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그림자
한 노인이
뒤돌아 그림자를 확인하고
한참을 노려보다가 한숨 쉰다
그림자가 묻는다
당신은 어인 연고로
갑자기 나를 보고 탄식하는가
노인이 말한다
너는 있었다 없었다 하며
언제까지 따라다닐 것인가
그림자가 대답한다
내가 있고 없음은 당신과 같이 하니
당신의 영혼으로 생각하면 된다
노인은 반문한다
내 육신은 늙고 영혼은 멍들었는데
너는 처음처럼 그대로가 아닌가
그림자가 흥분한다
당신의 험난한 인생행로로
그림자 생활 말이 아니었다
노인이 화를 낸다
평생 졸졸 따라다니며
좋은 것 보다 나쁜 것만 보았구나
그림자가 호통친다
아직도 당신 뒤에 나 있으니
남은 인생이나 뜻있게 살아라
유유 시집 <선시 습작노트>속에서
카페 게시글
유유의 야생화 시
노인과 그림자
봉명산
추천 0
조회 11
11.08.23 07:49
댓글 1
다음검색
첫댓글 나 있음에 그대가 있다, 나 없으면 그대도 없다, 내가 존재할때 그 가치를 알듯이 서로 사랑하며 봉사하며 즐거움을 나누며 행복의 길을 걸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