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 윤선도의 오우가
나의 벗이 몇이나 있느냐 헤아려 보니
물과 돌과 소나무, 대나무다
게다가 동산에 달 오르니 그것은 더욱 반가운 일이구나
또 더하여 무엇하리
두어라 이 다섯이면 그만이지
(水)
구름 빛이 좋다하나 검기를 자주한다
바람 서리 맑다 하나 그칠 때가 하도 많다
좋고도 그칠 때 없기는 물 뿐인가 하노라
(石)
꽃은 무슨 일로 피면서 빨리 지고
풀은 어이하여 푸르다가 누르는가
아마도 변치 않는 것은 바위 뿐인가 하노라
(松)
더우면 꽃 피우고 추우면 잎 지거늘
솔아 너는 어찌 눈 서리 모르는가
구천에 뿌리 곧은 줄 그로하여 아노라
(竹)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곱기는 뉘 시키며 속은 어찌 비었는가
저렇게 사시에 푸르니 그를 좋아 하노라
(月)
작은 것이 높이 떠서 만물을 다 비추니
밤중의 광명이 너만한 것 또 있느냐
보고도 말 아니하니 내 벗인가 하노라
해남의 가장 대표적인 인물 중에 한사람인 고산 윤선도(1587-1671)는 우리나라 국문학상 시조시인의 일인자로 꼽힌다. 송강 정철이 가사문학의 대가라면 고산은 시조문학의 대가라고 할 수있다. 당시 이 나라의 선비들이 대부분 한문문학과 경직된 사회구조의 틀속에 갇혀 있을 때 고산은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살려 섬세하고 미려한 시조들을 지어냈다. 그의 시조는 정철(鄭澈)의 가사(歌辭)와 더불어 조선시가에서 쌍 벽을 이루고 있다. 사후인 75년(숙종 1) 남인의 집권으로 신원(伸寃)되어 이조판서가 추증되었다. 저서에 《고산유고(孤山遺稿)》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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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내벗이 몇인고하니 水石과 松竹이라 .오르니 귀 더욱 반갑고야 .이詩調는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배운그대로 생각이나서 올려봅니다
東山에
두어라 이다섯 밖에 또 더하여 무엇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