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서울 상계동에서 06시 30분에 전 장훈 고 영태 김 성환 박 선숙 탑승 후
중간 집결지인 사당역 11번 출구를 향하여 출발
08시 10분 이 호영 회장님께 지휘권 인계 후 정읍군 소재 국립공원 내장산을 향하여 진격
서초 나들목 경유 경부고속도로 진입 후 준비한 먹거리 및 곡차 시식 시작
11시 30분 호남고속도로 정읍나들목 인근에서 옥님이랑 성공적 접선완료 후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정든고향산천식당으로 직행
휴~우~~
여기까진 어째 기억이 나는데 그 후론 곡차 과다섭취 후유증으로 기억이 가물가물하고나.
그런즉 대충대충 보고해도 이해를 바랄께.
이거 어쩌겠냐.
늙으막에 총무 감투 씌워 준다니 그도 벼슬인줄 알고 덥석 물었다가 이젠 참으로 진퇴양난이로다.
진즉 63년 토끼띠로 후진양성해서 초롱초롱하고 컴터 능통헌 놈으로 사무를 맡겼어야 하는데..
나의 벼슬 노욕으로 여럿 고생하는고나.
아!그래도 늙으막에라도 깨우침을 얻었으니 이 얼마나 복된 삶이야.
존경하는 이 호영회장님을 조석으로 수행하며 총무님 생활한지도 어느덧 1년여가 돼가는고나.
이 한 몸 바쳐 회장님께 큰 기쁨 드리려 했으나 동성이다보니 수발을 잘못들었나 어찌 요즘 회장님의
옥체가 예전만 못한듯 잔고장이 자꾸 나누나.
해서 회장님을 산속에다 요양 좀 시켜 드릴려고..
그런즉 사전답사 차원에서 내장산 산행도 준비한거거든.
뭣도 모르는 철부지 회원녀석들은 그러더라.
케이블카 타고 오르는 산행이 어딧냐고?
난 그런 넋두리를 들으며 회장님의 옥체가 맛갔단 걸 백련이나 하서초띵 정탐꾼 아그들이 알면
우리 장초동창회 안위에 손상이 올까 발설치도 못하고 참으로 입 봉하느라 고생했다.
암튼 회장님의 수행처는 내장산 자락 일월암으로 정했으니 그리들 알고 틈틈히 곡차들고 찿아 뵙도록 하자.
존경하고 사랑하는 장초들아!
회장님께서 천수를 다 누리시고 이젠 원로원으로 스스로 입적의 길을 찿아 떠나셨으니
우리 신세는 참으로 실 끈어진 연이요,의지할 곳 없는 고아 신세로다.
아!우리 신세가 이토록 처량히 변해 비탄에 빠질줄이야..
이토록 도탄에 빠져있는 가엾은 장초들께
빛처럼 홀연히 흰머리를 휘날리며 나타난 구세주가 있었으니
이 거룩하고도 존귀한 이의 속명은 박 현수님이로다.
옛부텀 충신은 두 임금을 섬김을 크나큰 부끄럼으로 알았으나
이는 다 눈가리고 아웅하던 깜깜하고 우둔한 시절의 옛말이더라.
자고로 눈치가 빨라야 절간에서도 새우젓을 얻어 먹는 법!
해서
난
고결하고도
멋진
늦가을 찬서리
아래
홀로 고고히 청초한 자태를 뽐내며
온 천지를 그윽한 향으로 진동시키는
들국화 멤버 전 인권 닮으신 ...
신임 박 현수회장님께
1등으로 충성서약맹세문 제출했다.
다 늙어서 원로원으로 들어가는 뒷방 노인네 챙겨서 내가 뭐 득될게 있겠냐.
부모님께서 힘들여 공부갈켜 준 건 이런 시류를 정확하니 깨치라고 다들 뒷바라지 해준 거 아니겠냐.
