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 대학로 소극장에서 김덕수 사물놀이패의 공연을 처음 접했습니다. 그 때 왠지 편안해지면서 흥이 나면서 오장육부가 움찔움찔 반응하며 동화되어가는 설명하기 힘든 느낌을 처음 받았습니다. 이후 풍물놀이나 농악을 접할 때마다 느껴지는 이 느낌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번번히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서양음악이나 대중음악에서도 나름대로 고취가 되고 느낌이 있지만 그와 달리 농악은 사람들을 낮아지게 하고 누그러뜨려 어우러지게 한다는 느낌으로 정리가 되어지더군요. 서양악기가 주는 느낌이 자아적인 고취라면 농악에서 받는 느낌은 좀더 자아를 내려놓은 대아적이고 대동적인 느낌으로 정리가 됩니다.
七歲 丁丑(7세 정축)에 聞農樂(문농악)하시고 曰
大哉(왈 대재)라 宮商角徵羽之音也(궁상각징우지음야)여,
神人之和(신인지화)와 天下之化(천하지화)가 在斯道(재사도)니라.
일곱 살 되시던 정축(丁丑)년에 풍물을 들으시고 말씀하시되,
"크도다. 궁상각치우의 음률이여! 신인지화(神人之和)와 천하지화(天下之化)가 이 길에 있도다." (이중성의 천지개벽경 P22) (신축편 6장)
대동세계를 열어가는 그 마음의 단서를 느껴보게 됩니다.
첫댓글 우리민족의 음악인것 같습니다
큰애가 고등학생때 취미로 드럼을 쳤는데, 동네 청소년문화센터에서 동아리연주회를 열었기에 딸내미 드럼 연주를 보러간 적이 있습니다. 근데 드럼 연주는 그냥 신나고 흥겹다는 느낌이었는데, 걔네 학교 풍물반이 열댓명 규모로 사물놀이 연주를 하는데 심장이 쿵쿵 울리더군요. 2부로 나뉘어 한번더 연주를 했는데, 드럼 연주와 사물놀이에서 받는 느낌이 1부 때와 똑같았습니다. 사물의 북소리가 실내공기를 뒤흔들며 심장박동에 직접 작용하는 원초적인 소리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원시 의식에서 북이 정말 중요했겠다, 사물놀이 연주가 세계 어딜 가도 감동주겠다, 싶었습니다.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