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군 서석면 고양산에서 발견된 무궁화)
고양산 어르신 무궁화
석 도 익
높은 하늘의 뜻에 거스르지 아니하고 원망은 할지언정 순리에 따르며 지고지순한 땅에 고귀한 생명을 묻고 해와 달을 우러러 의지하며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며 더불어 반만년 이어온 우리는 순백의 민족이다.
명분을 중하게 여기고 사리를 가려 행동하며 성품은 온화하며 정이 많으니 눈물도 많은 민족이다. 예와 효로 행하고 충과 애로 결속되며 신의로 이어가니 일찍이 세계에서도 군자의 나라라 칭송하는 대목에 무궁화가 있었다.
단아하고 섬세하며 꾸밈없이 정갈스런 아름다움에 일편단심이라는 꽃말을 가진 무궁화는 무궁화목 무궁화 과의 낙엽관목으로 나무 전체에 털이거의 없고 가지가 많이 벋어 있으며 회색의 나무껍질은 단단한 섬유질로 되어있어 잘 부러지지 않으며 생명력이 강하여 꺾꽂이를 하여도 잘살며 씨앗을 많이 생산하여 번식력이 높다.
무궁화 꽃은 지나치게 화려하지 아니하여 뽐내지도 않고 꾸민 듯 조잡하지 아니하여 자만하지도 않다. 가시나 독이 없어 남을 해하지 아니하며 넉넉함으로 평화스럽고 질긴 생명력으로 인내하며 강한 번식력으로 생존해온 무궁화! 피고 또 피어 삼천리를 화려강산으로 만든 무궁화다. 하루아침에 나라꽃이 된 것이 아니라 단군시대부터 반만년의 세월 속에 민족의 가슴에 씨앗이 떨어져 심어지고 싹이 자라나 꽃이 피고 또 피어나 누가 뭐라고 한 것이 아닌데 자연스럽게 나라꽃이 되어 진 무궁화다.
홍천은 무궁화의 고장이다. 홍천이 무궁화의 고장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는 긴 역사의 숨결이 뿌리내리고 있다.
“내가 죽거든 과일나무아래에 묻어 거름이 되게 하라“ 고 유언을 남기신 한서 남궁억 선생님은 나라꽃인 무궁화 보급에 앞장선 교육자이자 언론인이며 종교 지도자이시며 애국지사이신 선생님이 몸 바친 씨앗이 홍천을 무궁화의 고장으로 만들어 놓았다.
무궁화의 고장답게 무궁화로서는 어르신이 되는 큰 나무가 홍천군 서석면에 생존하고 있다.
홍천읍에서 56번 국도로 솔치 터널을 빠져나가면 서석면이다. 용두안다리 밑으로 흐르는 시냇물에 산자락을 적시며 좌측으로 높이 솟아있는 산이 무궁화가 살고 있는 고양산이다. 해발 675m의 고양산 8부 능선 부근에는 높이 약 8m 너비 6m 직경 30cm이상의 무궁화나무 한그루가 서식하고 있다.
이 나무는 밑동부터 두 줄기로 서로 뒤엉켜 뻗어 오른 뒤 허리춤부터는 6줄기로 나뉘어져 `무궁화나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꽃망울이 수줍은 듯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초대형 나무 옆에는 높이 4m가량의 자식무궁화나무도 함께 자라고 있다.
무궁화는 씨앗이 멀리 날아갈 수 없음으로 이 산위까지는 날아와서 자연으로 자라났을 리는 없고 성장 속도가 여타초목보다 늦으니 생존 경쟁력이 약하여 누군가 보호하지 않으면 오래 생육하지 못한다.
이곳이 과거에 절터였다 하니 나라사랑하는 누군가가 무궁화나무를 심고 가꾸어 온 것이라 추측된다.
1910년 이후 일본은 통치수단으로 우리 민족의 얼이 담겨 있는 무궁화를 좋지 않은 나무라고 폄하하며 고의적으로 자르고 뽑아버린 것이다.
그러나 독립운동을 하던 선구자들은 민족정서를 일깨우고자 멸종되어가는 무궁화가지를 잘라 삽목을 하고 다시 씨앗을 받아 묘목을 만드는 등 무궁화 보급운동에 앞장섰으나. 이미 무궁화원종 목은 없어지고 그 가지를 가지고 삽목 하여 번식되었음으로 나무는 가지의 습성대로 가지만 무성하고 자라나며 오래 성장하지 못하는 것들이다. 또한 무궁화나무를 전지하여 화초로 전락시키고 말았다.
원래의 무궁화나무는 커다란 고목으로 백년 이상 수명을 가지는 나무라고 한다. 아마도 고양산에 무궁화는 일본의 만행에서 살아남은 원종이 아닌가하는 추측도 하게한다.
나무의 영급(연령)에 대해 주민들은 1950년대 당시 사찰을 건립할 때 심어진 것으로 추정해 최소 50년 이상 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관련 전문가들은 규모 등을 종합하면 100년 이상 됐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서 남궁억 선생이 무궁화 보급운동을 하며 민족정신을 일깨웠던 홍천은 무궁화의 고장이며 무궁화 메카도시로 선정된 홍천군에서 충절의 지역 서석면 고양산에 자리하고 있어 예사롭지 않다.
첫댓글 저의 고향에 명물이고 문화재입니다. 좋은 글 잘읽고 감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