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비트로팀대학생재능기부기념초청대회가 12월 20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우천으로 두 번 연기되어 만나게 된 대학생들. 마치 오래 기다린 학생들을 축복이라도 해 주듯 종일 따사로운 태양이 함께 했다.
아직 시험이 안 끝난 학교가 있는가 하면 스키캠프며 행사가 겹쳐 참가자가 예상보다 훨씬 적었다. 그러나 비트로 팀원들은 의미 있는 대회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구상을 했다. 첫째 예선 박스에 네 팀을 넣어 학생들로 하여금 충분히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일찍 탈락한 학생들에게는 실력별 원 포인트 레슨을 해 주었다. 종일 제공한 따뜻한 오뎅 탕은 덤이다. 또 고센의 이병원 대리가 하루 종일 학생들의 스트링을 무상으로 수리해 주며 스트링의 중요성을 설명해 주었다.
올해로 4년째 각 대학을 돌며 테니스로 재능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비트로 팀. 이 초청대회는 참가비를 받지 않는다. 8강부터 두둑한 상품을 주고 참가 상으로는 비트로 정품 긴팔 티셔츠를 나눠 준다. 오로지 대학생 테니스 저변확대에 정성을 쏟겠다는 의지로 그간 재능기부를 받았던 대학들을 초청하는 이런 대회는 올해로 두 번째다.
대회가 열리는 현장은 수채화로 비교가 될 만큼 맑은 웃음과 맑은 공기가 흘렀다. 시험이 덜 끝난 학생들은 틈틈이 벤치에서 책을 보고, 또 어떤 학생은 리포트 작성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단체전 3복중 반드시 1복은 여자팀이 들어가야 하는 대회 규정에 따라 여대생들은 언더서비스를 넣고 헛스윙을 할지라도 웃음이 만발했다. 그리고 상대 선수에게서 좋은 샷이 나오면 거침없이 ‘나이스’를 외쳐 주었다. 게임을 이기기 위한 전략을 짜는 의도적인 모션은 어디에도 없었다. 결과에 대한 두려움을 초월한 순수가 흐르는 운동장은 일반 동호인 대회장과는 매우 달랐다. 격려와 칭찬과 박수가 떠나지 않는 아름다운 모습들을 연출했다.
멀리 춘천에서 온 강원대는 두 팀이 출전해 한 팀만 4강에 올랐다. 2015년에 열린 대학생 대회에서 두 번이나 단체전 우승하여 대학가를 정평한 강원대.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8강에서 숭실대를 만나 역전 끝에 어렵게 입상의 고지에 올랐다. 강원대 장도현은 “이번 대회는 선배들의 도움 없이 재학생들끼리만 뭉쳐 처음으로 4강에 올라 매우 뿌듯하다”며 “일찍 진 친구들은 기초를 다질 수 있는 원 포인트 레슨까지 받아 더욱 의미 있는 하루가 되었다. 내년에도 이런 행사에는 반드시 참석하고 싶다”고 했다.
아침 8시도 안되어 제일 먼저 도착한 선수가 있었다. 가천대 안우상. 이 선수는 1년 전 처음으로 라켓을 잡았으나 테니스 홀릭이다. 안우상은 “경희대와 치열한 경기 끝에 4강에 오를 수 있었다. 이런 대회를 일찍 접했더라면 더 훨씬 실력이 좋아져 재미있는 대학생활을 할 수 있었을 터인데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또 “4강 경기를 하느라고 재능기부를 받지 못한 부분은 매우 큰 손실이다”며 안타까워했다.
스트링을 수리해 주고 있던 본부 옆에 종일 학생들이 모여들었다.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이병원 대리는 “작년보다 대학생들의 테니스 실력이 늘어 스트링의 중요성을 깨달아 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아직 시험이 덜 끝난 숭실대 선수들은 8강 선물도 받지 않고 자리를 떴다. 김대건 숭실대 동아리 대표는 “대회가 두 차례 연기가 되는 바람에 실력 좋은 멤버들이 참석하지 못했다”며 “그래도 날씨가 포근해 마치 소풍 온 듯 재미있는 하루가 되었는데 8강 선물로 양말을 한 박스나 준다니 감사할 따름이다”고 했다.
