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교수 자현스님 /bbs]
염라대왕 - 인도 문화이고, 불교보다 훨씬 이전 문화. 제사문화와 잘 어울려서 더 유명해짐
('기독교의 동아시아 진출을 막은 게 제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제사를 중요시)
인도문화에서 염라대왕은 '아담과 이브'같은 존재 - 최초의 인간 '야마' → 염마 → 염라
모든 문화권의 시조는 남녀로 나온다 (예: 중국의 복희와 여와) - 야마(Yama)와 쌍둥이 여동생 야미(Yami)
야마는 원래 천국(야마천)에 있었다 - 제일 먼저 죽었는데('최초로 죽은 자') 굳이 지옥으로 갈 이유 없어
인도 사람들 생각에 '사후 심판관'이 있어야 할 거 같은데, 누가 할 것인가? 최초의 인간이 해야지..
어떤 신이 심판한다는 것은 유치한 생각 - 그래서 인도 사람들 생각은
'아주 강력한 신이나 부처님같은 분은 심판자가 될 수 없다'
(법관이 낮은 위치는 아니지만 최고 위치에 있는 자가 법관을 하기는 좀 그래)
그런데 야마는 인간 중의 갑(甲)이니까, 심판관 해도 되겠네..
야마가 심판관으로 내려가는 시기는 기원전후 (그 이전엔 천상계에 있는 것으로 되고)
심판은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사후세계의 기준이 우리 세계의 기준과 같으냐 하는 문제도 있어
(우리 세계의 심판기준=실정법도 변하고 있다. 예: 동성동본 혼인금지 폐지 등)
그래서 어떤 기준으로 사람을 심판한다는 것은 유치한 개념
불교에서는 그렇게 심판한다고 하지 않고, 자기 행위(業)에 의해서 간다는 개념
착한 행위 한 사람들은 선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천상세계가 되는 것이고
나쁜 행위 한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끼리 모여서 지옥을 이루는 것이다.
중국: 불교문화 들어오기 전에는 어떠했나?
사후 심판자로서 뚜렷하지는 않았지만, 산둥반도 태산이 중국인들에겐 사후세계였고
그 태산을 관리는 '태산부군'이 심판관이라는 설이 있다 - 십대왕(시왕) 중에 하나로 들어옴: 태산대왕
염라대왕 하나로부터 시작해서 늘어나서 시왕으로 됨 (혼자서 하기엔 역할이 많으니까..)
시왕: 요즘 삼심제도처럼 일종의 십심제도 (열 번 심의해서 억울함을 최대한 걸러내겠다)
본인이 지은 대로 받는 거라면 굳이 심판관이 필요할까?
그렇게 되면 제일 좋지만, 그렇게만 하면 동기부여가 약하다
자식교육도 '네 품성은 착하니까 착하게 살아야 해' 라고만 가르치면 교육효과가 좀 떨어져
'네가 착하게 살아야 사후세계도 좋게 될 거야' 라고 가르치면 동기부여가 좀 더 강력해짐
그래서 동기부여 측면으로도 이런 염라대왕이 필요했고.. 그래서 옛 큰스님들은
이런 염라대왕이나 사후심판이 방편이지만, 사람들을 선으로 이끌어가고 교화할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이 꼭 진실은 아닐 수 있지만 그래도 효용성은 존재한다'고 하셨다.
플라시보 효과처럼,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중유(中有)기간: 다음 생에 무엇으로 태어날까 아직 결정되지 않은 기간
예를 들어 꿈 속으로 들어갈 때, 완전히 깊은 잠으로 들어가면 꿈이 안 바뀌지만
꿈으로 막 들어갈 때 옆에서 TV소리가 들리거나 하면 그 영향으로 꿈 내용이 바뀐다.
(예: 꿈만 꾸면 귀신 꿈을 꾼다는 주부 - 알고 봤더니 '왕꽃 선녀님'이라는 무속적 연속극 소리 때문)
(미국에서의 실험: 사람이 잠들려고 하고 있을 때, 얼굴에 물방울을 떨궈주면 물꿈을 많이 꾼다)
마찬가지로 '사후 49일'은 그렇게 '완전히 꿈 속으로 들어가기 전'처럼 '유연성이 있는 기간'
그 기간에 후손들이 추선공양을 해 주면 좀 유연성이 생기는 것
- 법정에서도 형량이 딱 결정되면 힘들지만, 그 이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처럼
※ 추선공양 (追善供養) - 죽은 사람의 넋의 괴로움을 덜고 명복을 축원하려고 선근 복덕(善根福德)을 닦아 그 공덕을 회향함. 백제와 신라에서 등불을 밝혀 망자의 추선공양을 기원하는 행위가 행해졌다 하고, 음력 7월 15일 합동으로 선망 조상들을 추선공양하는 우란분재 등이 있다.
