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연가嬋娟歌
홍해리 집을 비운 사이 초록빛 탱글탱글 빛나던 청매실 절로 다 떨어지고 그 자리 매미가 오셨다, 떼로 몰려 오셨다 조용하던 매화나무 가도 가도 끝없는 한낮의 넘쳐나는 소리, 소낙비 소리로, 나무 아래 다물다물 쌓이고 있다 눈물 젖은 손수건을 말리며 한평생을 노래로 재고 있는 매미들, 단가로 다듬어 완창을 뽑아대는데, 그만, 투명한 손수건이 '하염없이 또 젖고 젖어, 세상 모르고 제 세월을 만난 듯 쨍쨍하게 풀고 우려내면서 매미도 한철이라고 노래하고 있는 것인가 비 그친 오후 일제히 뽑아내는 한줄기 매미소리가 문득 매화나무를 떠 안고 가는 서녘 하늘 아래 어디선가 심봉사 눈 뜨는 소리로 연꽃이 열리고 있다 얼씨구! 잘한다! 그렇지! 추임새가 덩실덩실 춤을 추고 있다.
*선연嬋娟:매미를 이르는 말은 '선연嬋娟' 이나 매미의 자태가 예쁘다 하여' 嬋娟' 이라고도 함.
-시집 『봄 벼락치다』비그친 오후 선연가嬋娟歌 (2006. 우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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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연가嬋娟歌 /홍해리
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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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7.11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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