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나더러 어쩌란 말입니까? 그 자리에서 제안을 단호히 거절하고 잡혀
죽어야 했나요? 영웅 아버지처럼 위대하고 영광스럽게? 왜 나는 안준생으로
살 수 없었죠? 왜 나는 내 삶을 선택할 기회도 없이 이런 운명에 던져져야
했죠? 아버지는 자신이 선택한 거잖아요, 그래서 죽은 거잖아요. 그런데
왜 나는 내 선택이 아닌 아버지의 선택 때문에 이런 삶을 살아야 합니까?
왜 얼굴도 기억 안 나는 아버지 때문에 내 인생이 이렇게 통째로 망가져야
합니까?…우습지 않나요? 영웅의 아들은 개 같은 삶을 살고, 그 변절자의
자식은 다시 성공하고…아버지는 나라의 영웅이었지만 가족에겐 재앙이었죠.
나는 나라의 재앙이었지만 내 가족에겐 영웅입니다.
- <이토 히로부미, 안중근을 쏘다> 中에서
위의 글에서처럼 울분(鬱憤)을 토로하고 있는 이는 바로 일제 치하에서 독립 운동을 했던
안중근의 아들 안준생입니다. 내선일체(內鮮一體)를 부르짖는 미나미 총독이 연설을 하던 날,
이미 안준생은 미나미 총독의 양아들이 되어있었습니다.
흔히 역사에서 일컬어지는 1910년 한일합방은 한 국가만을 침략한 것이
아니라 비루한 인간의 육체와 정신까지도 수탈을 당한 날입니다.
그 후 1945년 대한민국은 일본으로부터 독립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단 한 번도 친일의 역사를 제대로 심판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한 편, 프랑스는 4년간 그들의 땅을 점령한 나치 독일에 부역한 자 중 수십만 명을
체포하고 수만 명을 처형했습니다. 프랑스 국민에 의해 처형당한 숫자만 어림잡아
일만 명에서 십만 명에 이른다고 전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단 한 번도 우리의 역사를
단죄(斷罪)해보지 못했습니다.
프랑스의 소설가 알베르 카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과거의 범죄를 반성하지 않는 것은 미래의 범죄를 용인(容認)하는 것이다."라고
이번에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친일 인사 4289명을 수록하여 친일인명사전(3권 1질)을
발간하였습니다. 8년 동안 학자 150여 명이 편찬에 참여하였습니다. 또한 문헌 자료
3000여 종에서 인물 정보 250만 건을 취합하고, 20여 개 전문분과 심의와 편찬위원회의
50여 차례에 걸친 면밀한 검토 과정을 걸쳐 만들어진 객관적인 자료입니다.
친일인명사전은 누가 친일파냐 아니냐의 논쟁을 떠나서, 귀중한 사료(史料)로써도
훌륭한 가치를 지녔다고 생각합니다. 민족 배반자들에 대한 고발과 비난을 넘어
우리의 지난한 역사를 돌아보고 반성할 수 있는 훌륭한 역사서입니다.
또한 이번 친일인명사전 발간은 역사의 죄인에게는 공소 시효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내년이면 치욕적인 한일합방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의 독립을 위해
들풀 같은 목숨을 바쳤던 독립 유공자 유족 6200명의 후손들 중 직업이 없는 사람들이
60%가 넘습니다. 중학교 졸업 이하 학력자는 55% 미만이며, 봉급 생활자는 10%로 남짓입니다.
관련 동영상 자료 링크 (민족문제연구소)
친일인명사전은? http://www.minjok.or.kr/kimson/home/minjok/dic.php
국내에서 혹은 해외에서 한국의 역사를 연구하는 자료로 사용되길 바라며,
누군가의 친일행적이 궁금할 경우 친일인명사전을 누구나 언제든지 열람할 수
있도록 널리 보급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 홈페이지: http://www.minjok.or.kr/kimson/home/minj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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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말 기준으로 전국에 1만 2,013개의 도서관 (국립도서관, 공공도서관, 대학도서관,
학교도서관, 전문도서관 포함)이 있습니다.
친일인명사전을 전국 모든 도서관에서 볼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십시오.
여러분이 자주 이용하시는 지역 도서관은 물론
대학교의 재학생 또는 교수로 재직 중이시면
대학 도서관에 도서 구입 신청을 해주십시오.
그리고 초중고에서 교편을 잡고 계시다면 역시 학교 도서관에도
신청해 주시고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도 학부모님 자격으로
친일인명사전을 신청해 주십시오.
(단 초중고의 경우 대부분 학기 초에 신간 도서 구입 신청을 받는다고 하니
3월 초에 신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신청하실 때 아래 내용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아래>
제작 : 민족문제연구소
편찬 :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
판형 : 4 x 6배판 양장제본
정가 : 전3권 300,000원
공급*출판사: 민연 (주)
ISBN 978-89-93741-02-5 (전3권)
첫댓글 민문연에 [친일인명사전] 배너 광고 게시하겠다고 했거든요..
대문에 배너만 올리기가 그래서 지난 번에 우공이산님이 쓰신 글을
링크로 다시 한번 올립니다.. (다시 봐도 명문이지요? ^^)
씽씽님... 감사합니다~~~^^
잘 보고 퍼다 나르겠습니다.
씽씽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어깨 주물주물...손바닥 모아서 토닥토닥...) *^^*(__)
잘 보았습니다 오늘 중으로 카페 메인으로 올릴예정입니다. 수고가 많으시군요..
씽씽_2u님 감사합니다^^; "과거의 범죄를 반성하지 않는 것은 미래의 범죄를 용인(容認)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인상적입니다.
음... 멋지다. ㅎ
많은 학생들이 볼 수 있어야 할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