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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명이 어느 날에 법회에 참여하였더니 도성사부님께서 말씀하시기를 “허명스러운 바탕은 본시 천심으로부터 생함이니 성품이 그 속에 있음에 물과 불기운이 서로 조절하나니 그윽한 그 가운데에 이치와 기운이 돈연히 밝은지라. 신선과 부처가 있는 곳이요, 거짓이 없는 오직 진정한함만 있는 바라. 성인과 범인이 둘이 없고 너나 내나 누구나 다 같이 가진 바라. 맑고 투명하여 티끌 한 점도 더럽히지 못하고 텅 비어서 조금만 티 검불 하나도 걸리지 아니 하였거늘 무슨 일로 너희들은 진흙을 쥐여 바르며 애처롭다, 너희들이여! 거칠은 가시섭을 들어 채우느냐? 네 스스로 너의 광명을 잃고 네 스스로 너의 올가미에 얽히어 혹자는 욕심바다에 빠지고 혹 자는 불구덩이로 들어가며 혹자는 애정의 하수에 허우적거리며 혹자는 영광스러운 그물에 얽히니 누가 주는 죄랴? 모두 다 제 스스로 지음이라. 오직 성인의 일념은 자비로 저것을 사랑하사 너희들을 건져주실 자당과 보벌이 곳곳에 있으니 뛰어난 뜻을 가진 자는 훨훨 뛰고 나를지라. 본성을 찾음이여! 모양이 어린아이로 돌아가면 천진난만하고 순박하며 근실한지라. 옛 친구가 서로 만나니 사모하고 즐거워서 심히 기뻐하는지라. 보통에 뛰어난 신선이요, 등수에 오를 부처라. 그렇지 아니한즉 장래가 어찌 되리요. 삼도의 겁에 쌓인 수레바퀴가 쉴 새 없이 돌아서 혹은 아귀지옥에 빠지고 혹은 수라로 떨어지나니 뽕밭과 푸른 바다가 변천이 많은데 참으로 노래도 부르며 울기도 할 일이로다. 진토를 찾아 성문에 귀의함은 너희들의 무량대복이니 능히 성훈을 받들어서 본래 있는 조상들의 공훈을 더럽히지 말지니라” 하시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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