고려대를 만나 안타깝게 진 중앙대학교는 학교 내 코트가 없다. 그래서 일주일에 세 번 반포종합운동장에 모여 연습을 한다. 신혜진 중앙대 대표는 “대회가 미뤄지고 기말고사 기간이랑 겹쳐서 팀 꾸리는데 위기도 있었다”며 “내년에는 신입생들을 키워서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4강 경기가 시작 될 때 비트로 팀원들은 탈락한 학생들을 모아 놓고 재능기부를 하기 시작했다. 학생들이 배우고 싶어 하는 서브와 발리 그리고 포핸드를 각각 세 코트로 나누어 지도했다. 아마추어 테니스계의 왕중왕답게 이순규는 서브를 지도 해 나갔다. 토스의 중요성과 팔을 동작, 그리고 마지막으로 라켓의 헤드가 먼저 기울어져야만 한다는 것을 간략하게 설명하며 선을 보였다. 학생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일시에 스마트폰을 꺼내 동영상을 찍었다. 각 대학을 순회하면서 재능기부 받는 모습과는 달리 매우 진지했다. 금방 지고 온 게임에 대한 아쉬움, 그리고 제대로 배워서 실력을 업그레이드 하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현장이었다.
경희대 김진수는 “오늘 게임에서 진 이유가 서브가 불안정해서 주도권을 잡지 못한데 있었는데 오늘 그동안 몰랐던 서브에 대한 키포인트를 배웠다. 꼭 기억해 두었다가 연습을 할 것이다”고 했다. 외국어 대학교의 김정원은 “서브 넣는 요령을 제대로 익히기 위해서 동영상을 찍었다. 유익한 정보인 만큼 동아리 친구들에도 공유해 줄 생각이다"며 진지하게 말했다.
발리는 김일웅이 담당했다. 김일웅은 “30년 전에 대학시절에 처음으로 라켓을 잡았을 때 그때 배웠더라면 더 훨씬 빨리 실력이 늘 수 있는 방법론을 우선적으로 지도하고 있다”며 “한 가지 더 강조하는 점은 미래에 대학 졸업한 후 바쁜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테니스는 계속 해야 한다는 동기부여를 해 주고 있다”고 했다. 일렬로 선 학생들에게 “헤드를 세워라, 손목을 쓰지 말아라, 직각 삼각형의 빗변처럼 위에서 아래로 내려라”를 외치는 김일웅의 지도에 따라 학생들은 발리 연습에 여념이 없었다.
가톨릭대 동아리 회장을 맡았던 김동주는 “실전 경험을 한 후 원 포인트 레슨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준 비트로 팀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했다. 인하대 박민수는 “안정감과 스킬 모두 다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늘 재능기부로 알게 된 것들을 기초로 다져 다음대회까지는 모두 다 보완하겠다”고 전했다.
포핸드는 우주철이 지도했다. 임팩트 순간에 스윙도 중요하지만 발의 모양도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누구나 의미 있는 일을 하며 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모두 다 실천하며 사는 것은 아니다. 흔히 'NAPO (No action plan only)'나 'NATO (No action talk only)'가 되기 십상이다. 하지만 비트로 팀원들은 계획했던 재능기부를 4년째 해 왔다. 의미 있는 일을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해 나가는 추진력과 실천력이 바로 비트로 팀의 파워이자 자랑이다.
재능기부를 받던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었다. 대회에서 탈락한 학생들에게 재능기부로 원 포인트 레슨을 해 주는 이러한 행사는 일 년에 몇 번이든 열리면 좋겠단다. 형식적인 것이 아닌 열과 성의를 가지고 기초를 다질 수 있게 해 준 비트로 팀에게 학생들은 수시로 질문을 하고 또 매우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4년째 재능기부에 혼을 실어온 비트로팀의 이순규는 “뒤돌아보면 가슴이 뭉클하다. 학생들이 배우려는 의지로 진지하게 다가올 때마다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고 싶다”며 “3년 전 재능기부 받았던 대학생들이 졸업해서 지금 전국대회를 출전하고 있다. 대회장에서 만나면 그 학생들이 얼마나 반갑게 인사하며 다가오는지 진짜 사는 맛을 느낀다”고 전했다.
