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선서
김종해
시인이여.
절실하지 않고, 원하지 않거든 쓰지 말라.
목마르지 않고, 주리지 않으면 구하지 말라.
스스로 안에서 차오르지 않고 넘치지 않으면 쓰지 말라.
물 흐르듯, 바람 불듯,
하늘의 뜻과 땅의 뜻을 좇아가라.
가지지 않고 있지도 않은 것을 다듬지 말라.
세상의 어느 곳에서 그대 시를 주문하더라도
그대의 절실함과 내통하지 않으면 응하지 말라.
그 주문에 의하여 시인이 시를 쓰고 시 배달을 한들 그것은 이미
곧 썩을 지푸라기詩이며, 거짓말詩가 아니냐.
시인이여,
시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그대의 심연을 거치고
그대의 혼에 인각된 말씀이거늘,
치열한 장인의식 없이는 쓰지 말라.
시인이여, 시여,
그대는 이 지상을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위안하고
보다 높은 쪽으로 솟구치게 하는
가장 정직한 노래여야 한다.
온 세상이 권력의 전횡(傳橫)에 눌려 핍박받을지라도
그대의 칼날 같은 저항과 충언을 숨기지 말라.
민주와 자유가 유린당하고,
한 시대와 사회가 말문을 잃어버릴지라도
시인이여, 그대는
어둠을 거쳐서 한 시대의 새벽이 다시 오는
진리를 깨우치게 하라.
그대는 외로운 이, 가난한 이, 그늘진 이, 핍박받는 이,
영원 쪽에 서서 일하는 이의 맹우(盟友)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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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선생님 우기에 건강조심하세요~^^
오시인님도 건안하시지요?
가슴에 콕 박히는 글입니다 좋은 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앗 뜨거 !!! 김종해 시인 몰래 써야지.
ㅋㅋ......그런 방법도 있었네요. 기발한....ㅎㅎㅎㅎ
꼭 이 글 마음에 새겨 진실된 글을 쓰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꾸벅~
좋은 글을 쓰는 참된 문인이 되시리라 믿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