사설은 천천히 적고 우선 떠나가는 총무로써 회계를 칼같이 하라는
부모님 가르침따라 몇 자 적어 친우님들께 올린다
수입내역
고 영태:회비 10만. 김 성환:회비10만 찬조 5만 이 호영:회비 10만. 박 현수:회비 10만 찬조 10만
강 순임:회비 5만. 박 경래:회비 10만 찬조 5만. 이 순덕:회비 5만. 표 숙자:회비 10만 찬조 10만
남 호진:회비 5만. 이 장현:회비 5만 찬조 5만 . 정 혜숙:회비 5만 성 선심:회비 10만
임 진철:회비 10만원 임 종규: 찬조10만 전 장훈:찬조:10만
합계:1백 60만원
지출내역
초코파이.홍삼캔디.후르츠종합캔디.요플레딸기.바나나우유.맛있는우유딸기.비식품.은박접시.구운오징어.오징어.500땅콩캬라멜.목캔디-대용량.맛동산.식품.하비스트.롯데샌드.진로포도주.청과감사합니다.땅콩그래.컵.그린은박도시락.비식품.비타오백.소주.과일 등
합계;210,600
관광버스 경비:오십만원
정든고향집 식대:십만 오천원
케이블카 탑승료:십이만원
옥님 집들이 축하금:이십만원
내장산 입장료:이만 오천원(이거 정가는 오만원인데 쫌 깍았다)
호도과자:일만원
전주친구 식대:이만원
합계:일백 십구만원
잔액:사십 일만원
현 통장 잔액: 941,425원
참으로 안타깝고나.
떠나가는 총무로써 똥그라미 서너개 뒤에 붙여 살림 넘겨 줘야 후임이 살림이 원활할텐데..
이 몸이 투명하게 떡을 주무르며 손에 묻은 떡고물을 챙겨 먹다 보니 동창회 잔고가 이리 소량이고나.
이쯤에서 투명한 약식 회계보고는 접고 모다들이 궁굼해 하는 옥님이 집들이 보고 올린다.
귀 뚫린 촌놈들이라면 들어 봤을겨.
황토가 몸에 좆탄걸.
그러니까 현명한 옥님이는 무병장수할려고 거기 황토현에 다가 터 잡았더라.
황토현 가는 길에 남 호진법사겸 풍수지리사가 그러더라고!
"여~어!
참! 길지로다.
선홍빛 황토빛이 참으로 곱고나.
이런 땅에 정기라면 진즉 영웅이 나왔을 법도 한데.."
법사님의 말씀은 한치 흐트러짐이 없는 법.
아니나 다를까,
평화관광여행사 버스가 곧 당도한 곳은
그 이름도 휘횡찬란하며 자손만대 길이 빛날 전 봉준 장군님 황토현 전적 기념비더라고.
역사책에도 기록됐으니까 촌놈들도 알겨.
일찍이 크게 깨우쳐 도탄에 빠진 민생을 살리고자 전 봉준녹두장군님께서
청포자락 휘날리며 고부군수 조병갑이를 혼내고 호남지방을 평정하시고
멀리 공주까지 진격하다 왜놈 흉탄에 숨지셨단 걸.
새야!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지마라~
녹두꽃이 떨어지면 청포장수 울고간다.
비통하도다.
이토록 안타까이 떠나신 전 장군님의 후예인 나의 맘을 알아주며
아직도 청포장수 전 녹두장군님을 흠모하며 사당을 지키는 선녀가 있었으니
그녀는 전씨장군님 가문에 이쁜 공주로 태어난 바로 우리 동창 심 옥님이로다.
성은 심 인듯 하나 그의 피는 전씨 가문의 후예란 걸 이제 비로소 고백하누나!
일찍이 장군님께서 동학의병을 이끄시고 삼도에 널린 탐관오리들을 징벌한 후
한양으로 진격할 때 참으로 걱정된 건 가문의 후사였으니
해서 후생을 수태시키셨으나
개조선 국법이 혁명의 열사는 삼족을 멸하다보니
장군님께선 여식의 씨를 보존코자 전씨를 심씨로 바꿔 숨겨 놓코 후대를 기약코자 함이었으니...
이제 비로소 우리 전씨 장군님 가문에 숨겨진 비사가 세상에 드러나 빛을 발하누나.
휴~우!
