로 바꾸고 아동복 가게 가서 제일 큰 사이즈 옷을 사 입힌 뒤, 아이들과 몰려다니며 얼음땡 놀이를 하고 과자도 사 먹으며 같이 노는 방식으로 해결한다. 별 것 아닌 일도 심각한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한 번밖에 없는 인생 너무 애쓰지 말고 때론 단순하게 되는 대로 살아 보라고 말한다.(정경숙) ○톨이야, 놀자 이기량 글, 그림 사계절│2016.4.29.│232쪽│15,000원│만화│초중 꼬마 도깨비 톨이는 항아리 속에서 오랫동안 지내다 호기심 많고 마음 따뜻한 수리를 만나 세상에 나온다. 세상에 나온 톨이는 놀고 싶어 수리와 집 밖으로 나온다. 하지만 수리 친구들이 모두 학원에 가 있어 놀 수가 없다. 톨이는 수리가 가고 싶어하는 피씨방에 가지만 모두가 놀지 않고 앉아만 있는 이상한 광경을 본다. 화면에서 공놀이를 하고 불덩이를 쏘아 사람을 죽이고 용왕님을 칼로 찌르는 것을 본 토리가 용왕님의 원수를 갚기 위해 컴퓨터에 번개를 날리자 정전이 된다. 학원도 정전이 되자 하나둘씩 나오는 아이들과 수리는 톨이가 도술로 하늘의 별을 가져와 만든 공으로 즐겁게 논다. 수리의 친구인 희망, 떡배, 연재는 톨이와 함께 옛이야기 세상도 구경하고 여러 신기한 경험을 한다. 옛이야기 속 이야기인 도깨비 감투, 장원급제 붓, 땅속나라 거인을 등장시켜 재미있는 상상의 세계로 안내한다.(문후남) ○아파트에서 기린을 만난다면? 최종욱 글 창비│2016.8.19.│268쪽│12,000원│사회│16세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의 모든 생명체와 공존해야 한다는 진리는 현대사회에도 유효하다. 독자들은 대관령 목장, 도축장, 동물 부검연구소 그리고 동물원에서 다양한 동물들의 생활과 특성을 꼼꼼하게 관찰한 수의사로서의 저자를 만날 수 있다. 야생동물부터 멸종 위기의 토종동물, 반려동물, 인간의 먹이가 되는 가축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동물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동물원에 사는 기린은 왜 자꾸 울타리를 밟는지, 하마 우리는 왜 더러운지, 사자는 왜 하루 종일 잠만 자는지 등의 물음에도 답을 해준다. 그 밖에 소 인공수정과 소 출산을 돕는 헌신적인 목부 이야기, 도축장의 도부들, 동물을 치료하는 수의사로서 갖는 직업적 딜레마 등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데 동물들을 바라보는 따듯한 시선과 생명을 존중해야 할 의무를 느낄 수 있다. 동물을 좋아하고 수의사나 사육사 같은 동물 관련 직업에 관심 있는 친구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책으로 직업이 삶의 방편만이 아니라 즐거움이자 모험거리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해 준다.(이재란) ◎같을까? 다를까? 개구리와 도롱뇽 안은영 글, 그림│이정모 감수 천개의 바람│2016.2.20.│36쪽│11,000원│자연의세계│초중 양서류인 개구리와 도롱뇽의 한 살이 과정 중에서 같은 점과 다른 점을 비교 관찰하여 보여주는 생태그림책이다. 펼친 지면 양쪽에 두 개체의 비슷한 성장과정을 각각 담고 있어 그 특징을 한눈에 찾아볼 수 있다. 알에서 깬 새끼들의 꼬리, 알 덩어리 밖으로 나온 올챙이와 알주머니에서 나온 도롱뇽 새끼, 아가미 모습 등에서 자세히 관찰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한 살이 과정을 순차적으로 보여주면서 점점 개구리와 도롱뇽이 되어가는 모습을 동그란 원안에 담아 그 특징을 또렷이 부각시켰다. 쿵! 하고 나타난 천적의 날카롭고 억센 발과 기다란 부리에 덩달아 가슴이 쿵! 내려앉는 듯하다가, 잽싸게 도망가는 올챙이들과 도롱뇽 새끼들을 보면 읽는 사람을 배려한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진다. 굳이 설명해주지 않아도 그림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한 살이 과정이 한눈에 들어온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색감과 반복되는 비교 관찰이 하나도 지루하지 않다. 