재능기부가 이루어지고 있는 한편에서는 고려대 두 팀이 결승에 진출했다. 고대 체대 동아리 KUTU가 작년에 이어 2년째 거듭 우승을 거머쥐었다. 구형근 회장은 “졸업반인 10학번 선배들의 마지막 대회출전을 우승으로 마무리 할 수 있어서 기쁨 두 배다”라며 “선배들의 든든한 후원으로 후배들은 행복하다”고 했다. 디펜딩 참피언인 고대 동아리의 저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그것은 선후배간의 응집된 단합이었다. 일주일에 세 번 선배들은 후배들을 지도해 주며 이끌고 있다. 올해 고려대 졸업반인 이성원 박현도는 “후배들이 배운 내용들을 급방 흡수하듯 따라오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며 “부족한 실력이라도 선후배간에 융화가 잘 되고 있다는 것이 고대 최고의 자랑이다”고 전했다.
어둠이 올 무렵 모든 행사가 끝이 났다. 입상한 선수들과 탈락한 선수들 모두다 가슴에 선물을 한 아름 안고 돌아갔다. 운동장엔 학생들이 놓고 간 순수하고 아름다운 흔적들만 남았다.
결과
우승 고려대 Petc 준우승 고려대 Kutu 3위 가천대 강원대 8강 숭실대 중앙대 인하대 경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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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tennispeople.kr/news/articleView.html?idxno=5098
http://www.tennispeople.kr/news/articleView.html?idxno=5099
대회사
반갑습니다 대학생 여러분!
세상에는 감사할 일이 참으로 많습니다.
두 번에 걸쳐 연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참석해 준 학생들에게 감사하고
오늘 이렇게 대회를 개최 할 수 있도록 비를 참아준 하늘이 감사합니다.
또 대학생 테니스의 저변확대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후원해 주신 주식회사 학산 비트로
이원목 회장님 이하 관계자들도 감사합니다.
엊그제까지 영하였던 날씨도 포근해져서 이 또한 감사드릴 일입니다.
어디 이 뿐이겠습니까? 테니스를 취미로 즐기다가 이 세상에 나눔을 실천하고자
뜻을 같이하는 비트로 팀원들과 매 달 대학생들에게 '재능기부'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참으로 감사드릴 일입니다.
저는 지난 5월에 경기대학교에 초청 강사로 강연을 하러 간 적이 있습니다.
요즘 대학에서는 학문적인 지식 전달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오랫동안
체험한 경험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학생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종종 '토크 콘서트'를 연다고 합니다. 그곳에서 저는 간단하지만 명료하게
취미로 즐기는 '테니스'에 관한 강연을 했습니다.
평생 즐기는 취미 테니스 하나만으로도 억대 연봉으로 부자가 된 사람이 있는 가하면,
세상 사람들에게 좋은 일을 하고 있는 다양한 사례를 들었습니다.
흙수저를 물고 태어났지만 금수저 물고 태어난 사람 못지않게 보람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했습니다.
수많은 취미 중에서 테니스에 대한 예찬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랍니다.
이곳에 모인 여러분들은 이미 라켓을 잡았으니 인생 성공의 초석을 다지고 계신 분들입니다.
오늘 하루 마음껏 즐기십시오! 더 많은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예선박스에 네 팀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예탈 하신 분들을 위해 원 포인트 레슨으로 재능기부를 할 것입니다.
황금 같은 젊은 시절의 시간을 쪼개어 평생 즐길 수 있는 취미를 다져 놓으시기 바랍니다.
올해 4년째 각 대학을 순회하며 테니스로 재능기부를 하고 있는
비트로팀 11명을 대표하여 여러분께 인사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팀장 송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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