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생각해도 이것은 기적같은 일이다.
매일 딸과 함께 출근을 하면서 주고받는 상쾌한 대화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나에게는 큰 행복이다.
수영강변에 활짝 핀 벚꽃이 부녀의 정겨운 모습을 축하해 주는듯하여 더욱 감사한 하루였다.
어릴 때 별명이 인도공주인 소정이를 데리고 다니면 항상 나의 어깨는 으쓱거리고 기분이 우쭐하였다.
남동생이 생긴뒤에는 더욱 나의 사랑을 독점하기 위하여 귀염을 떨고 애교 또한 만점이었다.
엄마가 간혹 현성이를 데리고 대구 친정집에라도 가면 아빠를 완전히 독차지한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다.
그러나 딸이 사춘기를 지나고 의사의 길을 택하고 난 뒤부터 15년은 이런 즐거움과 기쁨을 거의 놓치고 말았다.
서울 K병원의 인턴,레지던트,팰로우3년동안 언제나 피곤에 쩌들고 과도한 스트레쓰로 많이 힘겨워하던 딸이었다.
결혼할 나이가 되자 문자로 딸에게 매일 결혼작전을 하나씩 주고받는 궁여지책으로 대화의 문을 다시 열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100호의 명령이 나가고 사흘 뒤에 결혼식을 올리게 되고 그 모든 과정을 책으로 발간했다.
두경부의 암수술을 전문으로 하던 의사가 지금은 S아동병원에서 아이들하고 놀고(?)있는 것이 첫째 기적이다.
자영업을 30여년 해 오면서 느낀 것은 밑천만 든든하면 노름에서 항상 이기듯이 자금만 넉넉하면 장사할 만하다.
서른살때 겁도없이 사채를 빌려서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주머니 사정으로 항상 절절매고 혼이 나간 기억밖에 없다.
80년대 초창기에는 년 이자 36%의 사채를 빌리기도 했으니까 10%미만의 은행의 돈은 얼마든지 대환영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이상하게도 S보증기관에서 최저의 이율로 3억까지 빌려주겠다고 했다. 이것이 둘째 기적이다.
우리는 보통 어제와 98%는 비슷하고 나머지 2%의 차이가 나는 오늘을 보낸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 2%의 차이때문에 어제는 나의 영원한 바둑 라이벌 K.H와 두판의 바둑을 두었다.
1승 1패의 전적으로 둘이다 만족했는데 두 판 모두 백을 잡은 사람이 덤으로 두,세집을 이기는 기적을 연출했다.
바둑을 두는 중에 가끔 들리는 K.H의 중,고,대학의 후배가 그와 상봉했다는 것,또한 아주 우연찮은 일이다.
결혼시즌이 다가오면 청첩장이 쇄도해서 애써 장만한 나의 주말스케쥴을 완전히 망쳐놓는다.
딸 셋을 다 결혼시키고 막내아들을 4월에 서울 여의도 예식장에서 보낸다는 마음이 부자인 W.S의 초청장이 왔다.
갈 것인가? 부조만 할 것인가? 고민하던중 절친 W.Y가 전화를 해서 골치아픈 문제를 시원하게 풀어주었다.
같은 날 시간차를 두고 강남에서 D.N의 여식결혼식이 있다고,그러면 양수겹장 해결하니 이것 또한 기적이 아닌가?
출근길에 5개의 신호등을 논스톱으로 통과하여 오늘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척척 잘 풀릴 것같은 예감을 가졌다.
그렇다면 저녁 8시부터 서울 상암구장에서 벌어지는 월드컵 카타르와의 대전도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흥미진진한 축구시합을 보고싶어 꿀떡같은 마음을 억누르고 평소와 같이 8시쯤 수영강변을 산책하기로 했다.
왜냐하면 부활절을 앞둔 일주일 동안 저녁 T.V시청은 금하고 있는 우리 교회의 룰을 지켜야하기 때문이다.
다시 집에 돌아오니 아직 시합은 15분을 남기고 하나의 추가점이 절대로 필요한 1대1의 절박한 상황이었다.
내가 보지않으면 시합이 그대로 끝날 것같아서 룰을 깨고 T.V를 튼 순간 최강희 감독이 손흥민 선수를 내어 보냈다.
