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서 1만8,000TEU급·1만4,000TEU급 10척 수주
연비절감 기술력 앞세워 올해 발주분량 싹쓸이해
한번에 컨테이너 1만개 이상을 실을 수 있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시장에서 현대중공업이 기술력을 무기로 거침없는 수주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들어서만 현대중공업이 수주에 성공하거나 수주가 유력시 되고 있는 1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27척에 이른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최근 중동 선사인 UASC와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에 대한 의향서(LOI)를 체결, 수주가 유력시 되고 있다.
이번에 LOI를 체결한 선박은 1만8000TEU급 컨테이너선 5척과 1만4000TEU급 5척 등 모두 10척이다. 여기다 컨테이너선 7척에 대한 옵션 계약도 체결했다. 이들 선박은 오는 2015년초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UASC로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를 추진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중국 CSCL(차이나쉬핑컨테이너라인)로부터 축구경기장 4배 크기인 1만8400TEU급 컨테이너선 5척을 총 7억달러에 수주했다. 또 지난 1월에는 캐나다 시스판에서 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5척을 수주한 바 있다.
중동 선사인 UASC와의 계약 선가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한달전 중국 CSCL와 비슷한 수준으로 1만80000TEU급 컨테이너선은 척당 1억4000만달러, 1만4000TEU급은 1억1000만달러 정도로 추정된다. 이번 수주에 따른 10척의 가격은 총 12억~13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의 이같은 실적은 올해 발주되는 1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싹쓸이한 수준으로 이 부분에서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초대형 컨테이너 시장에서 이같은 성과를 올릴수 있는데는 연비절감 기술때문이다. 배의 크기가 적을때는 이동속도가 핵심이지만 실어나르는 물량이 많은 초대형 선박은 속도는 조금 늦더라도 연비를 절감할 수 있는 기술이 중요시 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들 선박들에 운항속도나 환경에 따라 자동으로 연료를 조절하는 자체 제작한 전자제어식 엔진을 탑재할 계획이다. 여기다 역시 자체 개발한 선박평형수 처리장치인 에코밸러스트를 장착, 연비 절감 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하지만 컨테이너선 가격이 바닥권에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어 물량 독식에 따른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이 지난달 중국 CSCL로부터 수주한 1만8400TEU급 컨테이너선의 가격은 척당 1억4000만달러에 다소 못미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는 대우조선해양이 2년 전 덴마크 머스크로부터 수주한 비슷한 규모의 선박 가격 1억8000만달러에 비해 20%가량 싼 수준이다.
<서울경제신문, 2013.06.09, 이재용기자 jy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