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우리와 함께 전문예술분야 봉사 활동을 펼쳐온 (사)양산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 가맹단체인 "벽재예술단" 최찬수단장이 타계했습니다.
지천명에도 미치지 않은 이른 나이로 새벽이슬 머금은 이른 아침에 짙은 녹음을 뒤로하고 국화꽃 향기와 함께 다시 올 수 없는 저 세상으로 떠났습니다.
만나는 자 헤어진다는 회자정리(會者定離)의 평범한 진리를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토록 슬프고 아쉬움을 느끼는 것은 그동안 최선생께서 우리들에게 남긴 발자취가 너무나 컸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문화의 불모지인 우리지역 양산에서 벽제 예술단을 이끌고 각종지역행사와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해 사물놀이, 고성오광대, 양산(사찰)학춤 등의 다양한 장르로 예술 공연을 통한 자원봉사활동을 누구보다 왕성하게 펼쳐 지역민들로부터 많은 칭송을 듣기도 하였지요.
학생들을 가르치는 학교 선생님이면서 국악협회 양산시지부장을 맡고 있는 당신은, 양산의 숨결이 녹아 있는 춤사위, 양산 맥을 보전하기 위해 경남무형문화재 제3호인 김덕명옹으로부터 양산(사찰)학춤을 사사받아 부인 김순임씨와 양산의 전통춤 발굴 계승에 동분서주 하면서 그동안 얼마나 많은 열정을 쏟아 부었습니까.
지금도 눈에 선한 최선생의 그 맑고 투명한 심성은 빛이 되고 향기가 되어 언제까지나 3만여 자원봉사자들과 양산시민의 가슴에 오래토록 간직해 있을 것입니다.
언제나 해맑은 모습으로 제자들에게 예술을 통한 삶의 가치와 희망을 전하고 싶어 했던 마음, 예술을 매개체로 사회활동을 함께 했던 모든 이들에게 진정한 친구이며 든든한 동지였던 사람. 이제껏 당신이 품었을 환희와 상처, 고뇌와 희열의 순간을 어찌 우리가 모두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마는, 학생들로부터 존경받는 스승으로서 진정 우리지역과 예술을 사랑하는 예술가로서, 가슴에 품었던 당신의 열정과 진정한 마음만은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그동안 함께 봉사활동을 해오면서 나누고 싶었던 많은 이야기들은 아직 시작도 못하였건만,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이 무심하게도 너무나 짧은 것이 새삼 원망스럽고 또 마음이 아픕니다. 이 아픈 이별 앞에서 무슨 말로 당신을 위로할 수 있으며, 또한 남겨진 우리를 위로할 수 있을지 알지 못합니다. 다만, 우리의 가눌 길 없는 슬픔이 가시는 걸음에 짐이 되어선 안 되겠기에, 지금은 잠시 접어두고자 합니다.
그동안 못다 하셨던 서운하고 아쉬운 일들은 모두 잊으시고, 좋았던 기억과 따뜻한 온기와 아름다운 마음만을 간직하십시오. 이제 비록 최선생께서는 떠났지만 앞으로도 우리 곁에 영원히 살아있을 것입니다.
부디 편안히 잠드소서.
(사)양산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 회장 이 용 식
첫댓글 행사때면 언제나 먼저 와서 참여해주시고, 출연요청하면 언제나 마다하지 않고 화답해주었던, 정말 우리지역의 좋은 문화 봉사자였는데......
호랑인 죽어 가죽을 남기지만 인간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지요. 선생님의 공적은 영원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