" 부자 히트슛 " 왜 하필이면 이동국이 슛한 공이 골대를 맞추어 떨어진 바로 그 위치에 손의 발이 놓였는지?
이것 또한 기적이 아닌가? 아마 내가 끝내 T.V를 보지 않았다면 최 감독은 선수교체를 하지않았을 것이 틀림없다.
우리는 기적을 믿는다. 그리고 그 기적이 나때문에 일어난다고 믿고 싶어한다.
그래서 어떤 종교를 믿든지 자신이 신봉하는 신이나 대상에게 지극정성을 다해서 자신의 소원을 성취시키고 싶어한다.
나의 소원이 절대신과의 뜻에 위배된다고 해도 사십일 금식기도나 천배를 하더라도 신의 마음을 바꾸고 싶어한다.
새벽마다 몸을 씻고 정화수를 떠다 놓고 삼신령에게 빌던 조상들의 유전자들이 우리에게 아직까지 흐르고 있다.
A.D 33년,지금부터 천구백팔십년전 오늘 가롯유다가 자기 스승을 은30량에 팔아서 죽게 만드는 사건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 다음날,국가반란죄 내지 하나님 모독죄로 십자가에서 처형된 예수가 죽은 지 사흘만에 부활했다고 한다.
예수가 죽어서 사흘뒤에 부활했다는 이 사실이 기적이다.
그 보다 더 큰 기적은 21억의 지구인들이 그 미스테리한 사실을 역사적인 진실이라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암투병을 하면서 3년째 그래도 건강하고 낙천적으로 잘 살고있는 H.S에게 전화를 했다.
" 예수가 부활한 날에 니도 교회에 나와서 부활절예배를 드리며 우리의 부활을 함께 기도하자."
" 와이프가 알게되면 아마 내가 마~죽을 꺼야....." 유모러스하게 거절하는 친구에게 내가 한 수 더 떴다.
" 뭐,이리 죽으나 저리 죽으나 마찬가지니까,한번 교회에 나와 봐 " 그러면서 우리는 까르르 웃었다.
우리같은 60대들이 평생 가지고 있던 자기의 신념이나 신조를 버리고 개종하는 것이 쉽지않다.
그래도 매사에 긍정적이고 배려심이 강한 T.J는 나의 권고를 받아들어 어제 저녁 부활절 특별기도회에 참석했다.
교회에서 부르는 찬송가나 복음송에 전혀 익숙지않은 T.J가 박수를 치고 노래를 따라부르는 것을 보고 감동했다.
" 그래,그렇지 이런 것을 보고 기적이라고 하는 것이지,바로 이것이 진정한 기적이야 !! "
우리는 매일 우주적인 기적을 경험하고 있는 것을 간과하든지 당연한 사실로 받아드리기 때문에 무감동이다.
계절에 따라 세상의 만물이 달라지고 온갖 초목들이 꽃을 피고 정확한 시간과 장소에서 태양은 뜨고 지고한다.
우리 인체를 조성하고 있는 60조가 넘는 세포들이 일사정연하게 자신의 D.N.A의 지령을 어김없이 지키고있다.
인생은 먼저 관찰하고 해석하고 적용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기적같은 인생을 어떻게 시시하게 남의 말만 하면서 불평하고 원망하고 살겠는가?를 한번 생각해 보자.
http://cafe.daum.net/60.30 60년을 나누며 30년을 준비하자
첫댓글 오박사님! 정말 기적들이 버꽃피듯이 펑펑 터졌군요,,,ㅎ
정말 감사~감사 입니다.~~~
27일자 평생 감사 다이어리를 보니,,,넘~좋은글 입니다.
패밀리 레스토랑 중에 "TGI"라는 곳이 있다.
TGI 란 "Thank God.It's Friday" (하나님 감사합니다.이제 주말입니다)"
라는 말의 준말이다.
"5일간 열심히 일하고 주말을 즐겁게 맞이할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는 뜻이다.^^*
행복한 주말 되세요.~~~
기적은 꼬리를 물고 따라 온다.
다만 기적을 믿는 사람에게만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