같을까? 다를까? 라는 의문에서 시작해 책장을 덮으며 직접 관찰해보고 싶은 호기심을 가지게 하는 책이다.(이경희) ◎둥지로부터 배우다 스즈키 마모루 글, 그림│황선종 옮김│이정모 감수 더숲│2016.8.1.│169쪽│18,000원│자연의세계│초중 아프리카의 건조한 지역, 나무 위에 집채만 한 건초더미가 있다. 지름은 무려 10m, 밑에는 수많은 구멍이 뚫려 있다. 이게 뭘까? ‘떼베짜는새’의 둥지이다. 수백 마리의 새가 대형 아파트처럼 무리지어 사는데 구멍마다 둥지가 있다. 왜 이렇게 지었을까 신기하고 궁금해진다. 이 책은 새 둥지 전문가인 작가가 포유류에서 어류, 파충류까지 다양한 둥지를 관찰해 만들었다. 둥지를 만든 동물을 건축가에 비유해 소개하고 만드는 방법과 특성, 온도 조절법 들도 꼼꼼하게 알려준다. 무덤 같은 집, 비상탈출구가 있는 집, 들고 다니는 집까지 생각지도 못했던 다양한 형태는 동물에 대한 신기함을 넘어 경이로움까지 느끼게 한다. ‘이빨부리바우어새’의 수컷은 나뭇잎만 깔아 놓기도 한다. 이걸 둥지라고 할 수 있을까? 집의 모양은 아니지만 자신의 영역 표시만으로도 둥지 역할을 한다. 집을 짓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곰곰이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이은숙) ○꿈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 클라스 베르플랑케 글, 그림 주니어RHK│2016.6.24.│40쪽│25,000원│미술│초저 익숙한 사물을 다르게 보면 뜻밖의 즐거움이 있다. 이 책은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이 탄생하기까지 사물에 대한 생각의 흐름을 보여준다. 화가 르네는 무엇을 어떻게 그려야할지 몰라 고민한다. 텅 빈 캔버스를 앞에 두고 사과만 바라본다. 물건과 단어들에 대해 떠오르는 생각은 많지만 아무것도 그리지 못한 채 잠이 든다. 꿈속에서 르네는 사과를 그리는 화가가 된다. 사과는 모자가 되고, 달걀은 새가 된다. 신발에는 꼼지락거리는 발가락이 달렸다. 르네는 그림 속을 드나들다 잠이 깬다. 꿈을 꾸고 난 르네는 다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것들이 그림 속에서는 모두 이루어진다. 작가는 르네 마그리트를 주인공으로 하여 마그리트가 사물을 대하는 방식으로 생각하고 그려 보여줌으로써 초현실주의 그림에 다가가는 길을 열어준다. 원작 6점도 실려 있다.(배숙영) ○일제 강점기 그들의 다른 선택 선안나 글 피플파워│2016.8.1.│311쪽│15,000원│역사│13세 일제 강점기 애국지사와 친일 반민족 행위자의 삶을 대비하여 소개한 책이다. 주권을 잃은 상황에서 그들이 선택한 다른 삶을 비교하고 그 결과를 구체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서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제 강점 후 여섯 형제가 만주로 떠나 독립군을 양성했던 이회영 가문과 일본 귀족 6명이 나온 을사오적 이근택의 집안을 비교한다. 부자, 언론인, 여성, 교육자 등 각 분야에서 공통점이나 유사성이 있는 열네 명을 선정하고 그 각자 삶을 기록하고 수집, 정리함에 과장과 왜곡은 배제하려 노력한 점이 돋보인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건 독립투사가 있었고 자신의 영화를 위해 나라를 판 매국노가 있었다. 지나간 과거의 사실과 진실을 밝히고 정리하면서 어떤 삶이 더 가치 있는 삶인지 어떻게 살아야 의로운 삶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현재 진행형인 역사를 올바로 기록하고 관심을 갖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우며 또한 우리 사회의 더 나은 오늘과 내일을 바라는 당부도 담겨있다.(김승옥) |
첫댓글 구미지회 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