7일씩 7번 심판 받고(인도의 칠칠문화) + 중국의 100일과 소상(1년), 대상(만 2년) 문화와 연계되어 3번 추가로 10번
중국 문화: 돌아가신 조상이 좋은 데 가 있으면 살아있는 후손들에게도 좋다는 생각 - '뼈를 통해서 서로 통한다'
(예: 부모가 '내가 꿈자리 안 좋으니까 조심해라' 전화하실 때. 외할머니처럼 먼 데 계신 분이 태몽을 대신 꿔 주기도 하고)
→ 가족간에 기운이 통하고 있다는 의미
그런 차원에서 돌아가신 분이 안 좋은 데 가 있으면, 그 후손이 나쁜 영향을 받는다는 것
그래서 좋은 곳으로 추선공양(追善供養)해서 올릴 수 있으면 올린다 - '천도'
돌아가신 분에게 잘 해드린다는 의미도 있지만, 그걸 통해서 내가 잘 된다는 의미도 있어
- 동아시아에선 '내가 잘 된다는 의미'가 더 크다 (지장경: 천도공덕의 1/7은 영가에게, 6/7은 산 사람들에게 간다)
49재와 천도재는?
비유하면 49재는 미결수를, 천도재는 기결수를 특별석방하는 것 (삼일절특사, 광복절특사처럼 - 아미타불특사)
아미타부처님과 지장보살이 특사를 결정해서 '이 사람은 충분히 좋은 곳으로 빼줄 수 있겠다'
그래도 49재가 더 중요 - 49재는 유연성이 많지만 특사는 훨씬 힘들어
(결정이 나기 전에 손을 써야지, 결정이 다 난 다음에는 힘들어)
※지장보살님 - 비유하면 마치 검사, 판사도 이길 만한 실력을 가진 아주 유능한 변호사 같은 분.
생전예수재 - 앞으로 잘못될 수 있는 것을 미리 탕감하는 것 (문제가 생길까봐 미리 보험드는 것처럼)
49재 - 이미 문제가 생겼을 때 하는 것
시왕 중에 왜 염라대왕만 크게 부각?
십대왕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중국 5대10국 시대(당에서 송으로 바뀔 때)에
태산부군 같은 중국 문화를 흡수하면서 10명의 시왕으로 늘어난 것
원래 염라대왕 하나에서 시작해서 10명으로 늘어나니까 당연히 염라대왕의 비중이 큼
시왕은 왕이니까 대개 문관복장을 하고 손에 홀을 잡고 있는 모양인데
마지막 10번째 오도전륜대왕은 무관복장 - 최종 결정
염라대왕 - 머리에 면류관을 쓴다 (구슬이 늘어진 면류관: 12줄 황제, 9줄 제후, 5줄도 있음)
명부전이나 지장전에 들어갔을 때 예경은 어떻게 하면 될까?
시왕을 간지(육십갑자)로 나누어, 어떤 띠를 가진 사람은 어떤 시왕에 주로 배속된다고 해서
그 시왕 앞에 복전을 놓는 경우도 있지만, 그러나 우리 불자는 그냥 지장보살님한테 하면
지장보살님이 다 알아서 시왕을 시킨다.
공주 마곡사 시왕도
전등사 명부전 시왕도
※염라대왕: 저승 시왕 중 우두머리 신이다. 검은 비단 용포를 입고 검은 면류관을 쓰고 죽은 사람을 불러서
죄와 업을 묻고 업경대의 거울로 모두 비쳐보고 심판한다. 성질이 급하고 사납지만 도량이 넓고 인자한 면도 있다.
▒ 야마천의 산스크리트 명은 야마(Yama)
이 말을 음역하여 야마(夜摩), 염마(閻魔), 염라(閻羅) 등으로 번역한다.
야마는 인도신화에서 인간 제1호, 따라서 죽음도 제1호로 기록된 자이다.
인간 세상에서 처음으로 죽은 뒤 야마는 사람의 자취가 전혀 닿지 않은 길을 거슬러 천계에 도달했고,
그곳에서 왕으로 군림하게 되었다. 그 후로 이 천국에 줄지어 죽은 자가 도착했으며 급기야 천국은 만원이 되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천국에 온 자 중에는 천국과 어울리지 않는 악인도 있었다.
그래서 야마는 그들을 가려내 지옥으로 추방했다.
따라서 야마 자신은 천국의 지배자인 동시에 지옥의 지배자이기도 했고, 재판관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인도신화가 히말라야를 넘어 중국, 한국, 일본 등으로 건너오면서
재판관과 지옥의 지배자인 면만 받아들여 '염라'로 됐던 것이다.
(☞ http://cafe.daum.net/santam/IQZL/235)
첫댓글 감사합니다.()()()
옴 산띠.. 늘 평안하소서 _()()()_