왜놈이 알까 두려워 녹두장군 청포장수 전 봉준장군님 가문의 삼대에 걸쳐 숨겨진
전(심) 옥님 선녀에 얽힌 비사를 토로하니 가슴이 뚫리는고나.
나의 갸륵하고도 어여쁜 사촌 옥님아!
그동안 얼마나 외로웠느냐!
난 집안 오빠라고해도 동생 옥이를 불러 보지도 못하고 먼 발치에서 그져 바라만 보고 ..
이심전심이라.
누가 안 갈켜줘도 핏줄은 당기는 법!
오빠가 고향 황토현 녹두장군 조상님 유적지 참배한다니 올 봄부터 옥이가 준비 많이 했더라.
야트막한 야산 숲속에 낭군님이랑 모포들고 숨바꼭질 놀이 틈틈히 고사리도 채취해 놓고..
거기다 손수 재배해 섬섬옥수로 주물딱 거려 빚은 콩떡이랑
고사리무침 내가 좋아하는 들깨즙 그런 거도 넣코..
난 원래 호진이 지도하는 큰 도인이라서 육식을 즐겨한지 꽤 오래 됐다만
고향을 지키는 누런 한우황소고기는 나의 50년 면벽수련의 내공을 더욱 증진 시키더고나.
동창중에 최고로 이쁜 전 옥님아!
어찌 잊으리요,
그 고운 섬섬옥수로 손수 빛어준 고향의 맛을!
내 각시 박 선숙이가 그러더라.
너무나 그 정성이 고맙다고.
난 태어나서 그런 맛있는 쇠고기도 첨이고 배터지게 먹어 본 것도 첨이다.
잔뜩 먹여 준 것도 고마운데 오빠들 한양 올라 가는
차안에 시집가는 딸 이바지 보내는 맘으로 모다들 손에 고루 옥이가 챙겨준 그 맘이 더욱 고맙고나.
그 곱고 정성된 맘은 나도 곱게 접어 맘 속 깊이 깊이 간직할께.
이제 비로소 경과보고를 마치며 회장님을 보필하는 총무의 직분을 내려 놓는다.
어찌 이 대목에서 소회가 없을소야.
많이 부족했지만 친구들이 도와주고 격려해준 은혜로 총무직을 마치고
전임 이 호영 회장님따라 백의종군의 길을 떠나련다.
돌아보면 공보다는 과가 더 많은듯하다.
친구들의 하해와 같이 넓은 맘으로 부족함의 이해를 청하며 총무 직분을 내려 놓을께.
친구들아!
참으로 바쁜 틈틈히 협조해 줘서 고맙고...
... ...
어찌 눈물이 자꾸난다.
나도 잘되면 쇠고기 한 번 듬뿍 멕일께.
물품기부
옥님:황소 반 마리.고사리랑 들깨즙.토종돼지 뒷다리살.하이트소주 랑 맥주서너박스.감.
선물용청국장 수 십개. 기타 등 등.
박 현수:김밥 서너 줄
이 호영 회장님:피에르가르뎅표 수건 30개:(친구들아! 이거 잘 간직해라.가르뎅이 심혈을 기울여
꼴깍 숨지기 전에 남긴 작품이니 잘 간직하면 난중에 돈 좀 될겨.
박 선숙(전 총무각시): 녹두빈대떡:(요거 녹두장군 전봉준장군님님의 후예로서 새벽에 일어나 목욕재계 후 정성들여 부쳐단 걸 꼬~옥 알아주기 바란다)
어리굴젓:(요것도 먹어봐서 알겠지만 장군님의 후예인 나의 감시하에 농수산물 시장가서 토종 고춧가루 듬뿍 뿌려 손수 제작하는 걸 내가 직접 지켜봤다)
친구들아!나도 이젠 전 회장님따라 원로원으로 입적할까 한다.
그런즉 자주 전화하지 말고..
택배로 곡차나 가끔 보내주면 고맙겠다.
신임 박 현수회장,임 종규 총무의 건투를 빌며..
이만 총 총
첫댓글 전년임원단은 수고 했고 요 .신임 임원단은 추카 합니다 ..열심히 일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